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하는 언니들 - 12명의 퀴어가 소개하는 제법 번듯한 미래, 김보미 인터뷰집
김보미 지음 / 디플롯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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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서울퀴어축제는 2015년 이후 처음으로 서울광장이 아닌 을지로 2가에서 열렸다. 지방자치단체인 서울특별시가 퀴어조직위의 서울광장 사용을 불허하는 대신 기독교계 시티에스(CTS) 문화재단이 같은 날 열겠다고 신고한 '청소년 청년을 위한 회복콘서트'의 서울광장 사용을 승인했기 때문이다. 매년 퀴어축제가 열리는 가운데 서울특별시의 서울광장 사용 불허는 동성애자를 비롯한 성소수자에 대한 반대한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책 <키스하는 언니들>은 성소수자에 대한 반대가 매우 높은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12명에 대한 이야기다. 김보미 저자도 퀴어로서 12명의 퀴어를 인터뷰해 각자의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자신의 성적 정체성에 관한 혼란이 있었던 이야기, 자신이 처음 커밍아웃을 하게 된 내용, 그리고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차별받았던 내용 등을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책에서 가장 감명 깊게 읽었던 내용이다. 자신은 어머니가 충격을 받을까봐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것을 말 못하고 있었으나 어머니는 이미 10년 전에 눈치를 채시고 딸이 말할 때까지 기다렸다는 내용이다. 딸도 어머니에게 말 못하는 고통을 10년 간 겪었고, 어머니도 말 못하는 딸을 기다리며 이해하느라 10년을 겪었으니 모두 힘들었던 시간이었을 것이다. 그 시간을 이겨내고 소원해진 부모와의 관계가 해소가 되었다는데,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이 정말 멋졌다.

아마 이 서평을 읽으면서 동성애를 혐오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혹시 애인이 있다면 스스로 한번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내가 이런저런 이유로 당신이 당신의 애인과 당신의 애인을 좋아하는 당신이 혐오스럽다고 이야기한다면 당신은 표현의 자유로 인정할 수 있겠는가? 혹은 스님이 불교는 살생을 금지한다는 이유로 오늘부터 육식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당신은 종교의 자유로 인정할 수 있겠는가?

책을 읽으면서 어떻게 하면 구체적으로 도울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아마 차별금지법 통과와 동성혼 합법화가 아마 그 시발점이 되지 않을까 싶다. 지금도 어딘가에 존재할 동성애자와 바이섹슈얼, 범성애자, 그리고 나를 비롯한 성소수자를 지지하는 비성소수자들에게 힘을 내라고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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