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중국을 공부하는가 - 중국 전문가 김만기 박사의 가슴 뛰는 중국 이야기
김만기 지음 / 다산북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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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족의 역사에 늘 관련이 있는 중국.
"중국이 기침을 한 번하면 세계는 감기에 걸리고 한국은 몸살에 걸릴 수 있다" 라는 말이 그냥 웃어 넘겨지지가 않을 정도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큰 우리의 경제.

이제 중국에 대한 공부는 어쩌면 당연시 되어지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마저 든다.

내가 중고등학교를 다닐 시절까지만 해도 우리가 보는 중국의 이미지는 땅은 넓고 인구는 많으나 경제 발전이 덜 된, 싼 인권비, 가짜 명품을 만드는 위조의 대국으로 사실 조금 쉽게 보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앞날을 내다보셨는지 사회과목 선생님들께선 늘 중국어를 배워두면 미래에는 유익할 것이라며 말씀하시곤 했다.
대학시절에는 몇몇 중국으로 유학을 가는 친구들을 보며 가려면 유럽이나 미국 같은 선진국으로 갈 것이지 왜 중국이냐며 의아해 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이제 세계 속의 중국의 위상은 많이 달라졌다.
비약적 성장으로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전세계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강국이 된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가깝고도 멀게 중국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 중국이 어떤 이에게는 기회의 나라가 될 수도 있고, 또 어떤 이에게는 무방비 상태로 받아 들이면 중국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쓰러지기도 할 것이다.
그래서 '왜 내가 중국을 공부해야하는지' 그 당위성을 스스로 가질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중국 전문가이자 베이징대 1호 유학생 김만기 박사의 중국 이야기를 담은 <왜 나는 중국을 공부하는가>는 이런 이유로 읽어보기에 좋은 지침서 같은 책이었다.

"나는 아직도 중국 공부가 설렌다!" 는 저자는
1992년 한중수교가 이루어지자마자 중국으로 건너간 베이징대 유학생 1호라고 한다. 학창시절 제법 공부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입에 실패하고 삼수까지 했으나 그 역시 실패하여 절망적인 상황을 맞닥뜨리게 된다. 군대에 다녀와서도 아무 할 일이 없었던 저자가 택한 것은 중국 유학이었다. 정말 큰 용기를 냈다 할 수 있겠다. 그도그럴것이 당시의 중국의 위상이나 사람들의 인식은 그다지 밝지만은 않았기 때문이었고, 또 저자의 개인적인 상황으로는 연고도 없이 혈혈단신 배낭 하나 둘러메고 낯선 중국으로 향하는 배를 탄 것이었다.

"세상에 본래 길은 없다. 사람들이 가면 그곳이 바로 길이 된다."
저자가 계속 읊조린 루쉰의 말이 딱 걸맞는 상황이라 하겠다.

중국어도 못하던 저자가 정말 죽기살기로 달려들어
1년 만에 베이징대에 입학, 졸업 후에는 영국 유학, 그리고 사업도 하면서 공부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
"활용하지 못하는 공부는 의미가 없다" 라고 저자가 강조할 정도로 그는 단지 머리로만 하는 공부가 아닌 발로 뛰는 그야말로 땀과 눈물이 베어있는 공부를 한 것이다.

그의 이러한 열정과 노력끝에 터득한 중국에 대한 이야기들은 정말 생생하게 다가온다.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먼저 느꼈던 것은 저자의 중국에 대한 애정 그것이었다. 단지 연구대상으로서의 지대한 관심이 아니라 자신이 공부했던 그 세월 동안, 또 관련 사업이나 일을 하면서 이해한 중국에 대한 앎과 또 체득한 경험들이 뜨겁게 깊게 애정으로 표현이 된 것이다.

이 책에는 저자의 개인적인 경험들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중국에서의 사업가와 투자전문가로서 할 수 있는 조언, 일반적으로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중국의 비상식적인 면모들, 또 거기에 대응하는 자세, 중국정부와의 관계에 관한 것들 등 꽤 세부적이고 또 실질적인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다. 이는 중국을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이야기들인 것이다.

저자는 중국의 무진무궁한 가능성과 기회를 말하며 중국을 단지 부정적으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제대로 준비하고 방비하면 좋은 미래를 보여 줄 수 있을 것이라 장담한다. 그래서 함께 공감하며 공부하고 준비해나갈 것을 제안한다.

중국 전문가라는 수식어가 걸맞는 그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며 또 개인적인 일에서 부터 또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터득하였을 노하우들을 이해하기 쉽고 공감되게 엮은 이 책을 통해 중국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 또한 도울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음을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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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5 - 2부 1권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마로니에북스) 5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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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1권이다. 하동 평사리에서의 삶에서 간도로 삶의 터전이 바뀌었다. 쫓기듯 도망 온 이들의 내 나라 내땅이 아닌 타국에서의 삶이 무척이나 걱정스럽다.

1911년 간도 용정의 화재로 인한 삶의 피폐함으로 시작하는 5권의 첫 장이다. 그러니깐 간도로 옮겨 온지 햇수로 3년, 만 2년이 지난 시점에서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주된 사건을 정리해보면
(늘 느끼는 것이지만 이 '토지'는 몇가지 주된 사건으로만 정리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꼼꼼히 읽어 볼 것을 권한다. 누구 한 명이 주인공이 아닌 소설 속 등장 인물 한 명 한 명의 삶이 그 자체로 주된 사건이기 때문이다.)


•상인(?)으로 변모한 서희
•월선, 임이네의 동거, 용이의 우유부단함
•이상현, 서희, 길상의 묘한 관계
•김두수(예전의 김거복)의 등장과 일본 밀정 노릇을 함.
•간도에서의 독립운동의 노력들


1911년 서희와 함께 이주한 용정리 사람들은 간도 용정에서 터전을 일군다. 그러나 큰 화재로 인해 자신들이
일군 모든 것을 한꺼번에 잃게 되었다. 월선의 외삼촌 공노인의 도움으로 거상(?)으로 변한 서희는 그 틈을 이용해 땅을 매입해 건물을 짓고 큰 시세차익을 얻으며 부를 축척해 나간다. 이제 그녀 나이 19살이다.
친일파 절에 시주를 하면서 독립운동자금에는 인색한 서희는 어떻게 해서든 부를 축척해 평사리의 집안의 재산을 되찾고 원수를 갚겠다고 결심한다.


월선은 주막집을 한다. 간도로 함께 온 용이와 임이네.뻔뻔한 임이네는 월선이 주막을 하며 일을 하는 동안 돈을 조금씩 빼어 돌려 돈놀이를 한다. 그럼에도 월선은 임이네와 용이 사이의 자식인 홍이를 제자식마냥 챙기고 예뻐하며 함께 산다.
용이를 향한 월선의 마음을 알기에, 또 마음속엔 월선을 향한 사랑을 지닌채 자신의 자식을 낳아준 임이네 또한 내치지 못하는 용이는 마음이 괴롭다.
읽는 내내 뻔뻔하고 얄미운 임이네보다 두 여자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않고 마음속으로만 괴로워하는 용이가 사실 더 밉고 답답했다.


간도로 건너올 때 함께 온 죽은 최치수의 친구인 이동진의 아들 이상현은 아버지의 소식을 알아내고 금방 돌아오리라 약속하고 간도로 건너왔으나 시간이 꽤 많이 흘렀다. 평사리에 처가 있음에도 서희에 대한 묘한 마음을 지니고 있다.

길상 역시 서희에 대한 마음을 지닌채 혼란스럽다.
우연하게 도움을 주게 된 옥이네라는 과부에게 정을 주고 왕래를 하게 된다.

그러던중 서희는 상현에게 자신은 길상과 혼인을 하려한다는 마음을 밝히고, 상현은 간도를 떠나 고국으로 간다.

길상과 혼인을 하려했던 서희의 그 마음은 무엇인지...
앞으로 길상과 서희의 관계은 어떻게 이어져갈지 사뭇 궁금하다.

한편, 의외의 인물이 간도에 나타나는데...
그는 바로 최치수를 죽였던 김평산의 큰 아들 거복이다. 김평산과 함안댁이 죽은후 쫓기듯 친척집으로 가서 또 사고를 치며 미움을 받고 지낸다던 거복이가 세월이 흘러 간도 땅에 나타난 것이다. 이제 그의 이름은 김두수이다.
그는 죽은 자신의 아버지 김평산과 너무나 닮은 듯, 그 하는 행실조차 판박이다. 간도에서 그는 일본 밀정 역할을 하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용이와 마주친 것이 다이다. 앞으로 그의 행로 역시 몇몇 사건에 크게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염려되는 마음이 든다.


나라를 빼앗기고 이곳 간도로 까지 와서 터전을 일구지만 타국에서도 사람들은 저마다 독립운동을 벌이고 있다.
학교를 세워 아이들을 모아 교육을 하고 독립을 위한 일꾼으로 키우고 있다.
또 비록 가진 것 없이 하루하루 먹고 살기가 힘든 사람들이지만 그들의 독립에 대한 열망과 반일 감정 또한 대단하다.


" 지금 여러분은 조선글을 쓰고, 나는 이 자리에서 우리 조선말로써 여러분께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조선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청국인이 아니요, 아라사인이 아니요, 왜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여러분! 우리는 나라를 잃었습니다! 일찍이 이 넓은 만주 벌판의 주인이었던 우리조상! 이조 오백년 동안 임진왜란을 겪고 병자호란을 겪었습니다마는 오늘과 같이 이렇게 송두리째 나라와 주권을 잃은 일은 없었습니다. 반만년 역사에서 이런 일은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참으로 우리는 조상에게 면목이 없는 부끄러운 후손인 것입니다." - 161 쪽


부끄럽지만... 광복이 되고 독립이 되어 세계 속에서 이름을 더 높이며 살고 있는 지금에서는 과거 우리 조상들의 희생과 노력이 그저 역사 속의 한 장면인냥 가깝게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다. 우리 아이들 역시 그럴지도 모른다.
그러나 힘든 상황에서도 많이 배우지도, 또 넉넉하지도 않은 우리 민초들, 조상들의 가슴 깊은 곳에서 부터 우러나오는 저마다의 애국심들이 모이고 단단해져 기어코 나라을 되찾았음을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된다.

머나먼 타국 간도에서의 이들의 삶은 또 얼마나 고되고 힘들지... 앞으로 또 얼마간 마음 아파하며 지켜보아야 할지 참으로 마음이 무겁다.

5권에서 또 새로운 여러 인물들의 등장이 앞으로의 이야기에 어떤 전개양상을 보일지 기대되고 흥미를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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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바 1 - 제152회 나오키상 수상작 오늘의 일본문학 14
니시 카나코 지음, 송태욱 옮김 / 은행나무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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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깔 고운 옷을 입고 있는, 그 제목만으로도 아름다운 책 <사라바>를 만나 보았다.

" 2015년 제152회 나오키상 수상작, 일본 서점대상 2위, 2015년 한 해 일본 최장기 베스트셀러"
라는 화려한 수식어가 이 책이 출간되자마자 궁금증을 유발시켰다. 사실 이러한 수상 경력 이력의 베스트셀러에 눈길이 가는 나인지라 사전에 큰 정보없이 이 책을 읽어보았다.
아직 2권까지 독서를 완결하지 못한 상태라 1권 부터 짧게 리뷰를 써놓아본다.

이 소설은 '아유무'라는 소년의 1인칭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아유무는 해외로 다니시는 아버지의 직업상의 특성으로 이란에서 태어났다. 그리고 다시 유치원 때 일본으로 잠시 귀국했다가 초등학생 때 다시 이집트로 가게 되고 다시 일본으로 돌아와 생활하게 된다.
1권에서 아유무의 생활 무대는 이란, 이집트, 일본 등이다.

아유무 본인이 밝히기도 하거니와 소설 속에서 그려지는 아유무는 외모가 빼어나고 매력이 있어 다른 사람의 관심을 끌고 또 사랑받는 아이이다.
반면 그의 누나 '다카코'는 어려서부터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행동을 해서 유치원, 학교, 집에서 또한 따돌림과 외면을 받는다. 심지어 본인 스스로 그렇게 인식되어 지고 싶어 기행을 일삼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동생 아유무는 더욱더 누나와는 달리 다른 사람 눈에 띄이지 않게 얌전하게 무난하게 구려고 한다. 본인의 표현대로라면 자신의 수려한 외모 탓에 조금이라도 친근하게 하면 순식간에 다른 사람의 사랑을 독차지 하게 되기 때문이란다.

아유무의 어머니 역시 범상치는 않다. 늘 집에 있으면서도 딱 달라 붙는 짧은 스커트에 화장을 반드시 하고 있으며 고상스럽고 우아한 말투를 사용한다. 어머니라는 역할 보다는 여자라는 역할에 더 충실한 사람이다. 이런 어머니를 누나는 '그 사람'이라고 칭한다. 둘의 사이가 좋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이집트로 온가족이 이사를 가면서 이집트에 있는 동안의 가족의 삶은 나름대로 화목하고 행복했다. 기행을 일삼던 누나도 곧 잘 적응하는 듯 했고, 어머니 역시 마음에 잘 맞는 가정부를 만나 생활이 안정되고 주변 국가들을 여행다니고 쇼핑을 하며 즐긴다. 아유무 역시 '야곱'이라는 이집트 친구와 우정을 돈독히 하며 평화로운 시절을 보냈다.

그러나 어떤 사건으로 어머니와 아버지가 이혼을 하게 되면서 일본으로 돌아오게 되고 아유무와 누나 다카코는 어머니를 따라 살게 된다. 양육비와 생활비는 아버지로 부터 받아 어머니는 일을 하지 않고 생활하는데 곧 어머니에게 남자친구가 생기게 된다.

누나 다카코는 학교에서 또 이상한 아이로 찍히게 되고 기어코 등교거부를 하더니 고등학교 진학을 하지 않게 된다. 대신 이웃에 따르던 아주머니가 만든 이상한 종교 '사토라코몬사마'에 빠지게 된다.
고등학생이 된 아유무는 '스구' 라는 친구를 만나 우정을 쌓게 된다.
그러나 곧 얘기치 않은 일로 스구와의 우정에 금이 가게 된다고 예고하며 소설의 1권은 끝이 난다.


사실 1권을 읽으면서 생각만큼 읽히는 속도가 붙지 않아 애를 먹었다. 아유무의 1인칭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다보니 아유무와 누나의 성장 과정의 이야기가 초반에는 조금 느리게 전개되었고 이야기의 눈높이가 딱 아유무 본인의 높이 정도라 조금 유치하게 느껴지는 면도 없잖아 있었다. 책에 대한 사전 정보가 없었던 터라 아유무의 성장 소설인가 싶기도 했다.

아유무네 가족이 이집트로 떠나는 시점인 책의 중반이 조금 지나고서야 흥미가 생기고 속도가 붙었는데 이집트에서의 이야기는 아유무와 이집트 친구 '야곱'의 우정의 이야기가 주였다. 겨우 초등학생의 나이인지라 성급히 말하기는 그렇지만 처음에는 조금 동성애적인 느낌이 들기도 하였으나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사라바' 라는 단어의 의미 또한 아유무와 야곱이 자주 주고 받는 인사말, 언어였음을 얘기한다.


"우리의 '사라바'는 '안녕'이라는 의미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의미를 내포한 말이 되었다. '내일도 만나자' '잘 있어' '약속이야' '굿 럭' '갓 블레스 유' , 그리고 '우리는 하나야'.
'사라바'는 우리를 이어주는 마법 같은 말이었다. "
-1권 257쪽


'사라바' 는 아유무, 야곱 간의 인사이자 위로의 언어였다.
그리고 나중에는 아유무가 뭔가 좋지 않은 일이 있을 때나 마음이 괴로울 때 중얼거리면 마음의 평온을 느끼게 해주는 단어였다.

독특했던 것은 여기 등장인물들이 아유무를 제외하고 독특한 종교들을 믿는다는 것이다. 이슬람교, 콥트교,
사토라코몬사마교까지... 다양한 종교와 신앙을 가지는데 아직 1권만을 읽고는 이것이 소설 전반적으로 가지는 의미는 파악이 되지는 않는다.


본격적인 주된 이야기는 2권에서 펼쳐지는 듯 하고 읽는데 점점 가속이 붙고 있는 중이라 2권까지 읽고 난 후면 소설의 전반적인 메시지와 느낌을 파악할 수 있을 듯하다.

"사라바"

참 예쁘기도 하지만 묘한 단어이다. 어떤 여운을 남겨줄 이야기가 있을지 얼른 2권을 읽고 마무리 지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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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테라스에 펭귄이 산다 - 마젤란펭귄과 철부지 교사의 우연한 동거
톰 미첼 지음, 박여진 옮김 / 21세기북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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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고양이, 새, 파충류... 많은 다양한 종의 동물을 반려 동물이나 애완 동물로 키우는 이야기는 이제 아주 흔하게 보이고 들린다.
그런데 펭귄이 반려동물? 룸메이트? 설마~~~ 아무리 그래도 펭귄이라니...
도저히 상상이 안되는 그런 일을 겪은 사람의 이야기가 있다. <우리집 테라스에 펭귄이 산다>의 작가 '톰 미첼'의 이야기다.

때는 1970년대. 아르헨티나에서의 이야기다.

당시 스물세 살이었던 영국 청년 톰은 아르헨티나에서 신입교사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휴가차 가게 된 우루과이의 한 해변에서 기름에 뒤덮여 떼죽음을 당한 수천 마리 펭귄 중 간신히 살아 남은 마젤란 펭귄 한 마리를 발견하게 된다. 그는 처음에는 고통스러워 보이는 그 펭귄이 고통스럽지 않게 운명을 달리 할 수 있게 도우려 그 펭귄에 다가갔다가 구조하게 된다. 데리고 와 기름때를 벗겨주고 바다로 다시 돌려보내려 하지만 톰에게 돌아오며 도무지 떠나려하지 않는 펭귄. 휴가가 끝나 학교로 돌아가야하는 톰은 어쩔 수 없이 가방 속에 펭귄을 넣고 우여곡절 끝에 국경을 넘어 학교로 돌아온다. 그리고 학교의 자신의 방 테라스에 펭귄을 두고 함께 유쾌한 동거 생활을 시작한다.

톰의 룸메이트인 어른 무릎 높이의 키의 마젤란펭귄은 '후안 살바도르' 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학교에 그의 정체를 밝히자마자 후안은 학교 제일의 스타가 되었다. 많은 이들이 후안을 함께 돌본다. 후안은 수영장에서 아이들과 함께 수영을 하고, 아이들과 계단 빨리 내려가기 시합도 하고 , 럭비팀의 마스코트가 되기도 한다. 또한 때때로는 사람들의 근심 걱정을 덜어주는, 그들의 이야기를 묵묵히 들어주는 고민상담가가 되기도 한다. 학교에서 관심받지 못하는 한 소년과 후안이 수영을 하게 된 계기로 소년의 삶에 큰 변화를 가지고 오기도 한 이야기는 감동적이다.

40년이 지난 후 오래된 비디오 테잎에서 톰은 후안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고, 오래전의 추억을 더듬어 아르헨티나의 학교를 방문하고, 해양동물원도 방문하게 된다. 그리고 예전에 후안을 돌려보내려 했을 때 후안이 그를 떠나지 못했던 그이유를 알게 된다. 펭귄은 혼자 내버려두면 살지 못한다는 것을...


우연히 만나게 된 펭귄과의 따뜻한 우정의 이야기는
1970년대의 정치적, 경제적 혼란과 격변의 시기에 암울하고 불안하기만 그 때를 살아가던 시절의 아르헨티나 사람들에게 참으로 유쾌한 이야기였을 것이다.

갑작스럽게 함께하게 된 마젤란 펭귄에게 먹이를 공급해 주고 먹이고 씻기고 챙기는 것은 학교 안 사람들이었지만 이것은 일방적인 관계는 아니었다, 펭귄 후안 역시 학교 안의 많은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켰다.
종이 다른 인간과 동물과의 소통이란 과연 어디까지일까 생각을 해보게 한다. 비록 인간과는 달리 말로써 소통하고 공감을 표하지는 못하지만 초롱한 눈망울로 사람들의 이야기를 묵묵히 들어주는 후안만의 나름의 소통 방식은 많은 이들에게 위안을 선사하기도 한다.

기름떼에 뒤덮여 해안가에 떼죽음을 당한 펭귄들의 모습에서는 자연에 대한 인간의 파괴적이고 난폭한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 것 같아 씁쓸하기도 했다.

후안을 구조하고 또 그와 잊지못할 시간을 함께 하면서도 자연적인 생을 살아가야 했을 펭귄을 자신의 잘못된 선택으로 함께한 것은 아닐까 꽤 많이 고민되고 죄책감을 가졌을 작가의 심정이 헤아려 지기도 한다.

책의 첫 몇 페이지를 읽음과 동시에 뒷 이야기가 궁금해 단숨에 읽어낼 수 있었던 가독성 좋은 책이었다.
자극적이지 않게 지극히 단순한 스토리일 것 같은 이 실화 소설에 내 마음 또한 고요히 정화된 듯한 느낌이 들어 읽은 후 마음도 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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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변화시키는 두뇌 음식
조엘 펄먼 지음, 김재일 옮김 / 이아소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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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으로 치료할 수 없는 병은 약으로도 치료할 수 없다' 라는 말을 자주 들어 보았을 것이다. 그만큼 우리가 먹는 음식이 중요하다는 말일 것이다.

엄마들은 아이가 나서는 모유를 먹이느라 집중하고 또 조금 자라서는 좋은 이유식을 먹이느라 애를 쓴다. 그러나 정작 아이가 혼자 식사를 하고 자신이 스스로 챙겨 먹을 수 있는 나이가 다 되어서는 더 좋은 것을 입히고, 더 좋은 장난감과 더 좋은 것들을 배우게 하는 것에 관심이 집중되어 아이들의 식생활에는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다. 나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작년에 읽은 육아서의 저자의 블로그의 포스팅을 살피다가 저자가 언급한 책에 관심이 생겨 읽게 되었는데 그 책이 바로 <아이를 변화시키는 두뇌 음식> 이다.
이것은 MBC스페셜에 소개된 두뇌음식의 놀라운 효과를 다룬 책이다.

방송과 이 책을 읽은 육아서 저자는 그 이후로 본인은 물론 아이도 식습관을 바꾸었고 좋은 효과를 얻었기에 블로그 이웃들에게 추천을 해준 것이었다.

이에 나 역시 아이들을 건강하게 키우고 싶은 마음에 또, 바쁘고 귀찮다는 이유로 아이들의 음식에 소홀했던 지난 날을 반성하는 의미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의사이자 세계 최고 영양학자인 조엘 펄먼 박사가 자신의 아이들 4남매를 직접 키우며 경험하고 체득한 것과 노하우를 담고 있다.
그는 식단을 바꿈으로써 3달 만에 꼴찌 아이를 전교 1등으로 만들었고,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애(ADHD), 성격 장애, 아토피, 중이염, 감기, 인후염 또한 음식을 통해 고쳤다고 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좋은 식습관이 병을 치료할 수 있으며, 아이들이 태어나서 청년이 될 때까지 먹는 음식이 그 이후 50년 이상 섭취하는 음식보다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고 말한다. 요즘 아이들이 먹는 음식이 건강하지 못하며 그것은 단순한 영양 차원을 넘어서 정신 건강에 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또 자녀가 성장기에 먹는 음식이 어른이 되어서의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는데 특히 태어나서 10년이 가장 결정적이라는 사실에 정말 염려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책은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지금의 식사습관의 문제점과 자녀를 똘똘하게 키우기 위해 필요한 핵심 요소에 관한 설명을, 2장에서는 영양에 관한 기본 지식과 약처방의 오남용이 아이들에게 입히는 해, 3장에서는 암과 면역질환 등의 원인을 어려서부터 먹은 음식과 관련해 이야기하고, 4장에서는 자녀의 식습관에 대한 어려움과 해결책 등을 제시, 5장에서는 만들기 쉽고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요리법 등을 소개한다.

책의 내용 중 일반적인 상식과는 달라 놀라게 하였던 부분을 보자면 '아이에게 참치와 우유를 먹이지 마라!' 는 것이었다.
흔히들 아는 것처럼 오메가3 지방산과 DHA가 많아서 머리가 좋아진다는 참치는 바다 생선 중에서도 가장 수은에 오염된 생선이므로 DHA, 오메가3는 견과류를 통해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한다.
또, 칼슘을 섭취하기 위해 마시는 우유는 오히려 골다공증을 유발하며 아토피, 소화불량, 심지어는 소아 당뇨까지 일으킨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되고 있다고 한다.따라서 이것은 녹황색 채소와 견과류, 콩 등으로 대체하는 것이 좋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 부분들은 읽으면서 사실 거부감이 살짝 일기도 하였는데 이는 어릴적부터 받은 교육이 너무나 확고하기에 그런 것 같다. 책 읽고 난 후에 여전히 의문이 가시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책에서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서 풀어 놓은 여러 정보와 이야기도 중요하겠으나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느낀 것은 결국 아이의 식습관을 바꾸는 비결은 부모부터 좋은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부모가 먹는 음식을 따라서 먹게 되므로 부모가 먼저 건강한 식습관의 본을 보이고 또 가정에서는 몸에 좋은 음식을 손쉽게 접할 수 있게 눈에 보이고 잡히게 준비해 둔다면 아이의 식습관은 저절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부모라면 누구나 자녀를 똑똑하고 건강하게 키우고 싶어 할 것이다. 그것이 아이들이 먹는 음식으로 가능하다면 더 고민하고 망설일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저자가 제시하는 지침과 명쾌한 정보를 이용한다면 그 실행에 어려움을 덜 것이라 생각된다.

당장 지금 주방 씽크대에 또 집안 곳곳 아이들의 손이 닿는 간식거리들에 눈길이 간다. 아마도 쓰레기통으로 향할 것들이 제법일 것 같다.

"성격 좋고 공부 잘하는아이로 키우고 싶은가? 그렇다면 밥상부터 바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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