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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도 서점 이야기 ㅣ 오후도 서점 이야기
무라야마 사키 지음, 류순미 옮김 / 클 / 2018년 11월
평점 :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처럼
가방끈만 길어서 슬픈 인생이 있다.
책을 좋아하는 잇세이.
긴가도 서점이든, 오후도 서점이든
서점인 잇세이의 삶의 모양새는 크게 달라보이지는 않는다.
멀리서 보면 작은 것이 보이지 않아 그 소중함을 모르고,
내 눈앞에 있는 것에 집중하다보면 '거기서 거기라'는 일반적인 진리를 깨닫지 못할 때가 있다.
한국에가든, 미국에 있든. 거기서 거기일텐데
가끔씩 슬픈 생각이 밀려올때가 있다.
짧은 모가지가 되고 싶어하는 긴 모가지의 바램이 헛된 것임을 깨달았다면,
지금의 나를 부정하며 삶의 갉아먹는 쓸모없는 마음앓이 따위는 던져버리고
친절하고 다정한 친구들에게 전화해서 수다 한판 떠는 일이야말로,
내 삶의 희망 한 조각 맹그는 일인것 같다 ㅋ.
'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 함석헌 -
만리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맡기며
맘 놓고 갈 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너뿐이야' 하고 믿어주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가라앉을 때
구명 배를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 할
그런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한때
'너 하나 있으니' 하며
빙그레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의 찬송보다도
'아니오.' 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한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