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피아나, 파트리크 오우르제드니크.
열린책들에서 새로 나온 책인데 미리 알았다면 신간 추천에 넣었을 것을 너무 아쉽다. 구매할 예정. 176쪽 밖에 안 되는데 미리보기를 들춰보니 지식, 유머, 통찰 그냥 꽉꽉 눌러담은 책이다. 출판사 책소개에 '20세기 유럽의 역사를 종횡무진 가로지르는' 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그저 딱이라는 생각... 체코 작가의 작품으로, 공산주의 정권이 무너진 후 출간된 중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힌 체코 문학이라 한다. 다음은 읽고, 내가 사야겠다고 마음 먹은 부분.
1944년 노르망디에서 전사한 미국인들은 평균 신장 173센티미터의 건장한 체격이라 한 사람의 머리가 다음 사람의 발에 닿게끔 길게 이어 눕히면 38킬로미터에 이르렀을 것이다. 독일군도 마찬가지로 체격이 좋았지만 이들을 겁주기 위해 제일 키가 큰 병사들이 최전선에 파견되었으니 바로 제1차 세계 대전 시절의 세네갈 저격병들로 평균 신장이 176센티미터나 되었다. 제1차 세계 대전 동안에는 사람들이 씨앗처럼 쓰러졌다는데 그래서 나중에 러시아 공산주의자들은 1킬로미터의 시신 행렬이 비료를 얼마큼이나 생산하는지 그리고 두엄 대신 반역자와 범죄자의 시체를 쓰면 비싼 외제 비료에 들이는 비용을 얼마나 절감할 수 있을지 계산했다고 한다. (5-6쪽)
김화영의 번역수첩, 김화영.
이방인, 알베르 카뮈.
김화영 교수님의 번역수첩이 나왔고, 번역을 다듬었으리라 예상되는 이방인이 책세상에서 다시 나왔다. 그러고 보면 이방인은 한국어 번역본이 없다. 여튼 책세상에서 나온 카뮈 전집에 항상 감사하는 마음인데, 아직 전집을 구비하지는 못해 항상 아쉽다. 읽고 난 뒤 하나씩 사 모은 건 단두대에 대한 성찰, 시지프 신화, 결혼·여름이다. 더불어 추천할 것은 작가수첩, 반항하는 인간, 페스트, 전락... 번역수첩에는 그동안의 번역 후기들을 모았다고 해 관심이 인다.
하버드 학생들은 더이상 인문학을 공부하지 않는다, 파리드 자카리아.
인문학이 어쩌고 하는 책들엔 관심도 없고 사실 꺼리는 편이다. 그런데 우연히 이책의 저자를 봤다. 자카리아는 외교 전문가인데 이런 책을 썼단 말인가? 책소개를 보면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다르지 않다. 그가 인문교육, 교양교육을 강조하는 이유도 비슷하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 논지를 전개하는지가 궁금해졌다. 국제관계 전문가이자 언론인, 인도의 교육과 미국의 교육 모두를 경험한 자카리아는 인문교육의 중요성을 설득하면서 어떤 현실적인 방안을 제시할 것인가. 별 다른 내용이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