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곁에 미술 - 피처 에디터의 내밀한 미술일기
안동선 지음 / 모요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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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내 곁에 미술>은 안동선 저자가 피처 에디터로서 미술을 집중적으로 취재하고 각 미술품과 관련된 내용을 정리한 책이다. 저자는 유학 경험 없이 중위권 대학에서 심리학과 사회학을 전공하였으므로 미술계에서 '아웃사이더'에 해당하였다. 그러나 미술에 대한 호기심으로 끊임없이 관찰하였고 기사를 써 이 책이 탄생하게 되었다. 기존 미술계의 일반적인 루트가 아닌 그의 시선이 어떻게 작품을 바라볼지 궁금하였다.

안동선 저자는 다양한 예술작품과 예술가를 다뤘다. 단순히 예술가와 예술작품과 관련된 사항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을 통한 자신의 느낌을 개인적인 경험과 함께 우리에게 보여준다. 예술가가 예술작품을 만들게 하는 원동력, 즉 철학은 무엇이고, 그에 따라 자신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을 우리에게 설명해줌으로써 우리로 하여금 작품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만든다.

다양한 예술가와 예술작품 가운데 가장 마음에 든 예술가는 바로 '이즈미 가토'였다. 그는 자신이 직접 채집한 돌을 가장 적합한 모양으로 합체를 하고 채색을 하며 자신의 예술을 만들어간다. 그는 단순히 눈에 보이는 돌을 그냥 줍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작품에 맞는 돌을 끊임없이 관철한 후 돌을 골라 작업을 한다. 이런 그의 작품은 자연 세계와 인간 존재 사이에 어떤 연결고리를 만들어낸다고 저자는 생각하였고, 개인적으로 자연의 소재를 자신만의 방법으로 조화를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다.

저자는 책에서 자신만의 아트 컬랙션을 소개하는 부분이 있다. 나도 언젠가 자신만의 아트 컬랙션을 가질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미술은 삶에서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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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도 지혜가 필요하다 - 노화와 질병 사이에서 품격을 지키는 법
헨리 마시 지음, 이현주 옮김 / 더퀘스트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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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소크라테스가 "악법도 법이다"라고 외치며 탈옥을 하지 않고 독배를 마셨다고 알고 있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소크라테스는 "법이 정의롭지 않다고 해서 그것을 지키지 않는 것은 옳지 않다"라고 하며 독배를 마셨다. 이 부분에 대하여 자신의 옮음을 위하여 죽음을 불사한 소크라테스로 해석하는 사람이 있다. 나는 조금 다르다. 그 당시 죽음은 무서운 것이 아니라 육체에서 벗어난 진정한 철학의 완성이었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옳았다는 신념으로 철학이 완성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탈옥을 하지 않은 것이 아닐까 싶다.

서론이 길었으나 결국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바로 '죽음'이다. 우리는 흔히 '죽음'을 굉장히 부정적인 것이라고 받아들이며 나이가 들면 준비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근데 죽음은 나이를 가리지 않는다. 당장 갓난아기도 죽는데, 20대라고 죽음이 날 피해갈 리 없다. 근데 우리는 죽음을 꺼려하며 항상 뒤로 미룬다. 책 <죽음에도 지혜가 필요하다>은 우리는 죽음을 어떻게 생각할 것이며, 어떻게 대할 것인지 생각하게 만든다.

저자인 헨리 마시는 신경외과 의사였다. 그래서 목숨을 건 많은 수술을 하였고, 죽음과 삶을 많이 만나보았다, 그리고 70대인 헨리 마시는 전립선암이라는 진단명을 받고 항상 자신이 대했던 환자로서 항상 자신이었던 의사 앞에 섰다. 그리고 환자로서 받아들이는 부정의 감정, 비관의 감정, 그리고 성공적인 수술 이후 행복의 감정을 모두 느끼게 된다.

이 책은 나로 하여금 쉽게 경험하지 못한 두 가지 관점을 제시한다. 첫 번째는 의사의 관점이다. 의사였던 저자는 의사의 말을 이해하는 동시에 환자로서 느끼는 두려움을 갖는다. 의사는 불확실하게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것을 알면서도 확실한 대답을 듣고 싶어하는 의사였던 환자의 감정이 복잡하고 미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두 번재는 70대의 관점이다. 20대인 나로서 만약 지금 시한부 판정을 받게 된다면 위의 저자의 생각처럼 몇 년 더 좋은 삶을 사는 것으로 만족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아마 저자가 새내기 의사였을 때 죽었던 20대의 다니엘처럼 창밖을 보면 "왜 저 사람은 살고 나는 죽어야 하는가"라는 문장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을 것 같다는 감정이 들었다.

현재 평균 기대 수명은 남성을 기준으로 80세이다. 그리고 이 기준은 의료기술의 발달로 점점 높아질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아마 100세가 될 것이고, 다음 세대는 150세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렇지만 단순히 오래산다고 중요한 것이 아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도 굉장히 중요하다. 그리고 이 질문은 어떻게 죽을 것인가라는 문장과 똑같은 의미를 지닌다. 삶은 죽는 과정이며 연습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죽음은 언제나 함께하고 있고, 자신의 죽음은 어땠으면 좋겠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오히려 죽음에 대한 생각이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 지혜를 제공하지 않을까라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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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하는 언니들 - 12명의 퀴어가 소개하는 제법 번듯한 미래, 김보미 인터뷰집
김보미 지음 / 디플롯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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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서울퀴어축제는 2015년 이후 처음으로 서울광장이 아닌 을지로 2가에서 열렸다. 지방자치단체인 서울특별시가 퀴어조직위의 서울광장 사용을 불허하는 대신 기독교계 시티에스(CTS) 문화재단이 같은 날 열겠다고 신고한 '청소년 청년을 위한 회복콘서트'의 서울광장 사용을 승인했기 때문이다. 매년 퀴어축제가 열리는 가운데 서울특별시의 서울광장 사용 불허는 동성애자를 비롯한 성소수자에 대한 반대한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책 <키스하는 언니들>은 성소수자에 대한 반대가 매우 높은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12명에 대한 이야기다. 김보미 저자도 퀴어로서 12명의 퀴어를 인터뷰해 각자의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자신의 성적 정체성에 관한 혼란이 있었던 이야기, 자신이 처음 커밍아웃을 하게 된 내용, 그리고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차별받았던 내용 등을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책에서 가장 감명 깊게 읽었던 내용이다. 자신은 어머니가 충격을 받을까봐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것을 말 못하고 있었으나 어머니는 이미 10년 전에 눈치를 채시고 딸이 말할 때까지 기다렸다는 내용이다. 딸도 어머니에게 말 못하는 고통을 10년 간 겪었고, 어머니도 말 못하는 딸을 기다리며 이해하느라 10년을 겪었으니 모두 힘들었던 시간이었을 것이다. 그 시간을 이겨내고 소원해진 부모와의 관계가 해소가 되었다는데,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이 정말 멋졌다.

아마 이 서평을 읽으면서 동성애를 혐오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혹시 애인이 있다면 스스로 한번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내가 이런저런 이유로 당신이 당신의 애인과 당신의 애인을 좋아하는 당신이 혐오스럽다고 이야기한다면 당신은 표현의 자유로 인정할 수 있겠는가? 혹은 스님이 불교는 살생을 금지한다는 이유로 오늘부터 육식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당신은 종교의 자유로 인정할 수 있겠는가?

책을 읽으면서 어떻게 하면 구체적으로 도울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아마 차별금지법 통과와 동성혼 합법화가 아마 그 시발점이 되지 않을까 싶다. 지금도 어딘가에 존재할 동성애자와 바이섹슈얼, 범성애자, 그리고 나를 비롯한 성소수자를 지지하는 비성소수자들에게 힘을 내라고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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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컨드 펭귄 - 불확실한 1인자보다 확실하게 살아남는 2인자의 성장 공식
임승현 지음 / 서사원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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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세컨드 펭귄>은 불확실한 1인자가 아닌 확실한 2인자를 위한 책이다. 저자 임승현은 전략 컨선턴트로 일하며 기업을 운영하는 리더가 아니라 리더 옆에서 기업을 운영하는 CSO로 일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기업 내 2인자보다 1인자만 기억하는 경향이 강하다. 저자도 이를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1인자의 경우 성공한다면 많은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지만 기업의 성패에 자신의 운명을 걸어야 한다. 즉 망한다면 모든 책임을 저야 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2인자인 경우 망하면 어느 정도 책임은 지겠지만 자신의 운명을 기업의 성패에 걸 필요는 없다. 그러므로 훨씬 안정적이므로 2인자가 1인자보다 낫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책은 3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퍼스트 펭귄의 도약', '세컨드 펭귄의 성장 공식', '세상 어디에도 없는 CSO의 비법 노트'로 구성되어 있다. 3부인 CSO는 데이터 분석 등 실무적인 내용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 이해하는 데 조금 어려움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인상깊었던 부분은 2부에서 자신의 커리어를 키울 수 있는지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각자의 영영과 전문성이 다르므로 조직 내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포지션을 차지하느냐에 따라 자신의 커리어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과 일정한 커리어를 쌓기 위해선 반드시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 마음에 와 닿았다. 커리어에도 선택과 집중, 그리고 1만시간의 법칙이 적용되며 이는 지키기 매우 어렵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잘 실현할 수 있는지 항상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잘못된 예시를 사용했다는 점이다. 저자는 장자의 포정우화로 분석을 설명하였는데 이는 잘못된 해석이다. 장자가 포정우화에서 강조하는 점은 천리에 따라 행하면 소와 일체가 되어 자신의 행하는 행위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즉 포정이 전설의 소잡이인 이유는 소를 잘 분석해서가 아니라 천리를 거스름 없이 막힘없이 행하기 때문이다. 분석은 대상을 보고 생각해야 하지만 포정은 생각하지 않으므로 잘못된 해석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숫자가 '2'이다. 그래서 스스로 대통령이 되기 보단 비선실세(?)가 더 되고 싶다고 친구들한테 농담조로 이야기한 기억이 있다. 2인자는 리스크가 낮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실력에 따라 큰 돈과 명예를 얻을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2인자로 어떻게 자신의 커리어를 키울 것인지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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넛지 경제학 - 후회 없는 선택을 위한 37가지 비밀
히라노 아쓰시 칼 지음, 임해성 옮김 / 서울경제신문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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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경제학 이론에 따라 움직인다면 모든 경제 문제에 대하여 정답이 존재할 것이다. 그러나 세상은 꼭 그렇게 흘러가지 않는다. 문재인 정부 때 부동산 정책 실패 사례가 대표적인 예이다. 수십 차례의 부동산 정책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집값은 끝을 모르고 올랐다. 문재인 정부 시절 관료들이 경제학 이론을 따르지 않았던 것이 아니다. 경제학 이론에 따른 정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정책에 실패한 이유가 무엇일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일반적으로 경제학은 합리적인 인간은 가정한다. 그러나 인간은 합리적이지 않다. 인간은 굉장히 감성적이다. 인간이 합리적이라면 전세계 기아 문제는 바로 해결될 것이다. 당장 최빈국에선 기아로 아이가 굶어 죽지만, 선진국에선 다이어트를 위해 헬스장에 사람이 가득하다. 합리적인 인간이라면 굳이 필요 이상의 칼로리를 섭취하고 운동을 하지 않을 것이다.


책 <넛지 경제학>은 비합리적인 인간을 대상으로 한 경제학이다. 즉 합리적인 인간을 전제로 한 것이 아니라 비합리적인 인간을 전제로 한다. 이를 행동경제학이라고 부르는데, 책은 각 분야에서 활욯할 수 있는 행동경제학 이론을 설명해준다. 비즈니스와 인간관계, 그리고 금융생활과 일상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행동경제학을 그림과 간단한 설명을 통해 보여준다.

책은 37개의 질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의 첫 페이지는 문제와 보기로 시작한다. 그래서 독자로 하여금 먼저 관련된 상황을 먼저 생각해보게 한다. 이는 행동경제학이 기존의 경제학 내용과 다르게 행동하는 인간의 행동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모든 질문에 관려된 예시를 그림으로 간단하게 보여줘 이해하기 쉽게 해준다.


행동경제학은 비합리적인 인간을 전제로 한다. 이는 모든 인간의 행동이 같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 그러므로 책에서 이야기한 앵커링 효과나 확증 편향 등도 모두에게 적용되지 않을 수도 있다. 책을 읽어가면서 자신은 어떻게 행동하고 있고, 앞으로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좋을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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