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자크와 바느질하는 중국소녀
다이 시지에 지음, 이원희 옮김 / 현대문학 / 200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다이 시지에(DAI SIJIE 載思杰)1954년 중국에서태어나
문화대혁명기간에 `부르조아 지식인으로 지목돼 4년동
안 산골에서 재교육을 받은 시절을 자전적 소설로 쓴 책
이다.
중국발 재교육이란 1968년 중국 공산당의 최고 지도자
이자 혁명의 기수인 마오쩌뚱 주석은 나라를 일대 변혁
하는 운동의 일환으로 모든 대학이 휴교했고 젊은 지식
인들을 가난한 농민들에게 재교육을 받기위해 농촌으로 추방했던 사건으로 첩첩산중 미개한 지역에 주인공인 나
와 뤄가 배치되어 생활했던 것으로 `하늘긴꼬리닭`이란 이름을 붙인 마을에 자명종 시계를 가지고 간 두 주인공
은 촌장에게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마치 부시맨에서 콜라병을 가지고 신처럼 모시듯이 자명종은 신기의 대상
이었다.
여기에서 그들은 처참한 광부생활은 물론 농사일까지 해야 했으며 책을 읽으려고 해도 아무런 책이 없어 읽을 수도 없었다.
<갱도안에서 땅바닥을 응시하던 내 눈에는 흔들거리는 남포 불빛 밑에서 살겠다는 의욕에 떠밀려, 천천히 기어
가는 불쌍한 개미 한 마리를발견했다> 그들이 그 꼴이
었다.
그 당시 옷을 만드는 이는 마을을 순회하며 옷을 지어 주었으며 재봉사의 딸에게 연정을 느낀 뤄는 학교에서 배웠던 지식을 구전으로 전해
주는 역활과 북한의 꽃파는 처녀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마을에서 인기를 얻었고 바느질 처녀와 사랑을 하게 되었다.
꽃파는 처녀의 마지막 대사인 ˝정성이 지극하면 돌위에도 풀이 난다는 속담이 있는데, 꽃 파는 처년가 들인 정성은 충분하지 않단 말입니까?˝로 마무리를 하면 촌장을 비롯
한 청중들은 감동에 겨워 눈물을 흘리곤 했다.
그러던 중 또다른 안경잡이는 아랫마을에서 재교육을 하고 있었고 그들은 그에게서 발자크의 『위르쉴 미루에』​을 빌려 독파하며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게 되었
으며그 내용들을 영화처럼 마을 사람들에게흥미진진하게 전달해 주었다.
같은 부르조아인 안경잡이는 당원 복귀를 위해 비밀리에 책과 글을 쓸 수 있는 기회를 부모로 부터 받아 그 지역의 민요를 수집하는 일을 하면서가난한 방앗간 영감을 찾아
가 `방아꾼의 옥소금탕` 이라는 화주를 마시면서 안주가 없어 소금물에 돌을 넣어 건져서 혀로 굴리고는 바닥에 뱉어낸 안주와 이들이 득실거리는 영감의 침대에서 엄청난 양의 이들이 피를 빨아먹기도 하고 밤에도 벗지 않은 안경의 유리알에서 미끄럼을 타기도 하는 고난을 무릅쓰고 구하려 했지만 실패한 사실을 알고 뤄와 내가 시도해 얻어온 것이 고작

˝말해봐,
늙어빠진 이가
두려워하는것은 뭐지?
끓는 물,
끓는 물을 두려워하지.
그럼 젊은 비구니가
두려워하는 것은 뭐지?
늙다리 중을 두려워하지
오직 늙다리 중만.

이러한 음담패설만을 가지고 `하늘긴꼬리닭`에 도착한 나와 뤄는 안경잡이에게 혼쭐이 나지만 안경잡이는 기지를 발휘해

˝말해봐,
하찮은 부르주아들이
두려워하는것은 뭐지?
프로롤레타리아의 흥분한 물결˝로

개사를 해 나와 뤄의 분노를 사게 했지만 책을 얻어 읽을 욕심으로 참았지만 끝내 얻지 못하고 틈을 노리던 중 침입했으나 안경잡이의 어머니가 안경잡이를 데리러 와
서 능수능란하게 뜨개질을 하는 모습을

˝돌아가고 돌아가다가 위로 올라가서 찌르고는 원상태로 돌아왔다가 사라지는 바늘의 움직임 때문에 눈이 어지러울 정도였다˝
보고 감탄해 도망쳐 나왔다.
안경잡이가 떠나기 전 나와 뤄는 안경잡이의 가방을 훔쳤다. 그속에는 발자크의 소설을 비롯한 믹토르 위고, 스탕달, 뒤마, 플로베르, 보들레르, 로맹롤랑, 루소, 톨스토이,고골리,도스토에프스키, 디킨스, 키플링,에밀리 브론테 같은 책들이 가득했지만 훔쳐오지는 못했다.
그들이 그 책을 읽고 그 마을을 계몽했다면 하는 아쉬움
을 가지고 미완성으로 결과를 독자에게 맡기고 하늘 긴꼬리닭에 나오는 이들의 모습을 그리며 마무리 하는 풍자소설로 가볍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