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순 - 개정판
양귀자 지음 / 쓰다 / 2013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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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딱 읽는 순간 이 책 뭐지? 이 작가 뭐지?

주인공 안진진.
그에게는 억척스럽게 집안을 꾸리는 시장 바닥에서 양말을 파는 엄마.
엄마와 일란성 쌍둥이로 부잣집으로 시집가서 우아한 삶을 살고 있는 이모.
세상 물정 모르는 철없는 동생 진모.
아버지라 불릴 자격도 없는 술 마시면 엄마를 때리고 한번 집을 나가면 일 년이고 이 년이고 들어오지 않는 아빠.
매일 정시 출근 정시 퇴근하는. 겉으로 보이는 아주 가정적인 가장, 남의 눈이 제일 중요한 이모부.
그런 이모와 이모부 밑에서 부족함 없이 자란 주리와 주혁이.
아 그리고, 모든 일은 계획대로 내 계획대로 움직여야 하는 질리는 스타일 나영석과 모든 걸 즉흥적으로 하는 끌리는 스타일 김장우.

엄마와 이모. 한낮 한 시 태어나 4월 1일 같은 날 결혼했지만…. 전혀 다른 삶을 사는 두 쌍둥이. 그중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안진진은..엄마의 살기 위한 억척스러움과 이모의 여유 있는 삶에서 나오는 우아함. 이 두 사람의 비교는 굉장히 서글프다. 환경이 만든 우리 엄마. 우리 엄마가 이모였으면... 엄마도 이모가 얼마나 부러울까?
개 같은 남편에, 자식들 먹여 살리느라 고생하는 엄마가 책을 보는 내내 안쓰럽다.

정작 이모는 엄마를 부러워하며 결국.... (스포할 수 없으니..) .
김장우와 나영석의 두 남자를 놓고 저울질하는 안진진. 끌리는 가난한 남자 김장우. 1부터 10까지 모든 걸 준비하고 계획하는 남자. 그래서 더욱 반감이 생기는 나영석. 김장우와 결혼하면 행복하지만, 엄마처럼 살 것이고, 나영석과 결혼하면 이모처럼 살 것이다. .
엄마와 이모.. 서로를 부러워하면서 살았다면, 그럼 나는 나영석과 결혼해서 경험해 보지 못한 삶을 살아보겠다고, 결심한다. 안진진으로서는 최선의 선택이라 할 수 있겠다.

주저리주저리 쓰고 있지만, 이 책 내가 2019년에 읽은 책 중에 단연 최고다.
책장인이 추천해준 책인데, 강추할 만 하다. .
.
🔖p.21 우리들은 남이 행복하지 않은 것은 당연하게 생각하고, 자기 자신이 행복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언제나 납득할 수 없어한다.
🔖p.106 사진은 정지된 하나의 순간이고, 인생은 끝없이 흘러가는 순간순간들의 집합체인 것을. 멈춰놓고 들여다볼 수 있는 게 아닌 것을..
🔖p.127 사람들은 작은 상처는 오래 간직하고 큰 은혜는 얼른 망각해버린다. 상처는 꼭 받아야 할 짓이라고 생각하고 은혜는 꼭 돌려주지 않아도 될 빚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생의 장부책 계산을 그렇게 한다.
🔖p.188 나의 불행에 위로가 되는 것은 타인의 불행뿐이다. 그것이 인간이다. 억울하다는 생각만 줄일 수 있다면 불행의 극복은 의외로 쉽다.
🔖p.277 너무 특별한 사랑은 위험한 법이다. 너무 특별한 사랑을 감당할 수 없어서 그만 다른 길로 달아나버린 내 아버지처럼.
🔖p.281 너무 빠르게도, 너무 늦게도 내게 오지 마. 내 마지막 모습이 흉하거든 네가 수정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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