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암기법 - 쉽게 외우고 오래 기억하는
정계원 지음 / 유노북스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평소 기억력이 별로 좋지 않은데다가 억지로 뭔가를 외우길 싫어해 시험을 봐야하는 경우가 생기면 무작정 여러번 읽는 방법으로 공부를 하곤 했었다. 그러다보니 저절로 머리속에 들어올 때까지 아주 많이 반복해서 읽어야하기 때문에 뭔가를 외울 때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었다.

학생 때야 그나마 공부할 시간을 확보하는게 어렵지 않았지만 직장에 다니게 된 이후에는 시간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아 무작정 여러번 읽는 방법으로 공부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암기법에 관한 책들이 많이 출간돼 있어 혹시나 기억하는데 도움이 될까 싶어 이 책을 읽게 됐다.

암기법에 관한 책이라고 했지만 정확히는 여러가지 기억술 중에서 '기억의 궁전' 이라는 연상법을 활용한 방법으로 기억력과 관련된 대회에서 수상한 사람들이 대부분 이 방법을 많이 사용하고 있어 유명세를 탄 기억법이다. 기억의 궁전에 대해 설명하는 대표적인 책으로는 <1년 만에 기억력 천재가 된 남자>가 있는데 <기적의 암기법>은 그 책에 이어 두 번째로 읽게 됐다.

책의 저자는 세계 기억력 대회에 국가 대표 선수로 출전해 한국인 최초 국제 기억력 마스터를 획득했는데 몇 년 전 SBS 다큐멘터리에도 출연했다고 한다. 당시 나도 그 다큐멘터리를 본 기억이 있어 그 때 기억의 궁전이라는 기억법을 알게 됐는데 이번에는 책으로 접하게 됐다.

그렇다면 몇 년 전에 영상으로도 봤고, 책을 통해서도 이미 이 암기법에 대해 알고 있으면서 여전히 내가 기억력이 천재가 아닌 기억력 바보로 살고 있는 이유가 뭘까?

그 이유는 책의 서문에서 저자도 밝히고 있는데, 기억의 궁전은 개인의 상상력과 이미지에 의존한 기억법이다. 그러다보니 아무리 그 방법을 활자나 말로 들어도 개인별로 다르게 상상하고 있을 수 있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이 방법이 맞는 것인지 알기 어렵고, 아무리 상상을 하려고 해도 머리속이 하얗기만할 뿐 구체적으로 이미지를 떠올리기가 쉽지 않다. (평소에 내가 익숙한 장소나 사물이라고 하더라도 아무 것도 없이 머리속에 떠올리기란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저자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저자가 머리속에서 상상하고 있는 이미지를 그대로 그림으로 구현해서 설명하고 있다. 사진까진 아니더라도 저자가 떠올리는 이미지와 그 이미지 간의 연결방법을 그림으로 보여주니 한결 이해하기가 쉬웠다.

책은 총 3단계로 구성되어 있는데 1단계에서는 암기법의 원리를, 2단계에서는 일상생활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암기법을, 3단계에서는 실제로 암기가 가장 절실한 시험공부에서의 암기법을 설명하고 있다.

아마도 이 책을 읽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3단계에서 설명하고 있는 시험공부에서 도움이 될 암기 공부법이 궁금할 것이다.

시험은 과목에 따라 다르겠지만 영어 단어나 시대순 암기와 같은 비교적 짧은 정보를 암기해야하는 경우도 있고, 긴 문장이나 의미를 외워야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단어 같은 경우는 내가 알고 있는 친숙하고 쉬운 정보로 '변환'하여 저장하는 방법을 사용하면 되지만, 서술형 시험이나 정확하고 복잡한 의미를 외워야할 경우에는 '다중 변환'이 필요하다.

'다중변환'이란 변환 기억법을 응용한 것으로 '하나의 정보를 외울 때 발음, 의미, 형태 등 여러가지 변환을 동시에 적용하는 방법'이다. 이렇게 말로만 할 때는 정확히 어떤 식으로 변환된다는건지 이해하기가 어려운데 책에서 나온 예 중 한가지를 설명하자면 아래와 같다.

'교우투분'의 의미는 '벗을 사귈 때는 서로가 분에 맞는 사람을 사귀어야 한다'는 뜻으로 이 때 교우투분이라는 단어만 외울 때는 의미가 정확히 떠오르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교우투분의 의미를 먼저 이미지로 형상화하고 그 후에 교우투분 → 유튜브 로 발음을 변환한다. 이후에 의미변환에 발음변환을 더해 어깨동무한 친구가 유튜브를 함께 시청하는 장면으로 떠올린다.

 

 

이 외에도 다양한 예가 그림으로 나와 있어 저자가 어떤 식으로 변환해 암기하는지 알 수 있고, 독자들 스스로가 시험해볼 수 있도록 예제와 해답도 별도로 실어놓았다.

그 동안 다른 암기법 책에서 잘 이해되지 않았던 답답한 부분을 그림으로 표현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이다. 하지만 암기법을 이해했더라도 자신만의 변환방법을 만들어보고 이미지를 떠올리려는 연습을 꾸준히 하지 않으면 이 책만 읽는다고 해서 갑자기 기억력 천재가 되기는 힘드니 꾸준한 이미지 트레이닝이 필수라는 점은 염두해두고 읽어야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