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워크 투자수업 - 전문가 부럽지 않은 투자 감각을 길러주는 위대한 투자서
버턴 말킬 지음, 박세연 옮김 / 골든어페어 / 202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몇 십년, 혹은 몇 백년에 걸쳐서 꾸준히 출간되는, 흔히 ‘고전’이라고 부르는 책들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그 가치를 인정받으며 시대를 불문하고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는다.

문학 장르에서는 고전이라고 부를 수 있는 책들이 많이 있는데, 문학이 아닌 투자서라는 분야를 놓고보면 바로 이 책이 고전에 해당하지 않을까 싶다.

분초를 다투는 주식시장을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초판이 출간된 이후 45년이 지난 오늘 날에도 여전히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놓지않고 있으니 고전이라 불러도 무방할 것이다.

책은 500페이지가 넘는 꽤 많은 분량이며, 총 4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에서는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랜덤워크와 투자의 개념, 투자와 관련된 이론들, 그리고 1960년대부터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의 광기어린 투기 열풍과 거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랜덤워크란 과거를 통해 미래의 움직임을 예측할 수 없다는 개념을 뜻한다.

주식시장의 관점에서 설명하자면, 랜덤워크란 주식 가격의 단기적 변화를 예측할 수 없다는 말이다.

p31

2부에서는 전문 투자 분석가들과 자문가들이 사용하는 각종 이론들과 그것이 왜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2부에서 설명하는 주식 분석 방법인 기술적 분석과 기본적 분석은 주식에 대해 공부해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분석법인데 저자는 이런 이론들의 기본 원칙 자체가 논리적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여러가지 결함을 지니고 있으며, 그 결함으로 인해 분석이 맞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3부에서는 고전적인 주식시장의 가치 평가 방법에서 벗어나 새롭게 탄생한 투자기술인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과 행동 재무학에 대해 설명한다.

행동재무학은 인간은 합리적 존재라는 가정에서 벗어나 인간은 때때로 비합리적이고, 비이성적인 선택을 한다는 점을 전제로 하는데, 심리학을 기반으로 다양한 실험을 통해 증명하고 있어 흥미로웠다.

마지막 4부에서는 실전 투자 가이드를 제공하고 있는데, 아마 주식에 대한 전문가이든 입문자이든 가장 궁금해하는 챕터가 바로 마지막 4부일 것이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나도 4부부터 읽었다.ㅎㅎ)

실전 투자 가이드에서는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투자 매뉴얼과 생애주기별 투자 지침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 그 전에 먼저 세후 투자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준비 운동 10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1. 필요한 자원을 끌어모으자.

- 자산을 키우기 위해서는 다른 무엇보다 저축이 필요하다. 정기적인 저축 프로그램을 시작하는 것이 모든 투자의 선결조건이다.

2. 빈털터리 되지 말자.

- 불행은 한꺼번에 닥친다.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충분한 보험과 유동 현금 확보는 필수다.

현금은 3개월치 급여 정도면 충분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더 많이 확보해놓는 것이 좋다. 실비 보험과 같은 보장 전문 상품에 가입하고 종신보험이나 변액연금 보험은 피하는 것이 좋다.

3. 인플레이션을 따라잡는 경쟁력있는 현금성 자산에 대해 알아두자.

-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고 있지만 비교적 수익률이 높은 MMF, 정기예금, 인터넷 은행, 단기채권 등에 대해서 알아두면 현금을 보통예금 통장에 쌓아두고 있는 것보다 훨씬 낫다.

4. 세금 피하는 방법을 배우자.

- 세금 공제 혜택이 있는 개인형 퇴직연금(IRP), 직장 퇴직연금 등을 통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알아두자.

5. 투자 목적을 이해하자.

- 투자하기 전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손실이 어느 정도인지, 자신의 소득 수준에 적합한 투자는 어떤 것인지부터 먼저 결정해야한다.

자산을 빨리 늘릴 욕심에 자신이 감당하기 어려운 위험도가 높은 상품에 투자했다가는 매일 밤잠을 설치다 꼭두새벽부터 이불킥하며 일어나는 미라클 모닝(?)을 경험하게 될 수도 있다.

6. 임대료는 투자 근육을 키워주지 못하니 내 집부터 마련하자.

- 부동산은 다른 자산과 상관관계가 높지 않아 분산 투자의 장점이 있으며, 주식 수익률과 맞먹는 높은 수익을 기록하기도 했다.

1주택일 경우는 조건에 따라 비과세 혜택도 받을 수 있고, 좋은 위치의 집이라면 인플레이션을 방어하는 가치를 지니기 때문에 내 집 한 채는 무조건 마련하자.

7. 채권 세상을 둘러보자.

- 채권은 주식과 상관관계가 낮거나 마이너스이기 때문에 분산투자 효과가 있다. 다만 책에서는 미국에만 적용되는 채권 투자방법 위주로 설명되어 있으니 국내 상황에 맞는 채권 투자법에 대해서는 따로 공부가 필요하다.

8. 금과 수집품을 비롯한 다양한 투자 대상에는 신중하게 접근하자.

- 금은 증권 자산 수익률과 상관관계가 낮기 때문에 전체 포트폴리오의 5% 정도 보유하는 것은 상관없다. 하지만 요즘과 같이 금 가격이 높을 때는 신중하게 접근해야한다. 상품 선물계약이나 헤지펀드, 사모펀드, 벤처캐피털 펀드는 멀리하자. 초고수의 영역이다.

9. 수수료를 통제하자.

- 수수료가 저렴한 온라인 거래를 이용해보자. 다만 매일 사고 팔아서 수익을 올리는 투자자는 거의 없다.

한 번의 수수료로 전문 펀드매니저의 투자 조언을 얻을 수 있는 랩어카운트는 멀리하자. 중개 및 자문수수료가 모두 포함돼있어 수수료가 극단적으로 높다. 수수료는 무조건 낮은 것이 좋다.

10. 함정과 장애물을 피하자.

- 주식이 포트폴리오의 중심이지만 다양한 투자 유형의 분산투자를 해야 위험부담을 줄일 수 있다.

투자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준비운동을 마쳤다면, 본격적으로 생애주기별 투자 전략에 대해 알아볼 차례다.

생애주기별 투자전략이란 말 그대로 30대와 60대의 투자 전략은 달라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꾸준히 급여를 받고 있고, 또 앞으로 몇 십년 동안 급여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30대는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감당할 수 있지만 이미 은퇴를 했거나 은퇴를 눈 앞에 두고 있는 60대는 손실을 감당할 여력이 없을 수 밖에 없다. 자신이 아무리 위험 성향이 높다하더라도 현실적으로 그런 위험을 부담할 수 있을만한 나이가 아닌 것이다.

 

 

개인의 위험 성향과는 상관없이 투자자의 연령과 급여소득, 삶에서 져야할 책임이 포트폴리오 자산 구성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라는 사실을 설명하고자 한다.

p444

 

 

책에서 설명하고 있는 생애주기 투자 계획을 위한 일반적인 지침은 총 3가지인데 그 중 첫 번째는 '필요에 따라 자산을 선택할 것', 두 번째는 '개인의 위험 수용도를 파악할 것', 세 번째는 '꾸준한 저축으로 자금을 마련할 것'이다.

너무나 당연해 보이는 말이라 지침이라고까지 할게 있을까 싶지만 계속해서 상기시키고 유념하지 않으면 의외로 가장 기본을 잊어버리기 쉽다.

저자는 20대와 같은 젊은 투자자에게는 위험도가 높은 신흥시장을 포함한 해외주식 위주의 공격적인 포트폴리오를 권하며, 나이가 들수록 위험자산의 비중을 낮추고 채권이나 배당 성장주처럼 채권을 대체할만한 자산과 리츠의 비중을 늘려야한다고 조언한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퇴직 후에는 채권과 채권의 대체 자산의 비중을 투자자의 나이와 일치시키는 것이 좋다고들 말하는데 저자는 은퇴 후에도 주식에 40%, 리츠에 15%는 투자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한다. 이는 예상 수명의 증가로 인플레이션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주식에 투자할 때 개별 주식을 매수하는 것보다는 적립식 인덱스펀드로 투자하는 것이 낫다고 조언한다. 책에서는 연령대별로 주식, 현금, 채권, 부동산의 포트폴리오 비중과 추천 펀드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으니 자신의 연령에 맞는 포트폴리오 구성을 확인해 투자에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딱 한 마디로 정리해야 한다면 ‘개별 주식을 사고 파는 것보다 인덱스펀드를 사서 보유하는 것이 낫다.’ 이다. 저자는 눈을 가린 원숭이가 다트를 던져 선정하는 종목이 전문가가 선정하는 종목보다 낫다는 비유를 들어 유명해지기도 했는데, 이렇게 예측 불가능한 주식시장을 예측하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차라리 평균에 투자하는게 더 낫다는 것이다.

하지만 개별주식이 아닌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라고해서 주식 시장에 대해 공부할 필요가 없다는 말은 아니다. 오히려 책에 등장하는 투자 정보의 기본을 습득해 분산투자와 인덱스 펀드를 통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줄 알게 된다면 더 효과적이고 빠르게 원하는 목표에 도달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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