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피아노 - 철학자 김진영의 애도 일기
김진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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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진영 작가가 암 선고받은 2017년 7월부터 2018년 8월 임종하기 3일 전까지의 13개월을 글로 썼다.
죽음이 가까워지면 질수록 어떠한 생각을 갖게 되는지의 기록을 책으로 나타난다.

작가는 사적인 글로 책의 자격이 없다고 하였으나, 비슷하거나 또 다른 방식으로 존재의 위기에 처한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성찰과 위안의 독서가 될 수 있으리라 믿고 책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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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개월, 234개의 짧은 기록..
암 선고받은 7월에 가장 많은 글을 썼으며, 234번째 마지막 기록은... '내 마음은 편안하다.' 이다.

죽음이자 삶을 사랑에 비유했다.
그리고 살고 싶은 간절함이... 미련이... 아쉬움이... 남아있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 남아 있지만, 애써 침착하고 차분해지려는 것이 글에 보인다.

내게 일 년 밖에 남지 않았다면, 나는 생을 어떻게 마감할 것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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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1 어떻게 모든 것들을 지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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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4 살아 있는 동안은 삶이다. 내게는 이 삶에 성실한 책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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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4 모든 것이 꿈같다. 그런데 현실이다. 현실이란 깨지 않는 꿈인 걸까? 그사이에 지금 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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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29 불안과 근심은 늘 잘못된 생각의 과대망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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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78 이별의 행복, 그건 빈손의 행복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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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68 그래, 나는 사랑의 주체다. 사랑의 마음을 잃지 말 것. 그걸 늘 가슴에 꼭 간직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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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 - 개정판
양귀자 지음 / 쓰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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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딱 읽는 순간 이 책 뭐지? 이 작가 뭐지?

주인공 안진진.
그에게는 억척스럽게 집안을 꾸리는 시장 바닥에서 양말을 파는 엄마.
엄마와 일란성 쌍둥이로 부잣집으로 시집가서 우아한 삶을 살고 있는 이모.
세상 물정 모르는 철없는 동생 진모.
아버지라 불릴 자격도 없는 술 마시면 엄마를 때리고 한번 집을 나가면 일 년이고 이 년이고 들어오지 않는 아빠.
매일 정시 출근 정시 퇴근하는. 겉으로 보이는 아주 가정적인 가장, 남의 눈이 제일 중요한 이모부.
그런 이모와 이모부 밑에서 부족함 없이 자란 주리와 주혁이.
아 그리고, 모든 일은 계획대로 내 계획대로 움직여야 하는 질리는 스타일 나영석과 모든 걸 즉흥적으로 하는 끌리는 스타일 김장우.

엄마와 이모. 한낮 한 시 태어나 4월 1일 같은 날 결혼했지만…. 전혀 다른 삶을 사는 두 쌍둥이. 그중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안진진은..엄마의 살기 위한 억척스러움과 이모의 여유 있는 삶에서 나오는 우아함. 이 두 사람의 비교는 굉장히 서글프다. 환경이 만든 우리 엄마. 우리 엄마가 이모였으면... 엄마도 이모가 얼마나 부러울까?
개 같은 남편에, 자식들 먹여 살리느라 고생하는 엄마가 책을 보는 내내 안쓰럽다.

정작 이모는 엄마를 부러워하며 결국.... (스포할 수 없으니..) .
김장우와 나영석의 두 남자를 놓고 저울질하는 안진진. 끌리는 가난한 남자 김장우. 1부터 10까지 모든 걸 준비하고 계획하는 남자. 그래서 더욱 반감이 생기는 나영석. 김장우와 결혼하면 행복하지만, 엄마처럼 살 것이고, 나영석과 결혼하면 이모처럼 살 것이다. .
엄마와 이모.. 서로를 부러워하면서 살았다면, 그럼 나는 나영석과 결혼해서 경험해 보지 못한 삶을 살아보겠다고, 결심한다. 안진진으로서는 최선의 선택이라 할 수 있겠다.

주저리주저리 쓰고 있지만, 이 책 내가 2019년에 읽은 책 중에 단연 최고다.
책장인이 추천해준 책인데, 강추할 만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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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1 우리들은 남이 행복하지 않은 것은 당연하게 생각하고, 자기 자신이 행복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언제나 납득할 수 없어한다.
🔖p.106 사진은 정지된 하나의 순간이고, 인생은 끝없이 흘러가는 순간순간들의 집합체인 것을. 멈춰놓고 들여다볼 수 있는 게 아닌 것을..
🔖p.127 사람들은 작은 상처는 오래 간직하고 큰 은혜는 얼른 망각해버린다. 상처는 꼭 받아야 할 짓이라고 생각하고 은혜는 꼭 돌려주지 않아도 될 빚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생의 장부책 계산을 그렇게 한다.
🔖p.188 나의 불행에 위로가 되는 것은 타인의 불행뿐이다. 그것이 인간이다. 억울하다는 생각만 줄일 수 있다면 불행의 극복은 의외로 쉽다.
🔖p.277 너무 특별한 사랑은 위험한 법이다. 너무 특별한 사랑을 감당할 수 없어서 그만 다른 길로 달아나버린 내 아버지처럼.
🔖p.281 너무 빠르게도, 너무 늦게도 내게 오지 마. 내 마지막 모습이 흉하거든 네가 수정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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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가 혼자에게 (Iceland Edition) - 10만 부 기념 특별 한정판
이병률 지음 / 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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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집이지만, 시집을 읽은 기분이다.
<바다는 잘 있습니다>라는 시집보다 더 시집 같은 책이다.
시를 쓰고
산문을 쓰고
사진을 찍는다.
술을 마시고
식물을 기르고
사랑을 한다.

로 시작하는 이 책의 저자는 혼자라서 더 멋있다. 책 중간중간 있는 사진도 너무 예쁘다.
후딱 읽을 수 없는, 조용한 곳에서 혼자 읽으면 느낌이 배로 오는 책이다.

추천 도서다. .
🔖p.16 인생의 파도를 만드는 사람은 나 자신이다. 보통의 사람은 남이 만든 파도에 몸을 싣지만, 특별한 사람은 내가 만든 파도에 다른 많은 사람들을 태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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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03 당신이 어느 바닷가에서 주워온 조개껍데기 하나 남기는 것 없다 하더라도 누군가 당신을 떠올릴 때 슬픔 대신 어느 믿음직한 나무 한 그루를 떠올릴 수 있게 되기를 바라고 나는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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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25 자면서도 길을 잃지 않기 위해 머리맡에 불 하나를 켜두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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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70 어쩔 수 없는 것들은 어쩔 수 없는 대로 그만큼의 사랑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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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33 그런 형편의 사람이라고 한들 사랑이 필요하지 않은 것은 아닐 터인데 그들은 그렇게 거리를 두고 사랑을 하고 있다. 그 또한 사랑인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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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 만한 인간 - 개정증보판
박정민 지음 / 상상출판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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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보통 사람들이 살 법한 인생을
보통 사람들도 쓸 법한 문장으로 적은 종이뭉치. - p.309

박정민 배우가 작가로 글을 쓰며, 마지막에 한 말이다.

프로 같은 작가의 글 솜씨보다는 글 잘~ 쓰는 센스 있는 옆에 친구가 쓴 일기장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다.
박정민 배우의 목소리를 알고 있기에, 육성 지원이 되는 글들이 많아서 너무 웃기고, 후딱 읽히는 글들이 많다.

이병헌과 같이 찍은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 영화를 보고 거기서 피아노를 직접 쳤다는 글을 어디서 본 적 있다. 자폐아 연기도 잘 하고 엄청 노력하는 사람이겠구나 싶었는데, 심지어 글도 쓴다. (맘에 쏙 들기 시작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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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찍은 <동주>와 <변산>도 보고 싶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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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8 너 같은 놈 많이 봤어. 발 좀 담그는 척하다가 다 없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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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7 당신의 평생에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여행을 단 한 번이라도 하시길 진심으로 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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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97 당신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강하다고. 그리고 나도 생각보다 강한 사람이더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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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49 어떻게 개를 사랑해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은 있지만, 어떻게 사람을 . 사랑해야 하는지 모르는 개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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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77 문학은 사실이 아니지만 그 어떤 사실보다 진실에 가깝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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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콘느 2020-09-10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별을 세개 주셨네요^^; 도서평과 별갯수가 안맞는것 같아요.
 
선량한 차별주의자 (리커버)
김지혜 지음 / 창비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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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김지혜는 어떤 혐오 표현 토론 강연에서 “결정장애”라는 말을 쓰고 강연이 끝난 후, 참석자로부터 그 말이 장애인 비하 발언이라는 것으로 글이 시작된다.
이렇게 전혀 생각하지 못한 채로 일상생활을 하는 우리 선량한 차별주의자들에 대한 글이다. .
“제가 결정장애가 있어서….”
“너 이제 한국 사람 다 됐다.”
“너 얼굴 왜 이렇게 탔어. 동남아 사람 같아”
등등 이런 것들이 전부 차별적인 단어라는 것이다.
근데 나는 보는 내내 답답하고, 불편하고, 동의할 수 없는 글투성이다.

일단 처음 시작과 동시에 고인이 된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의 예시가 나온다. 여성의 차별이라는 것에 맞서 남성의 역차별과 부당함에 목소리를 내던 성재기를 나는 참으로 좋아했다. 그 사람이 말한 야동에 관한 토론을 한번 보면 동의하는 사람이 분명 있을 것이다.

링크 https://tv.naver.com/v/2941167 .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라는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명언이 이 작가는 상대를 배려하지 않고 내 마음대로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한다. 당신을 잘해준다면 그건 나의 호의일 뿐 당신의 권리는 아니라고 관계를 설정함으로써 무례함을 정당화시킨다고 말한다. 왜? WHY??? 도대체 동의할 수 없는 글이다.

또 다른 예를 들면, 평창동계올림픽 때 19명의 외국인 선수를 귀화시켰다. 그리고 몽골 국적의 7살 때부터 한국에 살아오다 17년 불법 체류자로 살다가 폭력으로 인한 경찰 조사를 받던 중 불법 체류자인 것이 확인되어 강제 추방되었다. 작가는 19명의 외국인 국화가 10년을 산 불법 체류자로 살다가 강제추방 당하는 사람보다 더 쉽게 국적을 취득한다는 취지로 글을 썼다.
이게 비교가 되는 예인가 싶다. .
장강명 작가와 김지혜 작가를 비교하게된다. 장강명 작가는 사회 이슈 글을 쓸 때 중립적 위치에서 글을 쓴다. 하지만 김지혜 작가는 한쪽에 치우쳐서 글을 쓴 것 같다는 생각을 글 읽는 내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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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굴의 의지로 온갖 관문을 뚫고’ 정규직이 된 사람과 vs ‘훨씬 적은 노력으로 쉽게’ 비정규직이 된 사람이 어떤 게 같은 대우를 받느냐, 또는 비정규직으로 들어와 정규직 전환이 되는 문제이다.
물론 정규직으로 입사한 사람은 불만이 있을 수 있지만, 포커스를 살짝 바꾸면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같은 일을 하고 똑같은 생산성을 낸다면 조금 문제는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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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수준별 학급 편성’이라고 지금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특반, 평반이 있다. 그럼 이것이 문제인가? 수준별로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문제인가? 아니면 이것 때문에 생기는 평반을 무시하는 교사들의 태도, 학생들의 태도, 한쪽으로 쏠리는 혜택.. 이런 것들이 문제 아닌가? 수준별 학급 편성 자체가 문제는 아니지 않나? 싶다.

아주 예전에는 남녀화장실이 공용이었다. 하지만 성추행, 성범죄 때문에 남자와 여자는 화장실이 구분되어야 한다. 그래서 남자, 여자 화장실이 구분되었다. 하지만 남, 여 화장실만 있는 것이 불평등하다. 장애인들이 사용하기 적합지 않아서이다. 그래서 장애인 전용 화장실을 만들었다. 이것도 불평등이다. 장애인도 남자와 여자가 구분되어야 한다. 그래서 남자, 여자, 장애인 남자, 장애인 여자 화장실이 있는 것이 평등하다. 자 그러면, 이제는 성소수자들이 목소리 냈다. 인터섹스인이나 트랜스젠더는 대체 어디를 써야 하나? 성소수자 화장실이 없는 건 평등하지 않다, 모두가 평등하려면 성소수자가 쓸 수 있게 남녀공용으로 화장실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생각한 ‘모두를 위한 화장실’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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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을 낼 수 있는가? 보는 내내 답답하다. .
이건 좀 다른 이야기일수도 있지만, 남자 화장실에 있는 소변기+좌변기가 여자 화장실보다 많이 설치된 것은 불평등이다. 그러니 남자 화장실에 설치되어있는 소변기를 철거해서 숫자를 맞춰야 평등하다. (맞아? 이게 맞는 논리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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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궁금한건데... 마트에 있는 여성전용주차장 (이건 지하철에 있는 임산부 배려하는 좌석과는 다른 거다.) .
여성분들은 이걸 보면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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