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도 지혜가 필요하다 - 노화와 질병 사이에서 품격을 지키는 법
헨리 마시 지음, 이현주 옮김 / 더퀘스트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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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소크라테스가 "악법도 법이다"라고 외치며 탈옥을 하지 않고 독배를 마셨다고 알고 있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소크라테스는 "법이 정의롭지 않다고 해서 그것을 지키지 않는 것은 옳지 않다"라고 하며 독배를 마셨다. 이 부분에 대하여 자신의 옮음을 위하여 죽음을 불사한 소크라테스로 해석하는 사람이 있다. 나는 조금 다르다. 그 당시 죽음은 무서운 것이 아니라 육체에서 벗어난 진정한 철학의 완성이었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옳았다는 신념으로 철학이 완성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탈옥을 하지 않은 것이 아닐까 싶다.

서론이 길었으나 결국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바로 '죽음'이다. 우리는 흔히 '죽음'을 굉장히 부정적인 것이라고 받아들이며 나이가 들면 준비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근데 죽음은 나이를 가리지 않는다. 당장 갓난아기도 죽는데, 20대라고 죽음이 날 피해갈 리 없다. 근데 우리는 죽음을 꺼려하며 항상 뒤로 미룬다. 책 <죽음에도 지혜가 필요하다>은 우리는 죽음을 어떻게 생각할 것이며, 어떻게 대할 것인지 생각하게 만든다.

저자인 헨리 마시는 신경외과 의사였다. 그래서 목숨을 건 많은 수술을 하였고, 죽음과 삶을 많이 만나보았다, 그리고 70대인 헨리 마시는 전립선암이라는 진단명을 받고 항상 자신이 대했던 환자로서 항상 자신이었던 의사 앞에 섰다. 그리고 환자로서 받아들이는 부정의 감정, 비관의 감정, 그리고 성공적인 수술 이후 행복의 감정을 모두 느끼게 된다.

이 책은 나로 하여금 쉽게 경험하지 못한 두 가지 관점을 제시한다. 첫 번째는 의사의 관점이다. 의사였던 저자는 의사의 말을 이해하는 동시에 환자로서 느끼는 두려움을 갖는다. 의사는 불확실하게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것을 알면서도 확실한 대답을 듣고 싶어하는 의사였던 환자의 감정이 복잡하고 미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두 번재는 70대의 관점이다. 20대인 나로서 만약 지금 시한부 판정을 받게 된다면 위의 저자의 생각처럼 몇 년 더 좋은 삶을 사는 것으로 만족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아마 저자가 새내기 의사였을 때 죽었던 20대의 다니엘처럼 창밖을 보면 "왜 저 사람은 살고 나는 죽어야 하는가"라는 문장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을 것 같다는 감정이 들었다.

현재 평균 기대 수명은 남성을 기준으로 80세이다. 그리고 이 기준은 의료기술의 발달로 점점 높아질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아마 100세가 될 것이고, 다음 세대는 150세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렇지만 단순히 오래산다고 중요한 것이 아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도 굉장히 중요하다. 그리고 이 질문은 어떻게 죽을 것인가라는 문장과 똑같은 의미를 지닌다. 삶은 죽는 과정이며 연습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죽음은 언제나 함께하고 있고, 자신의 죽음은 어땠으면 좋겠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오히려 죽음에 대한 생각이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 지혜를 제공하지 않을까라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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