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보다 쪼끔 더 법니다 - 돈이 붙는 여자의 돈 센스
시부이 마호 지음, 동소현 옮김 / 넥스트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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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책은 저자가 한 동안 어떤 일을 해도 잘 되지 않던 시기, 남편과 함께 돈에 관한 수업을 하고 일어났던 변화에 대한 이야기이다. 자전적인 이야기인 동시에 저자가 하고 싶었던 말을 대화 형식으로 전개함으로써 최대한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풀어내려고 노력했다는 것이 느껴졌다.

부제에는 '돈이 붙는 여자의 돈 센스' 라고 되어 있지만 주식, 부동산, 채권 등 투자를 잘하는 방법이라기 보다는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경영자로서의 시각을 키워 평범한 직장인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사람이 되는 방법에 대해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이야기는 주인공이 결혼과 동시에 은행에서 퇴사한 후 전업주부로 생활하다 재취업을 위해 고군분투 하지만 번번히 실패로 돌아가자 남편에게 푸념을 늘어놓으며 시작된다. 남편은 은행에서 일하면서 기업의 CEO 들을 만나고, 그 기업이 앞으로도 계속 돈을 벌어들일 수 있는지를 검토하는 일을 하는데 그가 만나 본 대부분의 CEO 들은 공통적으로 '돈 버는 센스'가 있었다. 그래서 주인공은 남편에게 돈 버는 센스에 관해 배우기로 하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남편이 말한 '돈 버는 센스' 자기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쌓아온 재능이나 스킬, 사람들, 물건, 자금, 정보, 노하우, 아이디어, 발상 등을 재화나 서비스의 형태로 바꾸어서 세상에 제공하고 그 대가로 경제적 이익을 얻는 힘말한다.

돈 버는 센스는 누구에게나 잠재되어 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잠재력을 돈 버는 센스로 전환하는 방법을 모른다. 그 방법을 배우기 위해서는 먼저 '경영자형 인재'가 되어야하고, 경영자형 인재는 4가지 시각에 따라 사태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4가지 시각 중 첫 번째는 '장기적으로 미래를 내다보는 시각' 이다. 보통은 눈 앞에 닥친 일부터 처리하는데 급급해 일의 본질과 목적을 잊기 쉬운데, 경영자형 인재는 10년 후, 20년 후 이 일이 어떤 의미를 가지게 될지, 그리고 그 때도 여전히 동일한 업무 처리방식이 도움이 될지 등등 장기적인 시각을 가지고 현재를 바라본다. 책에서는 커피 심부름이나 복사 같은 단순 업무를 예로 들고 있는데, 단순해 보이는 업무라도 어떻게 하면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두 번째는 '전체적이고 거시적인 시각' 인데,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사회 속에서 어떤 역할과 의미를 가지는지, 그리고 앞으로 하려는 일이 사회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넓은 안목으로 파악하는 것을 말한다. 작게는 회사에서 자신의 업무가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떤 가치를 주고 있는지 생각하는 것에서부터 넓게는 자신의 회사가 사회에 어떤 이익을 제공하고 어떤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지 생각하면서 일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세 번째는 '본질적이고 근본적인 시각' 이다 경영자형 인재가 지녀야할 4가지 시각이 모두 중요하긴 하지만 이 4가지 중에 가장 중요한 1가지를 고르라고 한다면 개인적으로는 '본직적이고 근본적인 시각' 이지 않나싶다. 저자 역시도 네 가지 시각 중에서도 가장 많은 페이지를 할애하며 설명하고 있다.

본질적이고 근본적인 시각이란 표면적으로 드러난 사태의 본질적이고 근본적인 이유와 원인을 파악하려는 시각으로, 권위에 복종하고 받아들이는 인간이 아니라 항상 '생각하고 질문하는 인간'이 되어야 이런 시각을 갖출 수 있다.

권위자의 의견에 무조건 동조하기만하면 책임질 필요도 없고, 생각할 필요도 없으니 편하겠지만 사고하는 능력 자체는 퇴화하게 된다. 그러다보면 결국 자신의 생각이나 신념없이 누군가에게 의존하게 되고, 그 의존 대상이 없을 때는 자신의 일이라도 제대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갈팡질팡하게 된다. 그러다보면 '생각하는 인간'에게 '착취당하고 사기 당하는 인간'에 속하게 될 수 도 있기 때문에 항상 "왜?", "정말로 이게 진실일까?"라는 의문을 가지고 질문하는 습관을 가져야한다. 그러다보면 근본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이 키워지게 되고, 문제의 본질을 발견하는 능력이 발전하게 된다.

네 번째는 '다각적이고 다면적인 시각'으로, 자신이 처한 환경이나 상황에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역지사지'의 태도를 말한다. 생각의 중심축을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옮길 수 있다면 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신선한 아이디어나 해결방법을 발견할 수도 있다. 예전에는 위에서 지시하는 일을 충실히 이행하는 직원을 성실하고 책임감 있다고 생각했지만 거기에만 얽매여 있는 사람은 난관이 닥쳤을 때 돌파하기가 어렵다. 이 때는 다각적이고 다면적 시각으로 사건을 바라보고 상식을 뛰어넘을 필요가 있다. 그리고 예전에는 지극히 상식적이고 당연했던 일들이 몇 십년이 지난 후에는 당연하지 않고 비상식적인 일들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세상의 변화에 맞춰 다각적으로 시각을 바꿀 수 있는 인재의 필요성이 점점 더 커진다고 볼 수 있다.

앞서 말했듯이 이 책은 단순히 투자를 잘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지 않다. 오히려 더 근본적으로 돈을 벌기 위해 어떤 사고 방식과 가치관을 지녀야 하는지 본질적인 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 사회 생활을 막 시작한 초년생이나 자기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이나 매너리즘에 빠진 사람 등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저자에게 성 고정관념이 뿌리깊게 자리잡은 탓인지 전반적으로 여성은 남성에게 배우는 입장, 혹은 여성이 남성보다 다면적으로 사고 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존재로 그리고 있다는 점이 상당히 아쉬웠다.

그 밖에도 굳이 많은 비유를 두고 여자를 꽃이나 딸기로 비유한다던가, 혹은 여성성이 높은 남성을 아수라 백작으로 표현한다던가하는 점은 이 책이 과연 2020년에 출간된 것이 맞나하는 의심이 들 정도였다.

아무리 책 내용이 좋다하더라도 독자들에게 거부감이 들어 저자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핵심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저자의 생각이 일본 사회의 전반적인 마인드라 할지라도 일단 한국에서 출간되었고, 여성 독자를 대상으로 한다면 최근 한국 사회의 젠더 감성에 맞게 각색하려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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