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표지가 참 좋다.
옛 집 문턱에 앉아 뭔가를 쓰고 있는, 아마도 당시 여성 선교사였을 여인(누구일까)의 모습이 아름답다.
읽는 내내 복음 전도에 대한 빚진 마음 때문에 순간순간 염치없는 감정이 일어서 뭉클했고, 복음을 전하려는 열망 하나로 낯선 땅을 밟은 그녀들의 어려운 시작과 고난의 행보에서 감사와 도전을 받았다.
그녀들은 부르심의 소명에 기꺼이 응답하는 삶이었고, 조선의 불행한 시대와 힘없고 불쌍한 사람들을 끌어안고 복음을 나누는 전도자의 삶이었다.
당시의 여성 선교사들의 눈에는, `조선의 민족들이 오직 자신들을 살리려고 죽으신 그리스도를 알아가는 모습`만으로도 혹독한 고통을 견딜 수 있었다고 증언한다.
당시 선교사들은 7년을 일한 뒤에야 첫 휴가를 받았지만 일부는 그 휴가를 받을 만큼 오래 살지도 못하고 다양한 질병과 고초로 인해 죽음에 이르렀다.(75)
그럼에도 주께서 복음을 전하는 특권을 허락하시고, 성경의 약속을 주신 것에 감사했다.
`성경보다 그 어떤 것도 그녀들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자극은 없었다`(78)고 고백한다.
초창기 선교사들의 엄청난 문화 충격을 극복하면서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오직 조선의 민족들이 복음이 필요한 사람들이라는 마음 때문이었다.
어느 여성 선교사의 고백이 감동이다.
˝조선의 백성들은 만족하지 못한 삶에 그저 순응하는 듯하다. 내가 처음 본 행복한 얼굴은 한국인 복음 전도자의 얼굴이었다. 그 선명한 대조가 깊에 각인되어 강하게 남아 있다. 이 백성에게 복음이 절박하게 필요하다는 것 외에 다르게 해석할 수 없다.˝(98)
이 책은 초기 한국 선교의 역사와 여성 선교사의 준비과정, 그녀들이 바라 본 한국에 대한 시각과, 조선의 정치, 문화, 사회, 생활, 여성 전도 사역 등에 끼친 영향을 간결하게 전달하는 책이다.
무엇보다 여기저기서 듣고 안다 싶었던 내용들을 정돈할 수 있어서 좋다.
참, 읽는 내내 마음이 아프고 부끄러웠던 것은 그 당시 선교 사역에 대한 체계와 안목과 구령의 열정이 지금 이 시대와 너무나 비교되는 부분이다.
당시에 비해, 너무나 많이 놓쳤고, 훼손했으며, 미약하고 수동적이라는 생각을 떨쳐버릴수가 없다.
복음 전도자, 꼭 어떤 역할이든 `사람을 키우고 세우지 않는 것, 못하는 것`이 가장 불행하다.
˝나, 지금 이대로 살아도 되는 걸까˝
계속해서 맴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