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소설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2월
평점 :
절판


역시 가네시로 가즈키의 작품.

그의 작품은 두껍지도 길지도 않아서
아껴서 읽으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순식간에 읽게 된다.


이 희망주의자가...
이 씩씩한 작가가 언제나 말하고자 하는 것은

사랑이다.

그 중에서도 연애.


물론 <플라이 대디 플라이>처럼
가족을 지키기 위한 사랑이 나오기도 하지만

그 사랑을 지키기 위해 주인공인 47살의 남자가
도움을 받는 것은 피끓는 청춘의 17살 고등학생들이다.


"이것은 나의 연애 이야기이다."
라는 간결하고 명확한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 소설의
사랑 이야기들은 너무나...아름답다.


아름다운 것은 사랑이고,
사랑은 아름답고,


나 역시 아직 사랑을 할 희망이 있는 사람이기에,
나 또한 아름답다.


일본에서 조총련 계통의 재일교포 한국인으로 태어나고
자라났다가 아버지의 전향으로 조총련에서도 왕따,
일본 사회에서도 언제나 마이너리티였던 이 작가는

어쩌면 이토록 유머러스하고 유쾌한 사고를 할 수 있을까.


그는 정말 무적이다.
세상에서 가장 강하고 아름다운 사람이다.

이런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독자인 것이 행복하다.
난 스스로 이 작가를 발견했고,
이렇듯 좋아하게 되었으니까...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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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푸 허슬 - Kung Fu Hustle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주성치가 콜롬비아 트라이스타를 만났을 때...

세인들이 유치하다 비웃던 오바는
특수효과 테크놀로지의 첨단을 보여주고,

세인들이 패러디라고 얕보던 익숙함은
제작, 각본, 감독, 주연을 겸한 소신있는 사람이
자신의 취향을 작품속에 반영하거나
특정 영화나 영화인에게 존경을 바치기 위한 오마주로 승화된다.

무술, 쿵푸를 잘하고 싶던,
고수가 되고자 했던 소망을 품었던 소년은
거대한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

소년은 연예인이 되었고,
영화계에 뛰어들어서는 코미디언이 되었다.
소년의 친구는 독특한 분위기와 우울한 눈빛으로
칸느와 부산을 오가는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지만
소년의 능력으로 얻은 것은 단지 부와 인기뿐이었다.

진짜 무술인이었던 이소룡을 동경했지만,
이소룡도, 이연걸도, 스티븐 시걸도 되지 못했던
영원한 소년 주성치,
그는 소년이었기에 성룡도 되지 못했다.
성룡은 코미디와 액션, 무술을 절묘하게 조화시켰지만
귀여운 사악함이 엿보이는 매력적인 악동보다는
정의를 위해(서만) 최선을 다해 싸우며
명분 때문에 예쁜 여자에게조차 껄떡거리지 못하는
경찰이 딱, 제일 잘 어울리는 성룡의 도덕스러운 면은
주성치가 품고 있는 소년에게 진짜 닭살이었다.

소년은 무조건 착하지 않았다.
ㅋㅋㅋ 그게 더 어울렸고, 당연했다.





영원한 피터팬 주성치,
주름을 잊고 정지된 시간 속을 사는 소년은
그렇게 어른들의 세상 속에서
거대한 자본이 오고가는 살벌하고 삭막한 세상 속에서
단 한번도 자신의 꿈을 저버리거나 잊지도 잃지도 않았고
놀랍게도 20년밖에 걸리지 않아 자신만의 네버랜드를 완성했다.


그 소년의 감수성과 악동스러움을 잃지 않음에
나는 주성치의 소년을 사랑한다.
예쁜 여자에게 약하디 약하면서도
자신이 잘 생겼음을 절대 강조하는 모습이
하나도 안 밉살스러울 뿐더러 아주 예뻐 죽을 지경이다. ㅋㅋㅋ



그나저나 나도 무술 좀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다섯 손가락을 펴고 가만히 손바닥을 펴면
왠지 장품이 뻗어나가는 여래신장을 펼칠 것 같다. ㅋㅋㅋ


막대사탕과 여래신장.


이 영화는 언제나처럼
주성치의 연애 이야기와 인생성공담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수영장이 달린 커다란 집이 아니라...
엉덩이가 훤히 드러나는 옷을 입고 콧물을 질질 흘리는
아이들이 잔뜩 오고가는 누추한 거리 한복판에 자리잡은
세상에게 가장 달콤한 사탕가게....


성치님, 사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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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1 세계신화총서 6
쑤퉁 지음, 김은신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쑤통이라는 중국 작가가 있다.

잘 모르는 사람인데 어쩌다 그의 책을 우르르 빌렸다.

빌리다보니 공리 주연, 장예모 감독의 영화 <홍등>의 원작

<처첩성군>을 쓴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남자인데 여자들 이야기를 주로 쓴다.

 

작가에 대한 지식과 정보가 전무하다보니

역자 후기를 읽어가며 책을 골랐다.

<눈물>은 눈물로 만리장성을 무너뜨린 '맹강녀' 신화를

쑤통의 상상력으로 재해석한 소설이라고 했다.

 

아마도 가슴뭉클하고 절절한 사랑이야기겠거니 맘대로 상상하고

마음잡고 읽다가 진짜 가슴이 답답해서 죽을 뻔했다.

뭐, 이런 작가가 다 있을까....

아무리 기원전 진나라 시대라고 해도 그렇지...

힘없고 가난한 백성은 도대체 어디까지 사악해질 수 있으며

어떻게 사악함이 사악함인지조차 모를 수 있을까...

 

이 책은 영국 캐논게이트 출판사가 기획하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영국, 프랑스, 일본, 중국, 러시아, 미국 등

전 세계 33개국의 저명한 출판사가 참여하고 있는

<세계신화총서>에 중국 대표작가로 선정되어

집필한 작품이라고 한다. (출처 : 예스24)

2005년 프랑크푸르트 국제 도서전에서 전세계 30개국 동시출간을

목표로 전세계의 신화를 각국의 유명작가들이 재해석해서

시리즈로 출간한다는 프로젝트인데 총 분량이 100권 예정이란다.

 

이것도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몇 안되는 포스팅을

검색해가며 얻은 내용들이다.

 

 

이야기꾼이라는 소개에 낚여(;;) 기대하던 로맨스는

하나도 등장하지 않는 힘든 소설을 간신히 꾸역꾸역 읽었다.

주인공은 끝까지 행복해지지도, 편안해지지도 않는다.

그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고생고생을 하고 또 하지만

그저 팔자려니 생각하고 복수 한 번 하지 않는다.

주인공이 그토록 만나고자 하는 남편은 끝내 등장하지도 않는다;;

읽다보면 통쾌함도 없고, 뭉클함도 없이

그저 먹먹한 짜증이 밀려온다.

 

먼저 만리장성에 노역하러 끌려간 남편을 찾으러 가겠다는

주인공 비누(벽노)를 향한 마을 사람들의 괴롭힘이 그 첫번째다.

남편을 찾으러 가겠다는 비누가 미쳤다며 냉대하는 사람들은

매일 비누의 집에서 비누가 부쳐주는 호박전을 먹고

돌아가면서 침을 뱉는다. 그래야 비누가 주는 음식을 먹어도

탈이 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조롱박이 환생하여 태어난 비누는

고향을 떠나면 죽는다는 예언을 무녀들로부터 듣지만

남편을 찾기 위해 말을 찾으러 다니지만 끝내 찾지 못한다.

힘들게 돌아온 비누는 자신의 집에서 바가지가 사라진 것을

알고 바가지가 어디 갔냐고 묻자 돼지치는 사람이 가져갔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할 수 없이 체념하고 나서 집을 나갈 때

5개였던 호박이 3개밖에 남지 않은 것을 알고

호박이 왜 줄었냐고 묻자 이번에는

"너는 곧 남편찾으러 갈텐데 호박이 줄은들 무슨 상관이냐"는

말을 듣는다. 비누는 이 말에 대꾸하지 않고 집을 떠난다;;;

 

그리고 이번에는 길에서 죽을 팔자인 자신의 분신인

하나남은 조롱박을 잘 묻은 뒤에 남편을 찾으러 가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그녀 곁을 따라온 조카는 고모가 미쳤다며 조롱박을

묻는 곳마다 따라다니며 마을 사람들에게 위치를 가르쳐준다;;;

 

길은 나선 후에는 다른 마을에 도착한 비누가

자신이 북촌에서 왔다며 만리장성까지 가는 길을 묻자

수레 끄는 남자는 도촌에서 온 여자라며 비누를 위협한다.

북촌에서 왔다고 수십번을 말해도 막무가내로 우긴다.

 

중국 영화에서 보면 이렇게 우기는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되는데

그때마다 코미디 코드겠거니 하고 웃었는데 이쯤 되자

정말 두려움이 다 밀려왔다;;;

 

비누에 대한 괴롭힘은 이제 어린아이들에게까지 이어지고,

비누는 자신을 팔아넘기려는 남자아이들에 의해 나무에 묶인다.

자신이 죽을 때가 되었음을 알고 목에 조롱박을 건 아이에게

자신의 무덤지기가 되어달라고 사정사정하여 부탁한다.

아이는 욕지기를 하며 땅을 파지만

비누는 조금 더 양지바른 곳에 묻히고 싶다고 말한다.

그러자 아이는 화를 내며 얼른 죽을 것이지

왜 죽겠다더니 안 죽냐며 짜증을 내고

결국 비누는 "죽는 게 내 마음대로 안돼는구나"하며 미안해한다.

그들이 시간을 지체하는 사이 땅 주인이 나타나서

자신의 땅에서 죽지 말라고 한다;;;;;;;;;;

 

진짜;;;;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주인공이라고 딱히 총명한 것도 아니오, 지혜로운 것도 아니오,

정의롭고 사랑스러운 것도 아니오, 당찬 것도 아니오,

딱히 착하지도, 의롭지도 그렇다고 멍청하지도 않다.

만나는 사람마다 저게 사람인가 싶을 정도로 매몰차질 않나;;;

 

근데 그게 또 사람사는 인생이라;;;

진짜 이 작가 때문에 짜증이 울컥울컥...

보아하니 다른 작품들도 만만치 않은 듯...

누군가의 말에 따르면

결코 설명해주지 않는, 친절하지 않은 작가, 란다.

 

어휴...이번에 빌린 10권의 책 중에 쑤통 책이 5권인데...

난 인제 어쩌라고...ㅠㅠ

 

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의 말에 따르면,

쑤통은 한국 근대 순수문학의 느낌을 간직한 작가란다.

<운수좋은날>이나 <탁류> 사이에 꽂혀 있어도

자연스러울 것 같은, 진짜 소설의 맛이 난단다.

아...나도 읽다보면 그 맛을 느낄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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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으로 가는 여자, 오른쪽으로 가는 남자 - Turn Left, Turn Right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비수아바 심보르스카_첫 눈에 빠진 사랑


그들은 둘 다 확신하고 있었다.
갑작스런 정열이 그들을 묶어주었음을.
그런 확실성은 아름답다.
그러나 불확실성은 더욱 아름답다.

그들은 만난 적이 없었기에,
그들 사이에 아무 것도 없었으리라 확신했다.
그러나 거리에서, 계단참에서, 복도에서 들었던 말들은

무엇이었을까?
아마도 수백만번 서로 스쳐지났을 지도 모른다.

그들에게 묻고자 하니,
정녕 기억하지 못하는가?
어느 회전문에서
얼굴이 마주쳤던 순간을?
군중 속에서 "미안합니다"라고 웅얼거렸던 소리를?
수화기 속에서 "전화 잘못 거셨는데요"라고

뚝뚝하게 흘러나오던 말을?
나는 대답을 알고 있으니,
그들은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들은 놀라게 되리라.
우연이 몇 년동안이나
그들을 희롱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운명이 되기에는
아직 준비를 갖추지 못해,
우연은 그들을 가까이 밀어넣기도 하고,

떨어뜨리기도 하였으며,
그들의 길을 방해하기도 하고
웃음이 터져나오는 것을 참으며
한 옆으로 비켜지나갔다.

그들은 읽지 못했으나,
징조와 신호는 있었다.
아마도 삼 년전,
어쩌면 바로 지난 화요일,
나뭇잎 하나 파드득거리며
한 사람의 어깨에서 또 한 사람의 어깨로 떨어지지 않았던가?
한 사람이 떨어뜨린 것을 다른 이가 줍기도 하였으니.
누가 알겠는가, 어쩌면 유년 시절 덤불 속으로
사라졌던 공일지도?

문손잡이와 초인종 위
한 사람이 이전에 스쳐갔던 자리를
다른 이가 스쳐가기도 했다.
맡겨놓은 여행가방이 나란히 서 있기도 했다.
어느 날 밤, 어쩌면, 같은 꿈에 들었다
아침이면 어지러이 깨어났을 지도 모른다.

모든 시작은
결국에는, 단지 속편일 뿐.
사건의 책들은
언제나 반쯤 열려 있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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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
아민 말루프 지음, 이원희 옮김 / 정신세계사 / 1996년 9월
평점 :
품절


2002년 초겨울 쯤에 읽은 책일 거다, <마니>는.
생각보다 재밌었다. 유럽...아마 프랑스 작가가 쓴 책이었던 듯.
지금은 기억이 아른거리는데 책상정리를 하다 옛날 노트에서
<마니>의 몇 구절을 적어놓은 것을 발견했다.
정리를 위해 노트는 버려야하지만, 일부러 적어놓은 구절까지
버리기 아쉬워...이렇게 내 게시판에 옮겨 놓기로 했다.
그럼 첫번째 구절부터 시작! ㅋ

1.
너한테 몇가지 감춘 것은 있어도 거짓말은 하지 않았어.
내가 자두나무에 핀 꽃을 보고 "저기 자두가 있네" 하고 말하면
그게 거짓말이라고 할 수 있니? 그것은 절대 거짓말이 아니야.
난 단지 계절의 진리를 앞서 말한 것 뿐이라고.


2.
음식을 두고 깨끗하니 깨끗하지 않으니 하고 말하는 것은
어리석음일 뿐입니다.
인간을 두고 깨끗하니 깨끗하지 않으니 하고 말하는 것 역시
어리석음일 뿐입니다.
존재하는 모든 창조물과 무든 인간에게는 빛과 어둠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3.
참은 참이고 거짓은 거짓이니
여러분의 의견이나 제 의견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4.
우주의 법칙은 율법학자로 구성된 위원회가 결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어려분이 어찌 우주의 법칙을 수정할 수 있겠습니까.


5.
저는 그분의 뜻에 질문하지 않습니다.
그분이 저를 선택하셨기 때문입니다.


신이 아닌 인간 마니의 이야기.
그러나 마니의 이름은 종교가 되었다.

마니는 어린시절 한 종교에 빠진 아버지에게 이끌려
속세와 동떨어진 채 그 집단 내에서, 강요당하며 살아야 했다.
종교적으로 비범한 인간이었기에 마니는 힘들었을 것이다.
마니의 아버지는 마침내 아들의 철학을 신봉하며 수행하는 사람이
되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마니에게는 인고의 시간이 필요했다.
마니는 그 시절을 잊지 않고 회상하며 어록을 남겼다.


그들 속에서 나는 지혜롭고 슬기롭게 대처하며 살았다.
나의 메시지는 동방세계와 사람이 살고있는
전세계의 구석구석까지 전해질 것이다.
나는 인류의 가슴에 영원히 남길 말을 하려고
바빌로니아에서 왔다.
나를 유심히 바라보고, 내 모습이 실증이 나도록 보아 두어라.
이 모습의 나를 다시는 보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니라.  

 

 

태초에 두개의 세계, 즉 빛의 세계와 어둠의 세계가
따로 떨어져 있었습니다.
빛의 정원에 있는 것들은 모두 지혜로운 것들이었고,
암흑의 정원에는 권력욕, 독재욕 같은 무지의 욕심이었습니다.
그러다가 별안간 두 세계의 경계 부근에서 엄청난 충돌이 일어났지요.
그리하여 빛의 조각들이 어둠의 조각들과 섞이면서
수만은 종류의 것들이 태어나게 되었습니다.
하늘, 물, 자연, 인간 등의 창조물은 이렇게 해서 생겨난 것입니다.
모든 존개 안에는 모든 사물과 마찬가지로 빛과 암흑이 함께
뒤섞여 있습니다. 여러분께서 깨무는 대추의 살은 여러분의 육신을
살찌우지만 달콤한 맛과 향기는 여러분의 정신을 살찌웁니다.
여러분 안에 있는 빛은 아름다움과 지식을 양식으로 삼고 있으니
그 점을 명심해서 육신을 살찌우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마십시오.
여러분의 감각은 아름다움을 보고, 만지고, 냄새맡고, 맛을 느끼고,
듣고 생각하기 위해서 있는 것입니다.
형제들이여, 여러분의 오감은 빛의 증류기이니
향기, 음악, 색깔에 경의를 표하고 악취, 악담, 더러움을
너그럽게 볼 수 있는 마음을 키우십시오.


역대 종교지도자들 중에서 드물게 마니에게는 여인이 있었다.
말씀을 전하기 위해 유랑하던 마니가 어떤 마을에서 보고
선택한 여인이었다. 그녀는 마니의 충실한 동반자가 되었다.
마니는 그녀의 머리를 매일 빗기고 땋아준다.
난 참 신기했다.   

 

 

 

마니가 설법을 할 때 아버지가 항상 그를 수행한다. 제자처럼.
다른 종교 지도자들과 판이하게 다른 마니의 삶.
하지만 이 부자 역시 어느 순간 갈등은 생긴다.
이때 마니와 아버지의 대화.

아버지가 말한다>

"내 살과 피에서 네가 나왔다는 것을 잊었느냐?"

마니의 대답>

"한 남자가 나의 아버지라며 나타나기에는 이제 너무 늦었습니다. 우리가 애초에 한 몸으로 시작된 것은 숙명이지만 이제는 당신이라도 제가 가는 길을 막는 장애물이 될 수는 없습니다"

대단히 명료한 대답이었다.
마니의 아버지는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한다.
언젠가 부모가 몹시 원망되는 날, 이 말을 외워두었던 적이 있다.
잊고 있었는데 마니의 대답은 여전히 번개보다 강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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