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반짝 윤여사
최은정 지음 / 자상한시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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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에 걸린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시간.

잃어버린 사람들.
살아온 시간들에 함께 하던 사람들을
잃어버려습니다.

잊혀진 물건들.
살아온 공간들에 놓여 있던 물건들이
잊혀졌습니다.

"잊어버린다고 잃어버리는 건 아니란다."

밝은 며느리와 맑은 시어머니의 시간이
기억되어 있습니다.

잃어버린 사람들이 있습니다.
잊혀져간 사람들이 있습니다.
떠나버린 사람들이 있습니다.
남기고픈 사람들이 있습니다.

네컷의 그림에서 써내려간 문장에서
단짠 단짠.
달기도 하고 짜기도 합니다.
인생의 쓴맛도 신맛도 있다지만
오늘은 단짠단짠입니다.

찐하면서 짠한 그림책.

반짝반짝 맑고 밝게 빛나는 것은
밤하늘의 별들이 아니었습니다.

맑은 윤여사님의 분철된 기억과 생이 빛나고 있습니다.
밝은 며느리의  합본된 기억과 생이 또 빛나고 있습니다.

사람 사는 것은 다르지 않습니다.
어쩌면 독자들이 가지고 있는
잊지 않고자 했던 시간의 조각, 잃어버리지 않으려 했던 사물의 조각들이 그림책 안의 조각들에 맞춰볼 수 있습니다.
  '그래. 우리의 조각들도 이들처럼 반짝이고 있어......'

반짝반짝 윤여사를 읽은 나는  이렇게 리뷰를 마치려 합니다. 

당신이 잊혀지지 않으려고,
당신을 잃어버리지 않으려고,
당신을 떠나 보내지 않으려고, 
당신과 나를 그려 놓았습니다.
당신과 나를 활자에 새겨놓습니다.
당신은 나의 모음이며,
나는 당신의 자음입니다.
 
🙏"이어받은 기도의 마지막은 오늘도 변함없다.
다만, 제가 견딜 수 있게, 버틸 수 있게
후에 어머님이 제 곁을 떠나실 때
후회라는 단어의 그림자에 숨어 울지 않게 하소서."p.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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