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수호천사 - 나의 공부와 인생을 성장시키는 7가지 열쇠
이범.홍은경 지음 / 다산지식하우스(다산북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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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2병이라고 했던가? 그 무섭다는 중2병이라는 말은 사춘기의 험난한 여정을 말해주는 한 단어일 것이다.
또, 이에 못지 않게 중2 자녀를 둔 부모들은 살얼음판을 걷듯 아이 대하기가 조심스럽고 심지어 눈치까지 볼 정도이니 이래 저래 '중2병' 은 부모와 자식 사이를 불편하게 만들 수 있는 요인이기도 하다.

이 책 <사춘기 수호 천사>에서는 이제 중학생이 된 주인공 현지가 초등학교 때와는 다른 교육 환경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와중에 예전과는 달라진 엄마의 지나친 공부에 대한 관심에 현지와 엄마 사이에 갈등이 생기고 또 오해도 생겨 둘 사이가 서먹해 진다. 그러다가 엄마의 가출(?)과 현지의 상담 솔루션을 계기로 하여 변화가 일어나고 사춘기의 위기를 훌륭히 극복해 내는 과정을 감동적이게 보여 준다.

이 책의 저자인 이범은 국내 최고의 교육평론가로 알려져 있다. 그런 그는 이 책을 통해 스토리텔링의 방식으로 교육 과열 경쟁 사회의 학생과 학부모의 모습을 보여주며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스토리 역시 청소년의 일상 생활에서 흔히 있을 법한 이야기이고, 이야기를 통해 내보이는 솔루션 역시 아이들에게 초점을 맞춘 것이라 부모님이 읽기에도 좋지만 그보다 청소년기의 아이들이 읽기에 부담없이 무난한 책이다.

스토리를 통해 다룬 내용은 아이들이 사춘기에 휘둘릴 수 있는 7가지 유혹 즉,
무절제한 낭비, 불규칙적인 생활과 게으름, 부모 의존성(자립심 부족), 외모 지상주의, 분노 조절, 지나친 컴퓨터와 휴대폰 사용 등이다.


저자가 많은 학부모와 아이들을 상담한 결과를 바탕으로 한 것인 데다가 교육 전문가로서의 전문성 또한 녹아 있기에 이 책의 내용은 단지 재미난 이야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춘기의 청소년과 부모 사이의 갈등을 좀 더 매끄럽게 해결할 수 있는 지침서적인 측면도 있다 하겠다.


책에서 등장 인물들이 계속적으로 입에 올리는 '페이스메이커' 라는 단어가 있다.
일반적으로 '페이스메이커' 란 중거리 이상의 달리기 경주나 자전거 경기 등에서 기준이 되는 속도를 만드는 선수를 일컫는다. 그러나 여기 책에서 의미하는 '페이스메이커'란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공부와 인생을 계획하고 그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수호천사 같은 존재를 뜻한다.
경쟁을 부추기는 사회에서 사교육에만 집중하는 학부모와 청소년들에게 진정한 공부란 무엇인지를 얘기해 주기 위한 것이라고 하겠다.

저자는 진정한 공부란 결코 '외형'이 아닌 마음, 즉 '내면' 으로 하는 것임을 강조하며 자기 스스로 해낼 수 있는 힘을 키울 것을 강조한다. 따라서 공부 계획과 시간 관리의 중요성 또한 이야기 한다.

나역시 사춘기 청소년기를 지나 왔고 또 내 아이 역시 머지 않은 미래에 겪을 일들이기에 조금 더 관심있게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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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의 집사 - 집사가 남몰래 기록한 부자들의 작은 습관 53
아라이 나오유키 지음, 김윤수 옮김 / 다산4.0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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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자산 500억 원 이상, 연 수입 50억 원 이상' 의 부호들을 고객으로 하며

그들에게 '집사 서비스' 제공하는 회사의 대표이사 사장인 저자가 쓴 책이 바로 이 책 <부자의 집사> 이다.


드라마나 영화에서나 볼 법한 '집사' 라는 역할을 맡은 사람이 하는 일은 과연 뭘까?

저자는 고객의 식사 준비,운전 기사 역할에서부터 재무와 스케줄 관리, 비지니스 자문에 이르기 까지
부자의 일거수일투족을 가까이에서 총괄적으로 책임지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가, 집사들이 그렇게 가까이에서 본 부자들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부자에 대한 선입견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고 한다.


부자의 곁에서 몰래 기록한 그들의 돈에 대한 철학과 사고 방식 53가지를 이 책에서 살펴 볼 수 있었다.

상습적 지각으로 회사에서 해고당한 회사원,
대학 수업료를 빼돌려 장사한 학생,
게임에 빠져 살던 은둔형 외톨이,
수년간 취업에 실패한 일류 대학 졸업생...


저자가 프롤로그에서 소개한 실제
사례의 주인공들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그런 그들이 거액의 자산의 부호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돈을 대하는 사고와 돈을 마주하는 자세가 공통적으로 일반인들과 다르다는 점이었다.


"운이나 기회는 누구에게나 찾아 오네. 하지만 많은 사람이 그 운을 놓치거나 평소에 운을 잡기 위한 준비를 하지 않지. 어떤 선택에도 리스크는 있게 마련이야. 그러니 굳은 각오와 결심이 필요해. 만약 부자가 되는 비결을 말하라면 '운을 붙잡고 놓치지 않는 힘', '평소의 철저한 준비', 그리고 '각오' 라고 말하고 싶네."
- P.18


1장에서 4장까지 기록한 '부자의 투자 비결, 소비 원칙, 인간관계, 금전 철학' 의 내용에서는

일반적으로 많이들 알고 있는 부자들의 습관에 대한 내용들과 더불어 다소 독특한 내용도 눈에 띄었다.


불에 타는 상품에는 절대 투자하지 않고,
은행 금리는 항상 흥정하며,
10원짜리 동전을 화폐가 아닌 알루미늄과 구리로 바라보고 상품으로서 모으는 자세 등은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쉽게 생각하지 못한 독특한 노하우라 할 수 있다.

또 반면에 누구나가 생각해도 이것은 가장 기본적이고 근본적인 진리라 생각할 수 있는 당연한 철학의 내용에서는 다시금 내 생활 습관이나 태도를 점검하게 되었다.


부자들은
'최고의 투자는 절약'이라는 철학으로
자산을 모으고 늘리는 것보다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일의 중요성을 말한다.

즉, 철저한 '금욕주의자' 의 면모를 보이기도 한다.


책을 읽으며 도대체 '부자' 의 정의가 무엇일까? 왜 사람들은 , 나는 부자가 되고 싶어 하는 것일까? 생각해 보는 시간도 있었다.


지금의 시대는 돈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시대이다. 돈으로 행복까지 살 수 있을 것 같은, 이념적으로, 도덕적으로, 관념적으로는 '아니다' 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결코 현실을 외면한 채 부인만은 하지 못한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그러나 부자들은 이미 돈의 화려함의 이면과 함정을 보아 왔고 또 그 공허함을 알고 있었다.


"돈의 굴레에서 해방되어 풍요로운 인생을 사는 사람들, 그들이 진정한 부자다. 잔기술로 부자가 되었다고 해도 돈에 얽매여 농락당하는 사람은 많다. 기껏 돈을 손에 넣어도 행복하지 않은 사람 또한 세상에 많다."


우리는 '진정한 행복'을 원한다.
그렇기에 돈을 벌고 싶어하고 부자가 되고 싶어 한다.

부자의 돈에 대한 철학을, 자세를 살펴 보고 공부하고, 또 기회를 준비할 때
그 목표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강한 동기 유발을 시키는 데 있어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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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17 - 5부 2권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마로니에북스) 17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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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17권, 5부 2권이다.

•영광, 혜숙, 환국
•홍이와 홍이처의 체포
•유인실과 오가타
•통영에 모인 사람들 (홍이, 영호, 영광, 휘...)
•성환할매, 천일네... 평사리의 사람들...


#
예전에 영광이 학교를 퇴학당하고 도망치듯 일본으로 건너가 모진 고생을 할 때 영광이를 따라 건너 왔던 혜숙. 그리고 혜숙은 그 고생을 함께 했으나 끝내는 영광을 자유로이 놓아주고 고국으로 돌아와 작은 가게를 열어 미싱일을 하며 홀로 조용히 살아 가고 있다.
같은 동네에 사는 환국은 친구 영광을 그 간 도와왔기에 영광과 혜숙의 일을 잘 알고 있다. 그런데 환국에게는 혜숙에 대한 연민의 정, 사랑의 마음이 있었던 모양이다. 그간의 과정과 마음의 변화에 대한 과정없이 이번 권에 보여져서 조금은 의외다 싶었다.
혜숙의 결혼 이야기를 듣고 번뇌하는 환국은 예전 양소림의 일을 떠올리며 자신을 질타한다.
용기없는, 비겁한 자신을...

서희와 길상의 아들 둘, 환국과 윤국의 경우 환국은 길상을, 윤국은 서희를 닮았다고 작가는 내비쳤는데 이경우에도 환국의 모습에서 길상의 모습이 참 많이 보이는 듯 하다.


#
어느날 만주에 있는 홍이의 집에 경찰이 들이 닥치고 홍이 내외는 이유도 모른채 잡혀간다. 그리고 부부는 본국으로 송환된다. 그들이 체포된 이유는 금밀매를 했다는 것.
사실 엄연히 말하면 홍이가 아닌 홍이 처가 저지른 일이다. 홍이의 처가 요양차 친정인 통영에 머무를 때 동네 이웃의 말만 듣고 뭣모고 금을 구입해 만주의 집에 가지고 있다가 발각된 것이었다.

" 전시하에 개인은 금을 소유할수 없다. 일본 정부의 그 같은 포고는 두말할 것도 없이 정부가 금을 회수하겠다는 것이며 공출해야 한다는 뜻이다. 나라에 충성하기 위하여 국민은 고시한 가격으로 금을 정부에 팔아야 했다. 금이 탄환이 되는 것은 아니었지만 모든 쇠붙이는 전선으로 전선으로 가게 돼 있는 판국인데, 물론 많은 사람들은 소유한 금을 내놨고 고시가격으로 팔았지만
그것에 불응하여 금을 은닉한 소위 반역자가 없지도 않았다. " - p128


본국에서 옥살이를 하게 된 홍이 내외는 죄없는 홍이는 먼저 풀려 나오고 ,홍이 처는 집행유예로 나중에 나오게 된다. 이 참에 처가 근처에 집을 사서 식구들을 살게 하고 홍이는 홀로 만주로 다시 건너갈 요량이다.

이제 일본은 전쟁을 위해 모든 물자까지 공수해 전쟁에 쏟아 붓고 있는 판이다.


17권에는 배경 연도가 정확히 나오고 있다.

"1941년 정초의 신경, 거리에는 설 분위기가 아직 가셔지지 않았고 일본인 주택가에는 가도마쓰도 걷어내지 않은 상태였으며 긴 소매의 금실이 든 붉은 오비를 맨 설빔 차림 일본 계집아이들이 하고이타로 하고를 치는풍경도 더러 눈에 띄었다." - p. 108


아~ 이제 광복 까지는 얼마 남지 않았구나 싶어 그 끝이 보이는 것 같아 조금의 기대감도 생긴다.


#
유인실은 오가타가 모른 채 그의 아이를 낳았고 그 아이를 버리고 만주로 건너갔다. 그 아이는 조찬하가 거두어 자신의 아들로 키우고 있다.
그런데 조찬하를 우연히 만나게 된 유인실이 그 사실을 알게 되었고 조찬하는 오가타에게 그 사실을 알려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유인실은 결심을 하고 오가타를 만나 이 사실을 말하게 된다.

" 저는 그분한테 생명보다 중한 것을 주었습니다. 더이상 나는 줄 것이 없어요" - P183

" 일본이 망할 때까지, 그때까지 살아있다면 우리는 다시 만날수 있을 거예요. 당신을 잊지 않겠어요"
- P185


이들의 사랑은 참으로 안타깝다.
시대가 낳은 이루어질 수 없는 그 사랑...
일본인이기에 , 조선인이기에...

생명보다 더 귀한 것을 주었다는 유인실의 그것은 단지 순결만이 아닌 조국을 배신하였다는 것이고 그것은 자신에 대한 분노에 절망이었을 것이다.

전쟁이 끝나고 일본이 패망하면 둘의 사랑은 정말 이루어질 것인가...

끝내 오가타는 자신의 아들을 조찬하에게 맡기고 전쟁이 끝나면 다시 찾아 함께 유인실과 빙하를 건너 멀리 가겠노라 말한다.


#
독립을 위해 일했던, 애썼던 사람들은 하나둘 죽고 사라지고 이제 남은 사람들은 해체를 한다.

그리고 홍이 체포된 사건의 소식을 듣고 하나둘 도우고 염려하여 모인 사람들, 동백이 아름다운 통영 명정리에서 홍이, 영광, 영호, 휘 등이 모여 술을 마신다.
자신들의 신분, 처지에 대한 속풀이도 하고 과거를 회상하기도 한다.

홍이는 이제는 황량하게 변한 평사리에 성환할매(석이네)를 찾아 간다. 그곳에서 낮잠도 자고 밥도 먹는다.

홍이에게 그간 신세를 졌다며 닭을 가져오고 쌀밥도 차리고 할머니들의 왁자지껄 식사 준비가 참으로 정겹다. 정말이지 행복해보인다.

그들의 그런 모습에 울컥했다. 그들의 그간의 인생 살이가 겹쳐 보이고 이런 것이 사는 것인데 그러지 못한 그들이 눈물 겨웠다.

그간 <토지>를 쉴새 없이 읽어오며 이번에 오랜만에 참 푸근함을 느꼈던 것 같다.

홍이는 떠나며 성환할매(석이네)에게 석이가 살아있음을 알려주고 또 기뻐하며 눈물 짓는 성환할매의 모습이 참으로 애잔했다.



#
이제 정말 마지막이 머지 않았다.
곧 광복이 될 것이며 소설 속 그들과 같이 나도 광복을 기다리고 있다.
끝이 다가옴에도 더욱 흥미롭고 마음에 진한 여운을 남기는 소설...

이제 정말...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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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16 - 5부 1권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마로니에북스) 16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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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16권, 5부 1권이다.


•송관수의 죽음
•홍이, 영광, 휘, 영호, 몽치의 이야기
•조준구와 아들 병수의 이야기
•환국, 윤국, 양현의 이야기
•박의원의 죽음에 슬퍼하는 서희
•길상의 탱화 완성


16권,5부 1권의 1편은 "혼백의 귀향"을 다루고 있다.
그 제목에서 보듯 16권을 읽는 내내 송관수의 죽음으로 인한 슬픔에 헤어나오기 힘들었다.


#

장똘뱅이의 아들로, 또 백정집 딸과 결혼해서 백정이라는 신분으로 살다 형평사 운동에 가담했고, 독립운동에 몸 담으며 일평생을 편히 살지 못했던 관수였다.

자신의 백정이라는 신분 때문에 믿고 있었던 아들 영광이 삐뚤어졌고, 급기야 집을 뛰쳐나가 일본으로 간 영광은 막노동판을 전전하다 한쪽 다리를 절게 되어 이제는 돌아와 딴따라가 되어 공연을 다니는 신세다.
예쁘고 똑똑해 보통학교 까지 보낸 딸 영선을 영광이
처럼 망칠까봐 산에 사는 강쇠의 아들에게 시집 아니 던지다시피 하고 뒤도 안돌아보고 나온 관수였다.

자신의 신분 때문에 그의 자식들의 인생 또한 망쳐버렸음을 괴로워하고 자학하다시피 한 그는 어이 없게도 호열자로 죽고 말았다.

끝까지 화해 못한 아들 영광과 또 그렇게 시집보내버린 딸 영선을 그리워하는 그의 마음은 어땠을까.

또 자신 때문에 온 가족이 백정의 신분으로 힘든 삶을 살았음에 늘 숨죽이고 인내하며 살아 온 관수의 처 영선네의 삶 역시 애달프다.

관수의 혼백을 모시고 고향땅을 밟은 영광과 영선네.
그리고 환이에 이어 관수까지 떠나 보낸 강쇠의 심정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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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관수도 죽고 그야말로 다음 세대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끈다.

용이의 아들 홍이와 관수의 아들 영광, 강쇠의 아들 김휘, 한복의 아들 영호, 영호의 처남 몽치.

그들이 이 다음 이야기들을 어떻게 끌어 갈지도 사뭇 기대된다.



#

조준구와 그의 곱새 아들 병수의 이야기는 기가 막힌다.
병신 아들이라고 버리다시피 유기(?)해 두고 갈 땐 언제고 이젠 통영에서 소목장으로 가족을 꾸리고 살고 있던 병수에게 결국 얹혀 살게 된 조준구. 거기다 중풍으로 하반신을 못쓰게 되고 치매끼도 있게 된 조준구는 여전히 그 못된 성품은 그대로다.
아버지인 조준구의 똥기저귀까지 치우며 봉양하는 병수에게, 중풍에 좋다며 송장 썩은 물까지 구해오라 들들 볶아대고 급기야는 병수의 면상에 조준구는 자신의 대변까지 집어 던지는 일까지 벌이고 만다.
그런데 그런 아버지를 보고 울고 마는 병수.

' 그때 병수는 통곡했다. 가엾고 측은하다 했다. 사람이 어찌 저렇게 살아야 하며 떠나갈 길을 생각지 않는가 하며 그는 울었던 것이다. (...) '

정말 치가 떨린다. 도대체 이 인간은 언제 생을 마감하는지... 참으로 명도 길다.



#

서희의 큰 아들 환국이는 재력가인 황태수의 막내딸과 결혼을 해서 서울에서 미술학교 교사를 하며 살고 있다. 어느새 아들의 첫 돌을 맞이했다.

양현은 이부사댁에서 그녀를 호적에 올리게 되고 , 종종 큰집이라며 이부사댁을 드나든다. 그런 그녀의 얼굴은 슬픔과 외로움이 비친다.

서희의 뒷받침으로 의전까지 다니며 아무나 넘 볼 수 없게 귀하게 자란 양현.
이부사댁에선 이제 양현의 결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양현을 키운 서희 역시 그 이야기에 민감하다. 양현의 태생이 그러하니 쉬이 혼인이 어렵고 그렇다고 아무에게나 양현을 내줄 수 없다는 확고한 마음이다.
그래서 서희는 여차하면 양현을 독신으로 살게 하든지 아니면 작은 아들 윤국과 혼인을 시켜 양현을 내보내고 싶지 않은 마음이다.

양현을 제 속으로 낳은 딸 같이 정성들여 키운 서희의 마음도 이해가 되었고, 윤국과 양현의 마음은 어떨지,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보면 그 둘 역시 마음에 그러한 감정을 조금씩 지닌 듯도 한데 앞으로 어찌될지 궁금하다.


#

뜻밖의 이야기가 있었다. 최서희 가문의 주치의였던 박의원의 죽음에 슬퍼하는 서희의 모습이 그것이다.
박의원은 서희를 마음에 있어하는 모습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도 했으나 그럴때 마다 냉정한 듯 보였던 서희 역시 마음 한켠으로 그를 마음에 두었던 것이다. 내 보일수 없는 사랑을 했었다는 이야기.
차안에서 , 또 남편 길상 앞에서 조차 우는 모습을 보이는 서희의 모습이 놀랍다. 앞권에서 서희 마음을 자세히 보여주지 않았기에 의외의 이야기라 당황스럽기도 했다.

' 그가 앉은 별당, 어머니 별당아씨가 거처하던 곳, 비로소 서희는 어머니와 구천이의 사랑을 이해할 수 있었다. 과연 어머니는 불행한 여인이었던가. 나는 행복한 여인인가 서희는 자문한다. 어쨋거나 별당아씨는 사랑을 성취했다. 불행했지만 사랑을 성취했다. 구천이도 자신에게는 배다른 숙부였지만 벼랑끝에서 그토록 치열하게 살다간 사람, 서희는 또 다시 흐느껴 운다. 일생동안 거의 흘리지 않았던 눈물의 둑이 터진것 처럼 ' - P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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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절에 관음 탱화를 완성한 길상.. 아버지의 탱화를 보기 위해 찾아 온 아들 환국. 그러나 망설여진다.
혹여나 그 탱화를 보고 실망하게 되지는 않을지.
그러나 환국은 탱화를 보고서 말을 잃었다. 붓을 잡은지 정말 오래인 아버지가 어찌 이리 그릴수 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길상이 원력을 걸고 그린 그림. 식을 맑게 간직하고 닦아온 그 세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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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5권에서는 시국과 정변의 이야기들이 많이 실려 있어 조금 답답하고 읽는 재미가 덜했다면 이번 16권은 그야말로 술술 읽히고 또 재미와 감동, 그리고 눈물까지 짓게 만들었다.
한권에 꽉찬 스토리가 담긴 것 같았고 인물 한사람 한사람의 그 스토리와 그 한과 기구한 삶들이 안타깝기도 했다.


"자유를 얻기 위한 투쟁, 자유는 쓸쓸하고 고독하다" 는 소설 속 말 처럼,
자신의 신분에서, 또 사랑에서, 자아를 찾아내려는 그 과정에서의 자유를 위한 몸부림이 참으로 마음을 울린다.

다음 17권에서는 또 어떠한 한과 눈물이 담길지 벌써부터 먹먹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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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15 - 4부 3권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마로니에북스) 15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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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15권, 4부 3권이다.

•두만과 영만
•길상의 활동
•관수와 아들 영광
•조용하의 자살
•한복과 그의 아들 영호
•양현을 이부사댁에 데리고 간 길상
•홍이에게 나타난 김두수
•오가타와 인실

4부의 마지막 권이다.
여러 이야기가 많이 산재해 있어 요약해 쓰기가 곤란함도 있다.


#
두만의 아버지의 장례식날, 가족돠 사이가 좋지 못한 두만은 한바탕 입씨름을 벌리고. 형 두만의 행실을 좋지 않게 보았던 영만은 형에게 한소리를 한다.


#
길상을 중심으로한 몇 몇이 독립자금을 모으기 위해 밤중에 가정부(假政府)에서 왔다고 하면서 부자집의 돈을 훔쳐 나오는 일이 발생했다. 피해를 입은 시람은 두만과 이순철의 집이었다. 경찰은 길상을 주시하나 별다른 증거를 찾지 못했고 피해를 입은 두만은 여기저기 떠들고 다니며 아무나 싸잡아 욕을 해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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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타와 인실의 하룻밤으로 인실은 임신을 한다.
이러한 사실을 오가타는 모르고 인실을 잊지 못한다. 한편 인실은 동경으로 건너와 아이를 출산한 후 도망치듯 아이는 둔 채 떠나버린다.
이 모든 사실을 아는 조찬하. 조찬하는 그 아이를 데려와 기르려고 마음 먹는데...
사실 인실의 태도가 조금은 이해되지 않아 답답했다.
아이의 아빠인 오가타에게 알리지 않고 홀로 아이를 낳았다면 그 아이를 키우며 살 법도 한데 아이는 어쩌라고 고아인냥 두고 자신은 사라져 자신의 길만을 가려는지...
상대가 일본인이라서 사랑의 결실 조차 맺지 못하는 그녀의 사랑이 애달프면서도 그 민족주의라는 게 도대체 어느 것에까지 미치는지 안타깝고 답답하다.

"만일 동족끼리 불륜으로 사생아를 낳았다면 저 여자는 어떻게 했을까?
아마 그는 수모를 감내하면서 아이를 길렀을 거야. 버리는 따위의 짓은 하지 않았을 거야.
남자와 여자, 그리고 태어날 또 하나의 생명, 이들의 결합을 저해하는 것은 지금 민족이라는 명제다."
(p.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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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희가 떠나고 괴로워하며 아무렇게나 살던 조용하는 어느날 면도를 하다가 자신을 찔러 자살을 하고야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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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수는 백정의 딸과 결혼하여 백정의 사위가 되어서 본인 역시 백정이 되어버린 셈이다. 그래서 그는 형평사 운동도 하고 아들 딸을 공부도 시키지만 그 신분의 굴레는 벗어 날 수 없었다.
관수의 아들 영광이는 그 신분제 때문에 사랑하는 여자와 일본으로 쫓기듯 도망친다. 그리고 그곳에서 많이 망가진 영광이. 그곳에서 막노동일을 하고 다리까지 다쳐서 절름발이가 되고 섹스폰연주자가 되어 여기저기를 다니게 된다.
일본으로 도망친 후 소식이 없는 아들이 걱정이 되면서도 받아들일수 없는 아버지 관수와 자신의 처지에 아버지 관수가 원망스러운 아들 영광이... 둘의 화해가 이루어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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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이는 형 거복이(김두수)가 만주로 가서 일본인 앞잡이로 살아가며 벌어 보내준 돈은 받는 것이 찜찜하다.
살인자의 아들이라는 멍에에도 고향 마을에서 자리잡고 잘 꿋꿋이 살아온 한복이.
그의 아들인 영호는 독립을 위한 학생운동을 해서 잡혀 들어갔다가 나온 후 학교에서 짤린 후 살인자의 손주이기에 마음이 다급한 아버지의 의지대로 서둘러 억지 결혼을 하게 된다. 그리고 영호는 아버지인 한복의 말을 듣자 않고 큰아버지인 김두수가 있는 서울로 가겠다고 한다. 떳떳치 못하게 벌은 돈이라도 큰 아버지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처지에서 벗어나고 싶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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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이는 아버지 용이가 죽은 후 식솔을 거느리고 용정으로 가게 되고 , 홍이가 오자마자 공노인은 기다렸다는 듯 죽음을 맞이 한다. 홍이는 공노인이 남긴 재산으로 목재상을 하다가 이제는 중고 자동차를 수리해 파는 사업을 하고 있다. 홍이의 아버지 다른 누이 임이가 언젠가 갑자기 나타나 돈을 받아 갔고 이제 갑자기 김두수가 홍이 앞에 나타난다. 일본 밀정 일에서는 물러난 그는 사업을 한다며 홍이와 동업을 할 것을 제의한다.
그런 김두수에게 넘어가지 않는 홍이. 그런데 김두수의 저의는 무엇인지 깨림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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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봉순과 이상현 사이의 딸 양현은 어미인 봉순이 죽은 후 서희가 딸처럼 키우고 있다. 어느날 이부사댁에 양현을 함께 데리고 간 길상. 천천히 자연히 양현이 이상현의 딸임을 알게 해주고픈 마음이다. 이상현의 처는 양현을 보고 자신의 작은 아들과 얼굴이 똑 닮아 이상함을 느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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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 학살이나 시국에 관한 이야기들은 식자들의 입과 대화를 통해 많이 나온다. 사실 민초들의 이야기에는 몰입이 잘 되나 시국에 관한 이야기들에는 쉬이 집중은 되지 않는다.
다만 독립을 위한 이들이나 인실과 같은 의지적인 국민들의 모습에서는 나의 애국심이 부끄러워 지기도 한다.


이제 5부, 5권의 책이 남아 있다.
남은 이야기는 어떠한 내용이고 어찌 결말을 맞을지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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