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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 - 온전한 나를 위한 혜민 스님의 따뜻한 응원
혜민 지음, 이응견 그림 / 수오서재 / 2016년 2월
평점 :
며칠간 심한 감기 몸살로, 또 지병의 악화로 너무 많이 아팠다. 누워있는데 입에서 시름시름 앓는 소리가 나도 모르게 새어나오고 아무리 두껍게 담요를 두르고 머리 끝까지 이불을 끌어올려 숨쉴 구멍조차 없이 싸매고 있어도 덜덜 떨리는 오한이 가시지가 않았다. 정말 죽을 것 같이 아픈데 책은 읽어야 겠고 매주 써올리는 리뷰도 써야겠었다.
그렇게 내 손에 잡힌 책은 혜민 스님의 4년 만의 신작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 이다.
혜민 스님의 책은 늘 내가 이런 순간에 나에게 온다.
4년전 읽었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도 그랬다. 몸도 마음도 많이 아파서 누구에게도 말 못하고 끙끙 앓을 때 그 때 기적처럼 나에게로 왔다.
2016년 새해에 들어 알게 모르게 마음 고생을 했었더랬다. 다른 사람을 미워하고 원망하는 감정은 좀처럼 잘 생기지 않았는데 올해엔 유난히 '미움'이란 감정과 '서운함'이라는 감정이 마음 속에 깊이 생겨 아무리 기도를 해도 그 때 뿐 가시지가 않아 괴로웠다.
"우리는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어도 온전하게 사랑할 수는 있습니다."
"우리의 삶을 들여다보면 완벽하지 않은 문제투성이로 가득한 듯 보입니다. (중간 생략)
하지만 이런 완벽하지 않은 것들로 가득한 세상 속에 살고 있다 하더라도 우리는 그들에 대한 사랑마저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조소와 미움만으로 이생을 살아가기엔 우리 삶이 너무도 소중합니다. 또한 우리 안에는 완벽하지 못한 부분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부족한 부분을 따스하게 바라보는 자비한 시선도 함께 있습니다. 마치 엄마가 하나밖에 없는 내 아이를 지켜보는 것처럼 사랑의 눈빛으로 나를 수용하고 바라보는 따뜻함이 우리 내면에 존재하지요."
- 〈들어가며〉, 사랑은 이해를 초월합니다
책은 서문에서부터 이미 그 메시지가 다 전달되었다 할 정도로 나에게는 크게 다가왔다. 내가 두어달 동안 힘들어했던 그것의 해답이었다. 아니 이미 이 책은 그 제목에서부터 나 뿐만 아니라 마음이 힘든 모든 독자들에게 치유의 힘을 전해준다.
우리는 완벽하지 않기에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고 , 또 움츠려 들고 , 후회하고 , 또 불안해 하고 혼란스러워한다. 그런 우리들에게 혜민 스님은 '나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 에 대해, '가족을 비롯한 다른 이들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마음'에 대해, '불완전하고 모순적인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 이야기한다.
책은
나 자신을 돌보는 메시지인 '자애' 편으로 시작하여 관계, 공감, 용기, 가족, 치유에 이어 '고요 속에 깨어 있는 마음'인 '본성'과 '내가 나임을 허락하는 시간'인 '수용' 대한 주제까지 총 8장으로 구성된다.
다른 사람 눈치만, 시선만 신경쓰지 말며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 조용히 귀기울일 것을 말하며, 서운한 감정이나 용서하기 힘든 사람 때문에 고통받는 이들에게도, 실패와 죄절은 겪은 후 용기를 필요로 하고 마음의 치유가 필요한 이들에게 혜민 스님 특유의 온화하고 따뜻하고 다정하며 친절한 화법으로 많은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독자들이 인생 길목에서 맞닥뜨린 문제에 대해 혜민 스님에게 구하고자 하는 해답과 지혜의 내용이 실려 있기도 하고 또, 일상의 삶에서 음미하고 되뇌여 볼 수 있는 짧은 잠언들이 가득 실려 있어 몇 번 씩 읊조려 읽어보게 한다.
완벽하지 않기에 더욱더 사랑해야 함을, 더 많이 안아 주어야 함을. 나 자신도. 그리고 타인도.
경직된 종교인의 설교가 아닌 종파를 초월한 혜민 스님 의 따스한 인품과 사랑이 격려와 위로를 느끼게 하는 책이 었다.
"지금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
행복해지시길, 건강해지시길, 편안해지시길.
어디를 가시든 항상 보호받으시길.
자신의 존귀함을 잊지 않으시길."
책을 여는 첫 장의 혜민 스님의 말씀에 부끄럽게도 처음부터 눈물이 왈칵 쏟아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