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 100문 100답 - 대한민국 주식 개미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이무학 외 지음 / 한국경제신문i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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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보통 이제 막 주식을 시작하려는 초보들이 주식 추천 서적들을 인터넷으로 검색했을 경우 저평가된 주식을 고르는 법이나 분석 방법에 관한 책을 접하기 쉽다. 예를 들어, 주식에 아무리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한 번 쯤 들어봤을 법한 워렌 버핏이나 핀터 린치같은 대가들의 저서 같은 것들 말이다. 하지만 이런 책들은 어느 정도는 주식에 대해 아는 사람들, 혹은 주식에 대한 이론부터 먼저 습득하겠다는 사람들에게 더 적합하다. 주로 투자 철학이나 원칙, 주식 시장에 대한 거시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초보들이 이런 책을 가장 먼저 읽었다간 주식은 너무 어려워서 접근도 못하겠다며 아예 학(?)을 뗄 수도 있다.

물론 어떤 투자든 제대로 된 공부없이 어설프게 시작했다가 패가망신할 수도 있기 때문에 공부는 필수긴 하지만 그래도 시작 전부터 너무 이론적인 면에 치중해 공부만 주구장창 하다간 아예 주식 투자를 시작도 하기 전에 지레 겁먹고 포기할 수도 있다. 그래서 어느 정도 준비가 됐다면 소액으로라도 먼저 시작해보는 과감함이 필요하기도 하다.

부동산의 경우는 워낙 투자금액이 크기 때문에 공부하는 마음으로 쉽게 뛰어들 수 있는 투자처가 아니다. 하지만 주식은 비교적 적은 금액으로 시작해볼 수 있기 때문에 단 돈 몇 만원이라도 일단 주식을 사보는게 더 많은 공부가 될 수도 있다.

어떤 투자든 이론을 백 날 공부하는 것보다 소액이라도 내 돈이 들어가는 순간부터 엄청난 집중력 + 관심이 생기게되기 때문이다.

일단 주식 투자를 시작해보기 위해선 주식 계좌 개설은 어디서 어떻게 하고, 주식을 어떻게 살 수 있는지,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시간은 언제부터 언제인지 등 실질적으로 알아야하는 것들이 많다. 그래서 주식 투자 100문 100답은 이제 막 주식 투자를 시작해보려는 초보 투자자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 모르고선 아예 투자를 시작할 수 없는 그런 정보들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

책은 총 10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 번째 파트에서는 주식 거래 방법과 주식 개장시장, 주식 주문의 종류 등 주식 투자 전 반드시 알아야 하는 기본적인 내용으로 시작한다. 이 파트에서는 주식 거래시 발생되는 세금에 대해서도 나와 있는데 주식으로 얻는 수익이 없더라도 무조건 내야하는 증권거래세 같은 것들은 미리 알아둬야 잦은 매매로 발생하는 세금을 줄일 수 있다.

그리고 두 번째, 세 번째 파트에서는 주식에 관한 신문기사라도 이해하기 위해선 필수적으로 알아야하는 종합주가지수나 블루칩, 옐로우 칩, 스몰캡, 선물, 옵션과 같은 주식 시장에서 자주 등장하는 단어들을 설명해준다. 평소 일상생활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단어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별도로 공부해야만 관련 내용들을 이해할 수 있다.

네 번째 파트에서는 본격적으로 투자를 하기 위해 어떤 방법으로 주식을 골라야 하는지 가장 기본적인 주식매매 기법에 대해 설명하는데, 이 파트에서는 주식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ROE나 PER 와 양봉, 음봉 과 같은 단어가 등장한다.

주식 그래프에서 볼 수 있는 빨간 막대와 파란 막대가 대체 어떤 의미인지 그래프를 읽는 방법부터 알려주기 때문에 앞으로 제대로 주식 투자를 해보겠다 하는 독자라면 이 챕터를 가장 눈여겨 봐야할 것이다.

다섯 번째 파트에서는 '주식 시장은 심리전' 이라는 말 답게 어떻게하면 주변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만의 투자 원칙을 지킬 수 있는지 심리를 다스리는 방법에 대해 설명한다. 누구나 바닥에서 사서 꼭지에 팔길 원하지만 그게 왜 어려운지 그 이유와 군중심리에 휩쓸려 산 주식이 어떤 결과를 맞이할지 등 주식시장 투자자들의 심리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여섯 번째 파트에서는 주식 투자를 시작해서 소액이라도 돈을 벌기 시작했다면 자금을 어떻게 관리해야할지 그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투자로 발생한 이익은 아예 인출해서 다른 예금 통장에 입금하고 최초 원금으로만 다시 투자하는 방법을 권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일곱 번째 파트에서는 투자 기간 별 투자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 저자는 단기, 중기, 장기로 구분해 투자 방법을 달리할 것을 권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우량주를 사서 팔지 않고 장기간 보유하는 장기 투자가 좋다고 알고는 있지만 개인투자자들이 몇 십년간 한 주식을 팔지 않고 보유한다는건 현실적으로 힘든 일이기 때문에 비자발적(?) 장기 투자자가 되지 않으려면 단기와 중기 투자에 대해서도 미리 알아두어야 한다.

여덟 번째 파트에서는 주식 투자를 하는 개인들이 궁금해할만한 내용들이 많은데 외국인이나 기관이 아닌 개미들도 주식 시장에서 진짜로 수익을 낼 수 있는지, 주식 투자 후 온 종일 주식에만 신경이 쏠려 본업에 소홀하게 될 때는 어떻게 해야할지, 전업투자자로 전환하는 것은 어떨지 등등 주식 투자를 하다가 생기는 궁금증이지만 마땅히 물어볼 데 없는 질문들에 대한 답변을 들을 수 있다.

아홉 번째 파트에서는 주식의 다양한 투자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흔히 시세 차익을 염두하는 주식 투자와 달리 안정적인 배당을 받을 목적으로 하는 배당 투자나 현재는 실적이 저조하더라도 미래 기업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되는 바이오, 전기차 등 실험적인 기업에 투자하는 성장주 투자, 현재 주가 대비 꾸준한 실적을 내고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가치주 투자 등에 대해 설명한다.

마지막 열 번째 파트에서는 진정한 주식 고수로 거듭나기 위한 마인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버는 것보다 지키는게 먼저라던가 무릎에 사서 어깨에 팔아라와 같은 어찌 생각해보면 너무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그래도 초심자의 행운을 지나 고수의 길로 가기 위해 잊지 말고 명심, 또 명심해야 할 원칙들이니 마음속에 새겨둘 필요가 있다.

100문 100답이라는 책의 제목대로 질문과 답으로 구성되어 있긴 하지만 한 사람이 주식에 입문하는 단계부터 초보자, 중급자 수준에 이르기까지 알아야할 내용의 수준과 단계가 물 흐르듯이 순차적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꼭 질문이 무엇이냐에 신경 쓸 필요없이 첫 장부터 차례로 읽으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이미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른 중급자 이상 보다는 주식 투자 입문자가 읽으면 더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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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덤워크 투자수업 - 전문가 부럽지 않은 투자 감각을 길러주는 위대한 투자서
버턴 말킬 지음, 박세연 옮김 / 골든어페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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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십년, 혹은 몇 백년에 걸쳐서 꾸준히 출간되는, 흔히 ‘고전’이라고 부르는 책들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그 가치를 인정받으며 시대를 불문하고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는다.

문학 장르에서는 고전이라고 부를 수 있는 책들이 많이 있는데, 문학이 아닌 투자서라는 분야를 놓고보면 바로 이 책이 고전에 해당하지 않을까 싶다.

분초를 다투는 주식시장을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초판이 출간된 이후 45년이 지난 오늘 날에도 여전히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놓지않고 있으니 고전이라 불러도 무방할 것이다.

책은 500페이지가 넘는 꽤 많은 분량이며, 총 4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에서는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랜덤워크와 투자의 개념, 투자와 관련된 이론들, 그리고 1960년대부터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의 광기어린 투기 열풍과 거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랜덤워크란 과거를 통해 미래의 움직임을 예측할 수 없다는 개념을 뜻한다.

주식시장의 관점에서 설명하자면, 랜덤워크란 주식 가격의 단기적 변화를 예측할 수 없다는 말이다.

p31

2부에서는 전문 투자 분석가들과 자문가들이 사용하는 각종 이론들과 그것이 왜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2부에서 설명하는 주식 분석 방법인 기술적 분석과 기본적 분석은 주식에 대해 공부해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분석법인데 저자는 이런 이론들의 기본 원칙 자체가 논리적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여러가지 결함을 지니고 있으며, 그 결함으로 인해 분석이 맞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3부에서는 고전적인 주식시장의 가치 평가 방법에서 벗어나 새롭게 탄생한 투자기술인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과 행동 재무학에 대해 설명한다.

행동재무학은 인간은 합리적 존재라는 가정에서 벗어나 인간은 때때로 비합리적이고, 비이성적인 선택을 한다는 점을 전제로 하는데, 심리학을 기반으로 다양한 실험을 통해 증명하고 있어 흥미로웠다.

마지막 4부에서는 실전 투자 가이드를 제공하고 있는데, 아마 주식에 대한 전문가이든 입문자이든 가장 궁금해하는 챕터가 바로 마지막 4부일 것이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나도 4부부터 읽었다.ㅎㅎ)

실전 투자 가이드에서는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투자 매뉴얼과 생애주기별 투자 지침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 그 전에 먼저 세후 투자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준비 운동 10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1. 필요한 자원을 끌어모으자.

- 자산을 키우기 위해서는 다른 무엇보다 저축이 필요하다. 정기적인 저축 프로그램을 시작하는 것이 모든 투자의 선결조건이다.

2. 빈털터리 되지 말자.

- 불행은 한꺼번에 닥친다.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충분한 보험과 유동 현금 확보는 필수다.

현금은 3개월치 급여 정도면 충분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더 많이 확보해놓는 것이 좋다. 실비 보험과 같은 보장 전문 상품에 가입하고 종신보험이나 변액연금 보험은 피하는 것이 좋다.

3. 인플레이션을 따라잡는 경쟁력있는 현금성 자산에 대해 알아두자.

-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고 있지만 비교적 수익률이 높은 MMF, 정기예금, 인터넷 은행, 단기채권 등에 대해서 알아두면 현금을 보통예금 통장에 쌓아두고 있는 것보다 훨씬 낫다.

4. 세금 피하는 방법을 배우자.

- 세금 공제 혜택이 있는 개인형 퇴직연금(IRP), 직장 퇴직연금 등을 통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알아두자.

5. 투자 목적을 이해하자.

- 투자하기 전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손실이 어느 정도인지, 자신의 소득 수준에 적합한 투자는 어떤 것인지부터 먼저 결정해야한다.

자산을 빨리 늘릴 욕심에 자신이 감당하기 어려운 위험도가 높은 상품에 투자했다가는 매일 밤잠을 설치다 꼭두새벽부터 이불킥하며 일어나는 미라클 모닝(?)을 경험하게 될 수도 있다.

6. 임대료는 투자 근육을 키워주지 못하니 내 집부터 마련하자.

- 부동산은 다른 자산과 상관관계가 높지 않아 분산 투자의 장점이 있으며, 주식 수익률과 맞먹는 높은 수익을 기록하기도 했다.

1주택일 경우는 조건에 따라 비과세 혜택도 받을 수 있고, 좋은 위치의 집이라면 인플레이션을 방어하는 가치를 지니기 때문에 내 집 한 채는 무조건 마련하자.

7. 채권 세상을 둘러보자.

- 채권은 주식과 상관관계가 낮거나 마이너스이기 때문에 분산투자 효과가 있다. 다만 책에서는 미국에만 적용되는 채권 투자방법 위주로 설명되어 있으니 국내 상황에 맞는 채권 투자법에 대해서는 따로 공부가 필요하다.

8. 금과 수집품을 비롯한 다양한 투자 대상에는 신중하게 접근하자.

- 금은 증권 자산 수익률과 상관관계가 낮기 때문에 전체 포트폴리오의 5% 정도 보유하는 것은 상관없다. 하지만 요즘과 같이 금 가격이 높을 때는 신중하게 접근해야한다. 상품 선물계약이나 헤지펀드, 사모펀드, 벤처캐피털 펀드는 멀리하자. 초고수의 영역이다.

9. 수수료를 통제하자.

- 수수료가 저렴한 온라인 거래를 이용해보자. 다만 매일 사고 팔아서 수익을 올리는 투자자는 거의 없다.

한 번의 수수료로 전문 펀드매니저의 투자 조언을 얻을 수 있는 랩어카운트는 멀리하자. 중개 및 자문수수료가 모두 포함돼있어 수수료가 극단적으로 높다. 수수료는 무조건 낮은 것이 좋다.

10. 함정과 장애물을 피하자.

- 주식이 포트폴리오의 중심이지만 다양한 투자 유형의 분산투자를 해야 위험부담을 줄일 수 있다.

투자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준비운동을 마쳤다면, 본격적으로 생애주기별 투자 전략에 대해 알아볼 차례다.

생애주기별 투자전략이란 말 그대로 30대와 60대의 투자 전략은 달라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꾸준히 급여를 받고 있고, 또 앞으로 몇 십년 동안 급여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30대는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감당할 수 있지만 이미 은퇴를 했거나 은퇴를 눈 앞에 두고 있는 60대는 손실을 감당할 여력이 없을 수 밖에 없다. 자신이 아무리 위험 성향이 높다하더라도 현실적으로 그런 위험을 부담할 수 있을만한 나이가 아닌 것이다.

 

 

개인의 위험 성향과는 상관없이 투자자의 연령과 급여소득, 삶에서 져야할 책임이 포트폴리오 자산 구성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라는 사실을 설명하고자 한다.

p444

 

 

책에서 설명하고 있는 생애주기 투자 계획을 위한 일반적인 지침은 총 3가지인데 그 중 첫 번째는 '필요에 따라 자산을 선택할 것', 두 번째는 '개인의 위험 수용도를 파악할 것', 세 번째는 '꾸준한 저축으로 자금을 마련할 것'이다.

너무나 당연해 보이는 말이라 지침이라고까지 할게 있을까 싶지만 계속해서 상기시키고 유념하지 않으면 의외로 가장 기본을 잊어버리기 쉽다.

저자는 20대와 같은 젊은 투자자에게는 위험도가 높은 신흥시장을 포함한 해외주식 위주의 공격적인 포트폴리오를 권하며, 나이가 들수록 위험자산의 비중을 낮추고 채권이나 배당 성장주처럼 채권을 대체할만한 자산과 리츠의 비중을 늘려야한다고 조언한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퇴직 후에는 채권과 채권의 대체 자산의 비중을 투자자의 나이와 일치시키는 것이 좋다고들 말하는데 저자는 은퇴 후에도 주식에 40%, 리츠에 15%는 투자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한다. 이는 예상 수명의 증가로 인플레이션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주식에 투자할 때 개별 주식을 매수하는 것보다는 적립식 인덱스펀드로 투자하는 것이 낫다고 조언한다. 책에서는 연령대별로 주식, 현금, 채권, 부동산의 포트폴리오 비중과 추천 펀드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으니 자신의 연령에 맞는 포트폴리오 구성을 확인해 투자에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딱 한 마디로 정리해야 한다면 ‘개별 주식을 사고 파는 것보다 인덱스펀드를 사서 보유하는 것이 낫다.’ 이다. 저자는 눈을 가린 원숭이가 다트를 던져 선정하는 종목이 전문가가 선정하는 종목보다 낫다는 비유를 들어 유명해지기도 했는데, 이렇게 예측 불가능한 주식시장을 예측하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차라리 평균에 투자하는게 더 낫다는 것이다.

하지만 개별주식이 아닌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라고해서 주식 시장에 대해 공부할 필요가 없다는 말은 아니다. 오히려 책에 등장하는 투자 정보의 기본을 습득해 분산투자와 인덱스 펀드를 통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줄 알게 된다면 더 효과적이고 빠르게 원하는 목표에 도달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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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암기법 - 쉽게 외우고 오래 기억하는
정계원 지음 / 유노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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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기억력이 별로 좋지 않은데다가 억지로 뭔가를 외우길 싫어해 시험을 봐야하는 경우가 생기면 무작정 여러번 읽는 방법으로 공부를 하곤 했었다. 그러다보니 저절로 머리속에 들어올 때까지 아주 많이 반복해서 읽어야하기 때문에 뭔가를 외울 때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었다.

학생 때야 그나마 공부할 시간을 확보하는게 어렵지 않았지만 직장에 다니게 된 이후에는 시간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아 무작정 여러번 읽는 방법으로 공부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암기법에 관한 책들이 많이 출간돼 있어 혹시나 기억하는데 도움이 될까 싶어 이 책을 읽게 됐다.

암기법에 관한 책이라고 했지만 정확히는 여러가지 기억술 중에서 '기억의 궁전' 이라는 연상법을 활용한 방법으로 기억력과 관련된 대회에서 수상한 사람들이 대부분 이 방법을 많이 사용하고 있어 유명세를 탄 기억법이다. 기억의 궁전에 대해 설명하는 대표적인 책으로는 <1년 만에 기억력 천재가 된 남자>가 있는데 <기적의 암기법>은 그 책에 이어 두 번째로 읽게 됐다.

책의 저자는 세계 기억력 대회에 국가 대표 선수로 출전해 한국인 최초 국제 기억력 마스터를 획득했는데 몇 년 전 SBS 다큐멘터리에도 출연했다고 한다. 당시 나도 그 다큐멘터리를 본 기억이 있어 그 때 기억의 궁전이라는 기억법을 알게 됐는데 이번에는 책으로 접하게 됐다.

그렇다면 몇 년 전에 영상으로도 봤고, 책을 통해서도 이미 이 암기법에 대해 알고 있으면서 여전히 내가 기억력이 천재가 아닌 기억력 바보로 살고 있는 이유가 뭘까?

그 이유는 책의 서문에서 저자도 밝히고 있는데, 기억의 궁전은 개인의 상상력과 이미지에 의존한 기억법이다. 그러다보니 아무리 그 방법을 활자나 말로 들어도 개인별로 다르게 상상하고 있을 수 있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이 방법이 맞는 것인지 알기 어렵고, 아무리 상상을 하려고 해도 머리속이 하얗기만할 뿐 구체적으로 이미지를 떠올리기가 쉽지 않다. (평소에 내가 익숙한 장소나 사물이라고 하더라도 아무 것도 없이 머리속에 떠올리기란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저자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저자가 머리속에서 상상하고 있는 이미지를 그대로 그림으로 구현해서 설명하고 있다. 사진까진 아니더라도 저자가 떠올리는 이미지와 그 이미지 간의 연결방법을 그림으로 보여주니 한결 이해하기가 쉬웠다.

책은 총 3단계로 구성되어 있는데 1단계에서는 암기법의 원리를, 2단계에서는 일상생활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암기법을, 3단계에서는 실제로 암기가 가장 절실한 시험공부에서의 암기법을 설명하고 있다.

아마도 이 책을 읽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3단계에서 설명하고 있는 시험공부에서 도움이 될 암기 공부법이 궁금할 것이다.

시험은 과목에 따라 다르겠지만 영어 단어나 시대순 암기와 같은 비교적 짧은 정보를 암기해야하는 경우도 있고, 긴 문장이나 의미를 외워야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단어 같은 경우는 내가 알고 있는 친숙하고 쉬운 정보로 '변환'하여 저장하는 방법을 사용하면 되지만, 서술형 시험이나 정확하고 복잡한 의미를 외워야할 경우에는 '다중 변환'이 필요하다.

'다중변환'이란 변환 기억법을 응용한 것으로 '하나의 정보를 외울 때 발음, 의미, 형태 등 여러가지 변환을 동시에 적용하는 방법'이다. 이렇게 말로만 할 때는 정확히 어떤 식으로 변환된다는건지 이해하기가 어려운데 책에서 나온 예 중 한가지를 설명하자면 아래와 같다.

'교우투분'의 의미는 '벗을 사귈 때는 서로가 분에 맞는 사람을 사귀어야 한다'는 뜻으로 이 때 교우투분이라는 단어만 외울 때는 의미가 정확히 떠오르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교우투분의 의미를 먼저 이미지로 형상화하고 그 후에 교우투분 → 유튜브 로 발음을 변환한다. 이후에 의미변환에 발음변환을 더해 어깨동무한 친구가 유튜브를 함께 시청하는 장면으로 떠올린다.

 

 

이 외에도 다양한 예가 그림으로 나와 있어 저자가 어떤 식으로 변환해 암기하는지 알 수 있고, 독자들 스스로가 시험해볼 수 있도록 예제와 해답도 별도로 실어놓았다.

그 동안 다른 암기법 책에서 잘 이해되지 않았던 답답한 부분을 그림으로 표현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이다. 하지만 암기법을 이해했더라도 자신만의 변환방법을 만들어보고 이미지를 떠올리려는 연습을 꾸준히 하지 않으면 이 책만 읽는다고 해서 갑자기 기억력 천재가 되기는 힘드니 꾸준한 이미지 트레이닝이 필수라는 점은 염두해두고 읽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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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보다 쪼끔 더 법니다 - 돈이 붙는 여자의 돈 센스
시부이 마호 지음, 동소현 옮김 / 넥스트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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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책은 저자가 한 동안 어떤 일을 해도 잘 되지 않던 시기, 남편과 함께 돈에 관한 수업을 하고 일어났던 변화에 대한 이야기이다. 자전적인 이야기인 동시에 저자가 하고 싶었던 말을 대화 형식으로 전개함으로써 최대한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풀어내려고 노력했다는 것이 느껴졌다.

부제에는 '돈이 붙는 여자의 돈 센스' 라고 되어 있지만 주식, 부동산, 채권 등 투자를 잘하는 방법이라기 보다는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경영자로서의 시각을 키워 평범한 직장인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사람이 되는 방법에 대해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이야기는 주인공이 결혼과 동시에 은행에서 퇴사한 후 전업주부로 생활하다 재취업을 위해 고군분투 하지만 번번히 실패로 돌아가자 남편에게 푸념을 늘어놓으며 시작된다. 남편은 은행에서 일하면서 기업의 CEO 들을 만나고, 그 기업이 앞으로도 계속 돈을 벌어들일 수 있는지를 검토하는 일을 하는데 그가 만나 본 대부분의 CEO 들은 공통적으로 '돈 버는 센스'가 있었다. 그래서 주인공은 남편에게 돈 버는 센스에 관해 배우기로 하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남편이 말한 '돈 버는 센스' 자기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쌓아온 재능이나 스킬, 사람들, 물건, 자금, 정보, 노하우, 아이디어, 발상 등을 재화나 서비스의 형태로 바꾸어서 세상에 제공하고 그 대가로 경제적 이익을 얻는 힘말한다.

돈 버는 센스는 누구에게나 잠재되어 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잠재력을 돈 버는 센스로 전환하는 방법을 모른다. 그 방법을 배우기 위해서는 먼저 '경영자형 인재'가 되어야하고, 경영자형 인재는 4가지 시각에 따라 사태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4가지 시각 중 첫 번째는 '장기적으로 미래를 내다보는 시각' 이다. 보통은 눈 앞에 닥친 일부터 처리하는데 급급해 일의 본질과 목적을 잊기 쉬운데, 경영자형 인재는 10년 후, 20년 후 이 일이 어떤 의미를 가지게 될지, 그리고 그 때도 여전히 동일한 업무 처리방식이 도움이 될지 등등 장기적인 시각을 가지고 현재를 바라본다. 책에서는 커피 심부름이나 복사 같은 단순 업무를 예로 들고 있는데, 단순해 보이는 업무라도 어떻게 하면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두 번째는 '전체적이고 거시적인 시각' 인데,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사회 속에서 어떤 역할과 의미를 가지는지, 그리고 앞으로 하려는 일이 사회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넓은 안목으로 파악하는 것을 말한다. 작게는 회사에서 자신의 업무가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떤 가치를 주고 있는지 생각하는 것에서부터 넓게는 자신의 회사가 사회에 어떤 이익을 제공하고 어떤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지 생각하면서 일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세 번째는 '본질적이고 근본적인 시각' 이다 경영자형 인재가 지녀야할 4가지 시각이 모두 중요하긴 하지만 이 4가지 중에 가장 중요한 1가지를 고르라고 한다면 개인적으로는 '본직적이고 근본적인 시각' 이지 않나싶다. 저자 역시도 네 가지 시각 중에서도 가장 많은 페이지를 할애하며 설명하고 있다.

본질적이고 근본적인 시각이란 표면적으로 드러난 사태의 본질적이고 근본적인 이유와 원인을 파악하려는 시각으로, 권위에 복종하고 받아들이는 인간이 아니라 항상 '생각하고 질문하는 인간'이 되어야 이런 시각을 갖출 수 있다.

권위자의 의견에 무조건 동조하기만하면 책임질 필요도 없고, 생각할 필요도 없으니 편하겠지만 사고하는 능력 자체는 퇴화하게 된다. 그러다보면 결국 자신의 생각이나 신념없이 누군가에게 의존하게 되고, 그 의존 대상이 없을 때는 자신의 일이라도 제대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갈팡질팡하게 된다. 그러다보면 '생각하는 인간'에게 '착취당하고 사기 당하는 인간'에 속하게 될 수 도 있기 때문에 항상 "왜?", "정말로 이게 진실일까?"라는 의문을 가지고 질문하는 습관을 가져야한다. 그러다보면 근본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이 키워지게 되고, 문제의 본질을 발견하는 능력이 발전하게 된다.

네 번째는 '다각적이고 다면적인 시각'으로, 자신이 처한 환경이나 상황에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역지사지'의 태도를 말한다. 생각의 중심축을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옮길 수 있다면 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신선한 아이디어나 해결방법을 발견할 수도 있다. 예전에는 위에서 지시하는 일을 충실히 이행하는 직원을 성실하고 책임감 있다고 생각했지만 거기에만 얽매여 있는 사람은 난관이 닥쳤을 때 돌파하기가 어렵다. 이 때는 다각적이고 다면적 시각으로 사건을 바라보고 상식을 뛰어넘을 필요가 있다. 그리고 예전에는 지극히 상식적이고 당연했던 일들이 몇 십년이 지난 후에는 당연하지 않고 비상식적인 일들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세상의 변화에 맞춰 다각적으로 시각을 바꿀 수 있는 인재의 필요성이 점점 더 커진다고 볼 수 있다.

앞서 말했듯이 이 책은 단순히 투자를 잘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지 않다. 오히려 더 근본적으로 돈을 벌기 위해 어떤 사고 방식과 가치관을 지녀야 하는지 본질적인 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 사회 생활을 막 시작한 초년생이나 자기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이나 매너리즘에 빠진 사람 등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저자에게 성 고정관념이 뿌리깊게 자리잡은 탓인지 전반적으로 여성은 남성에게 배우는 입장, 혹은 여성이 남성보다 다면적으로 사고 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존재로 그리고 있다는 점이 상당히 아쉬웠다.

그 밖에도 굳이 많은 비유를 두고 여자를 꽃이나 딸기로 비유한다던가, 혹은 여성성이 높은 남성을 아수라 백작으로 표현한다던가하는 점은 이 책이 과연 2020년에 출간된 것이 맞나하는 의심이 들 정도였다.

아무리 책 내용이 좋다하더라도 독자들에게 거부감이 들어 저자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핵심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저자의 생각이 일본 사회의 전반적인 마인드라 할지라도 일단 한국에서 출간되었고, 여성 독자를 대상으로 한다면 최근 한국 사회의 젠더 감성에 맞게 각색하려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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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환야 1~2 - 전2권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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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환야> 1,2 권은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최근 작품은 아니다. 2006년에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한 차례 출간된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 재출간되었다. 보통 외국 소설의 경우 동일한 작품이라도 누가 번역했느냐에 따라 작품의 흡입력이나 퀄리티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 다시 출간된 환야는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작품을 많이 번역했던 김난주 번역가의 손을 거쳐 완성도가 더 높아졌다.

새로운 작품이 출간될 때마다 매번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답게 이 책도 역시나 엄청난 흡입력과 가독성을 보인다. 1,2권 합쳐 총 1,00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임에도 중간에 느슨해진다던가 지루해지는 부분없이 마지막까지 팽팽한 긴장감을 놓치지 않는다.

표지의 띠지에서도 이미 밝히고 있지만 이 책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다른 작품인 <백야행>과 비슷한 면이 많다. 뛰어난 미모의 여주인공과 그런 여주인공을 위해 어둠을 자처하는 남주인공, 그들 주변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들, 그리고 그 사건을 끈질기게 추적하는 형사 등 플롯이나 컨셉이 백야행을 연상시키는 부분이 많다보니 백야행의 후속작처럼 생각하는 독자들도 있다. 작가도 역시 이런 점을 의식했는지 백야행의 후속작으로 보이지 않으려 노력했다고 하는데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백야행과 비교할 수 밖에 없다.

어쨌거나 두 작품 모두 대중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 백야행은 일본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영화로 제작됐고, 환야는 일본에서 드라마로 방영되었으니 재미와 대중성은 역시나 보장된 작품이다.

이야기는 1995년 한신 대지진이 벌어지면서 시작된다. 거품 경제가 무너진 후 일본의 제조업은 큰 타격을 받았고 주인공 마사야 또한 그런 거품경제 붕괴의 피해자였다. 빚을 갚지 못한 아버지가 공장에서 목을 매 자살하고 발인을 앞둔 날, 갑자기 발생한 한신 대지진으로 마사야의 집이 붕괴된다. 그 사건으로 아버지의 보험금을 요구하던 고모부가 잔해에 깔리게 되고, 마사야는 외삼촌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아채자 본능적으로 기왓장으로 머리를 내려친다. 그리고 마침 그 곳을 지나가던 미후유가 그 장면을 목격하는데 어떤 이유인지 미후유는 마사야를 신고하지 않았고, 위험에 처한 미후유를 마사야가 구해주면서 둘은 가까워진다. 그 후 미후유 또한 마사야의 살해 증거가 담긴 영상을 없애줌으로써 둘은 도쿄로 가 새 인생을 시작하게 된다.

도쿄에서 미후유는 자신의 외모와 재능을 무기로 승승장구 하지만 자꾸만 자신의 성공에 걸림돌이 되는 인물들이 나타나고 그 때마다 마사야는 미후유의 성공에 방해가 되는 인물들을 처리해준다.

마사야는 미후유와 가정을 꾸리고 평범하게 사는 것을 꿈꾸지만 성공을 꿈꿨던 미후유는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해 마사야가 아닌 다른 사람과 결혼을 선택하게 되고 마사야는 미후유가 정말로 자신을 사랑하는 것인지 의문을 품게된다.

하나둘 씩 의심이 피어나자 마사야는 미후유의 과거를 추적하기 시작하는데 그 동안 미후유에 대해 알고 있었던 모든 것들이 가짜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 과정에서 미후유의 정체를 의심하던 다른 한 사람, 가토라는 형사가 등장하는데 계속해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들이 모두 미후유와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고 계속해서 그녀의 뒤를 캐고 다닌다. 가토가 자신의 정체에 접근하자 미후유는 또 다른 계획을 세우는데...

히가시노 게이고는 매년 끊임없이 신작을 발표하며 공장장(?)이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최근 작품보다 2000년대 초반 작품들의 분위기를 더 좋아한다. 지금도 여전히 추리소설을 쓰고 있지만 최근 작품들은 약간 가볍고 따뜻한 분위기라면 2000년대 작품들은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로 당시 시대 상황이 반영된 사회파 미스터리 소설의 느낌도 있다.

실제 1995년에 발생한 고베 대지진이라던가 거품경제로 인한 서민들의 몰락이라는 시대적 상황을 반영했다는 점과 성공을 위해 신분세탁을 했다는 설정에서, 줄거리는 다르지만 사회파 미스터리의 대모인 미야베 미유키의 <화차>를 떠올리게도 한다.

이미 기존에 출간되었던 작품이라 인터넷에 찾아보면 결말에 대한 아쉬움을 이야기하는 독자들도 있는데 나 역시도 약간 고구마 먹은 듯한 결말에 쉽사리 책장을 덮을 수 없었다. 특히 이번에는 가장 마지막에 나오는 작가나 번역가의 말도 없어서 결말에 대한 약간의 궁금증과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미후유가 인생의 빛이자 전부라 믿었던 마사야의 입장을 생각한다면 그것이 그나마 자신의 상실감과 배신감을 덜어낼 수 있는 선택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환야는 살인, 실종과 같은 범죄가 벌어지는 추리소설이지만 좀 더 깊게 들어가보면 벼랑 끝에서 자신에게 손을 내밀어줬던 한 여자에 대한 한 남자의 지극한 순애보에 관한 이야기이기도하다. 그 순애보의 대상이 하필이면 희대의 악녀였고, 자신의 성공에 걸림돌이 되는 것은 모조리 없애버리는 잔인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범죄에 이르게 되지만 만일 미후유가 평범한 인생을 원했다면 결국 둘은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고 해피엔딩을 맞이했을지도 모른다.

손에 잡히지 않는 환상만을 심어주고 끝까지 마사야를 이용하기만 했던 미후유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그녀를 향한 사랑을 놓지 않았던 마사야의 마음이 안타깝고 슬펐던 소설, 환야였다. ( 근데 아니 그 형사는 뭔 죄냐고 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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