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4 - 1부 4권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마로니에북스) 4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1부의 마지막 권이다. 네 권에 걸친 10년 간의 하동 평사리 최참판댁과 그 소작민들의 이야기는 이제 4권을 끝으로 '간도' 로 그 무대가 옮겨지게 된다. 많은 이들의 삶의 터전이었던 그 땅을 떠나 새로운 정세에 접어든 시기에 새롭게 출발해야하는 그들에게는 또 어떠한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1부 4권의 주된 사건은 인물을 중심으로 몇가지 추려본다.

•을사조약 체결
•김훈장 의병의 길로 들어섬
•조준구 최참판댁 재산차지, 친일함.
•수동(서희의 심복?) 의 죽음
•삼수- 조준구 밑에서 힘을 가지나 결국 죽게됨.
•윤보 - 마을에서 의병대 조직하나 결국 죽음.
•용이, 월선, 서희, 길상 등 간도로 떠남.
•길상을 마음에 품고 있던 봉순은 간도로 떠나지 않음.


4권에서는 큰 역사적 사건이 배경에 있다. 을사조약의 체결이 그것이다.

평사리 동네에서 마을의 어른이자 지식인에 속하는 김훈장은 이미 아내와 아들을 잃은터라 자신의 대를 잇고 선현봉사할 수 있는 양자를 구해 장가를 보내게 된다. 이제 자신의 임무는 다했다 하던차에 을사조약이 일어나게 되고 , 자신의 형편없는 처지와는 달리 곧게 지키고 있던 그 선비 정신으로 분개하며 홀연히 일어나 의병이 된다.

" 부끄럽소! 부끄럽소! 참으로 부끄럽소이다. 나라 없는데 내 영화가 어디 있으며 가문이 무슨 소용이오. 밤 사이에 나라 넘겨주고 백성들 앞에 양반 놈들. 무슨 염치로 낯짝 쳐들고 다니겠소. 내 말이 그르오?" - 190쪽


윤씨 부인이 죽고 최참판댁에 눌러 앉은 조준구는 이제
최참판댁의 재산을 다 차지하고, 온갖 나쁜 짓을 저지르고 마을 소작인들에게도 인심을 잃는다. 거기에 친일파로 일본 세력까지 업게 되고... 자신의 곱추 아들 병수와 서희를 혼인시킬 계략까지 생각하고 있다.

뭐가 뛰니까 뭐도 뛴다고, 조준구 밑에서 그의 자잘한 일들을 처리해주며 힘을 키워나가던 최참판댁 종인 삼수는 동네에서 힘을 과시하고 젊은 처녀의 순결을 빼앗는 듯 나쁜 짓을 일삼기도 한다. 그러나 조준구가 서울서 데려온 하인들에게 밀리게 된다.

후에 마을에서 의병이 일어나서 최참판댁을 뒤집고 조준구를 찾을 때 조준구가 발각되지 않도록 했으나 결국 조준구에게 배신당하고 죽게 된다.

조준구를 등에 업고 자신이 권력을 쥔듯 마을을 들쑤시고 다닐 때는 정말이지 너무나 얄미웠는데 결국에는 조준구에게서 죽임을 당하다니... 허무하다.

이외에 조준구가 최참판댁을 삼키려고 하는 것에 끝까지 대적하며 서희를 지켜왔던 수동의 죽음과 또 마을에서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옳은 소리하며 신념을 굽히지 않아 의병을 일으켰던 목수 윤보의 죽음은 그 안타까움을 이루 다 말할 수가 없다.


자신에게 충성을 다했던 수동이 죽었음에도 눈 하나 깜짝 않는 서희. 오히려 그녀가 내뱉는 말은 소름이 오싹하다.

" 모조리 잡아가라지. 하지만 나는 안될걸. 우리집은 망하지 않아. 여긴 최씨. 최참판댁이야! 홍가 것도 조가 것도 아냐! 아니란 말이야! 만의 일이라도 그리 된다면 봉순아? 땅이든 집이든 다 물속에 처넣어버릴 테야. 알겠니? 난 그렇게 할 수 있어. 내 원한으로 불살라서 죽여버릴테야. 난 그렇게 할 수 있어. 찢어죽이고 말리어 죽일테야. 내가 받은 수모를 하난들 잊을 줄 아느냐?"
- 152쪽


이렇게 독기가 잔뜩 오른 서희가 한편으로는 안쓰럽다.
자신을 버리고 집안의 종과 도망가버린 어머니, 평소에도 살갑지 않았으나 비명횡사한 아버지 최치수에, 유일하게 그녀에게 버팀목이었을 할머니 윤씨 부인까지 모두 죽고, 이제는 조준구로 부터 자신의 집안과 자신을 지켜나가야 하니 어린 나이에 무섭기도 하고 또 그만큼 더 독하게 이를 악물어야 했을테니까 말이다.

이제 옆에서 늘 언니처럼 그녀를 보살펴주던 봉순이도 없이 평사리를 떠나 간도로 가게 된 서희는 앞으로 어찌될지 무척이나 염려가 된다.

봉순이의 마음속엔 길상이가 있었다. 그러나 길상이는 그런 봉순이의 마음을 알면서도 곁을 내주지 않는다. 길상이의 마음에 서희가 있는걸 알게 된 봉순이는 결국간도로 가는 길에서 합류하지 않고 남게 되는데...
아... 각각 다른 땅에서 이들의 운명은 어찌 될지...


을사조약으로 나라의 주권은 뺏기고, 그들의 삶의
터전인 토지 또한 뺏기고, 나라 잃은 설움으로 생소한 땅 간도로 쫓기듯 도망쳐 간 이들의 앞으로의 삶이 순탄치 않으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 한숨이 절로 나온다.

이제 새롭게 제2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한층 더 성숙해지고 독해질 서희의 모습과 함께 간 이들의 삶을 또 바쁘게 숨가쁘게 쫓아 가보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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