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페이퍼에서 『페소아와 페소아들』를 번역한 김한민 씨가 대산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페소아 시선집을 소개할 예정이라고 썼는데, 드디어! 페르난두 페소아의 대표작인 『불안의 책』이 출판사 문학동네에서, '포르투갈어 원전 완역'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출판사 책소개를 보면 이러합니다.


 

〈불안의 책〉은 페소아가 생전에 완성한 작품이 아니라 사후 연구가들이 유고 더미에서 찾아낸 미완성 원고를 엮은 책이다. 그 때문에 편집본마다 수록된 텍스트의 수와 배열 순서가 다른데, 문학동네에서는 페소아 연구가로 유명한 리처드 제니스의 포르투갈어 편집본을 저본으로 삼았다.

 

(중략) 

 

모더니즘 작가로 페소아를 높이 사는 이유는 바로 ‘복수성’의 창조 때문이다. 그는 단일한 나를 거부하고 자기 자신을 고유한 이름과 전기(傳記)를 지닌 수많은 인격체로 분화시켜 그들에게 글을 쓰는 임무를 부여했다. 시골에 사는 목동 시인 알베르투 카에이루, 현대문명을 좇는 선박기술자 알바루 드 캄푸스, 사라마구의 소설에 주인공으로 등장하기도 했던 의사이자 시인인 히카르두 헤이스를 비롯해 그가 사용했던 이명은 어림잡아도 70개가 넘는다. 페소아의 이명은 작가의 분신 혹은 일부가 아닌 완전한 독립체이자 타자였고, 페소아는 ‘하나’의 나가 아닌 ‘복수’의 나가 되는 타자화 방식을 통해 자신 안에 잠재된 수많은 가능성을 실현할 수 있었다.


페소아가 사망한 지 47년 만에 포르투갈에서 출간된 『불안의 책』 또한 페소아의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이명이 쓴 작품이다. 하지만 베르나르두 소아르스는 수많은 이명 중 페소아를 가장 많이 닮은 반(半)이명으로, 리스본 시내를 거닐며 사색에 잠기고 글을 끄적이는 그의 모습은 페소아와 겹치는 부분이 많다. 페소아는 ‘나 아닌 나’인 소아르스를 통해 좀더 다층적이고 다각화된 자신의 모습을 끄집어냈고, 현실의 나를 허구의 세계에 투영시킴으로써 현실에서 느끼는 것을 넘어 감각의 폭을 넓히고 더 깊이 사유했다.

 

(중략) 

 

 

작년 배수아 소설가가 독어본을 우리말로 옮겼었는데 어떤 판본인지는 모르겠고, 김효정 번역가가 옮긴 책도 타부키의 이태리본과 영역본을 참고했다하니 둘 다 중역인데요. 문학동네에서 선택한 것은 페소아 전문가 리처드 제니스의 포르투갈어 편집본입니다. 그동안 원어 번역본을 기다려온 만큼 행복한 소식이지요. 페르난두 페소아에 대한 간단한 소개글을 올린 적이 있으니 궁금하신 분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페르난두 페소아 작품 소개

http://blog.aladin.co.kr/769383179/7660645


-페르난두 페소아 시선집 소식

http://blog.aladin.co.kr/769383179/7734912




-『불안의 책』 다른 버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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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9-20 1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드디어! ^^

수이 2015-09-20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할렐루야!!

단발머리 2015-09-21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이 타이밍에 `아멘!?` ㅋ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