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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 때리는 인문학 - 축구로 읽는 40가지 삶의 지혜
명왕성 지음 / 글의온도 / 2026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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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105m, 너비 68m
가로와 세로의 선이 이어진 직사각형.
우리는 축구장의 몇 개 크기라는 표현으로 특정 장소의 면적을 이야기합니다. 이처럼 축구장의 가로와 세로의 각이 맞물려진 하나의 면이 차지하는 의미는 단순히 면적의 크기가 아니라 축구라는 하나의 스포츠가 가지는 의미들이 인문학과 연결되어진다는 것이 새로운 이음의 책이었습니다.
인문학이 가진 어제의 시간과 오늘의 시간, 그리고 내일의 시간에 대한 다양한 관점들이 축구장이라는 장소, 선수, 감독, 심판, 축구의 규칙, 그리고 군중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다룸으로 여타 스포츠와는 다른 깊이와 넓이로 독자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인문학이라는 정적인 학문의 시간이 축구라는 동적인 공간과 융합되어지는 작가의 설명은 축구와 인문학이 함께 하는 하나의 시즌을 경기해 나가는 것 같습니다.
존재, 기억, 품격, 상징, 미래는 축구공의 오각형의 꼭지점과 같이 따로이지만 또한 연결된 선의 그것처럼 서로 이어져 있습니다.
이 책의 놀라운 장점은 바로, 선수의 기술, 감독의 전술, 관객의 함성이 아우성이 밀려오는 거대한 축구장의 한가운데 한 사람의 인생이 달려가는 시간을 보면서, 인생을 깊이 생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40가지의 삶의 지혜가 챕터마다 잘 정리되고, 축구를 이루는 하나의 요소들과 맞물려 우리에게 오고 있습니다. 어쩌면 독자는 이러한 40가지의 패스를 머리로, 가슴으로, 발로 트래핑하는 것입니다.
마르세유 턴이 중국 장자의 사유와 연결하여 무위자연으로 설명하고, 무위자연의 정점을 보여주는 선수로 리오넬 메시의 드리블 기술이 가진 흐름으로 나아가고 있어서, 읽으면서도 자연스럽게 이해가 됩니다.
또 하나의 예로, 데리다의 해체 가 경기가 끝난 이후의 끝나지 않는 축구로 이어지는데,
“해체의 시선으로 보면 축구는 오히려 종료된 뒤에야 진짜 이야기가 시작되는 실천이다”
라고 적용하게 된다.
요한 하위징아의 인간은 놀이하는 존재으로써의 축구에서 시작하여 울리히 벡이 말하는 위험사회인 축구에 도착하기까지 인간의 시간과 공간으로써 축구의 공은 연결되어지고 있습니다.
선수과 감독, 심판, 관중이 하나가 되는 축구의 이야기는 거대한 인류사의 또다른 세계이며, 역사가 되는 것이구나 그렇게 읽어볼 수 있습니다.
하나의 스포츠가 가진 이러한 가치와 의미들의 적용은 오늘의 축구장에서 그리고 내일의 축구장에서 진화하고, 도태되어지는 것으로 그라운드 너머의 세계로 들어가는 문, 인문(人門)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게 남아 있는 해외 스포츠 기사에 실린 한 장의 사진이 있습니다. 오롯히 자신의 시간을 달린 후 은퇴하는 마지막 경기, 숨가쁘게 달렸던 경기를 마친 후 밀물처럼 밀려왔던 모든 사람의 시간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경기장. 자신의 시간이 쓰러지고, 넘어지며, 부딪혔던 그라운드의 잔디에 자신의 축구화를 벗어 놓고 맨발로 앉아 있는 장면이 인상깊게 남아 있습니다.
선수로써의 시간이 마침표를 찍었다고 해서 한 사람의 인생이 끝이 아니지만, 그라운드에 앉아 자신이 뛰어왔던 시간을 고요히 마무리하는 그 정적의 사진은 우리에게 인생의 한 장면들마다 마침표가 아닌 쉼표나 감정의 줄임표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축구와 인문이 서로 엮이는 이야기.
이제 당신에게 둘레 70cm의 공을 연결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