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도전 - 하나님만 전적으로 의존한 사람 조지 뮬러 전기
아더 피어슨 지음, 유재덕 옮김 / 브니엘출판사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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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지 뮬러는 오만 번 기도 응답을 경험한 고아들의 아버지로 유명합니다. 그런데 저는 이 책, 「믿음의 도전」을 읽기까지, 뮬러의 삶을 제대로 알지 못했습니다. 이 책은 뮬러의 동역자이며 사위인 제임스 라이트가 인정한 조지 뮬러의 ‘공식 전기’이기에 더 신뢰가 갑니다. 이 전기를 읽으면서 참으로 엄청난 믿음의 도전을 받았습니다.

 

   조지 뮬러는 방황하던 청년시절 몇 명의 성도가 모여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것을 처음 목격하고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 대단해 보이지 않은 경험이 그로 하여금 앞으로 70년 이상을 부단히 하늘을 올려다본 인물이 되도록 했다니(pp. 39~40), 하나님의 섭리와 인도가 오묘합니다. 그는 하나님의 인도를 받기 위해 제비뽑기라는 방식을 의지해보기도 했지만, 그것이 효과가 없음을 알았답니다. 그 후 뮬러는 어떤 상황에서도 하나님의 말씀에 근거한 기도를 믿고, 앞길이 불확실하면 계속해서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배웁니다. 그는 위대한 중보 기도자의 모범이 되었는데, 아주 단순하고 어린아이처럼 하나님만 의지하였습니다. "조지 뮬러가 93세였을 때 하나님 아버지와의 모든 관계는 실제로, 진정으로, 완벽하게 어린아이를 닮아“(p. 52) 있었던 것입니다.

   그는 기도의 사람일뿐 아니라 말씀의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고아원과 함께 ‘성경지식연구원’을 세웠습니다. 그는 평생을 평범하지 않은 기도의 자세와 무릎을 꿇고 성경을 읽는 습관을 고수했다고 합니다(p. 158). 하나님의 말씀과 기도가 그의 삶과 사역을 지탱해 주는 기둥이었습니다. 그가 말한 ‘응답받는 기도의 다섯 가지 조건’을 살펴보면(p. 193), 그가 말씀과 기도를 붙잡은 순전한 믿음의 사람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첫째, 예수 그리스도의 공로와 묵상에 대한 전폭적인 의지. 둘째, 알고 있는 모든 죄와의 결별. 셋째, 하나님의 언약 말씀에 대한 믿음. 넷째, 하나님의 뜻에 따라 구하는 동기의 순수함. 다섯째, 끈질긴 간구.

   저는 이 책을 통해 뮬러가 고아원 사역을 동역자요 사위인 제임스 라이트에게 넘겨주고, 그의 나이 70~87세까지 광범위한 선교 사역을 감당했음을 알게 되고,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그의 선교여행의 이유와 동기를 확인해보면(pp. 276~278), 그가 얼마나 단순하고 명쾌하고 확고하게 하나님 나라의 사역을 감당했는지 감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마도 그가 얼마나 위대한 사역들을 감당했는가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의 믿음의 특성과 신앙의 성품입니다. “흠없는 정직, 어린아이 같은 순수함, 효율적인 정확성, 목적의 일관성, 담대한 믿음, 습관적인 기도, 자발적인 자기포기, 등”(p. 414).

 

   브니엘 출판사에서 번역 출간된 이 책은 조지 뮬러의 공식 전기로서 너무나 소중한 자료입니다. <특별 부록>에 기록된 부분들도 많이 유익합니다. 특히 조지 뮬러가 붙잡았던 수많은 성경구절들(pp. 420~429)은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날마다 묵상하고 약속의 말씀으로 붙잡아야 할 말씀들입니다. 조지 뮬러가 고백했듯, 그는 “불이 붙은 떨기나무”입니다. 그와 그의 사역들은 늘 꺼질 것같이 보였지만, 여전히 불타올랐습니다. 여호와께서 그 안에 임재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이 책 마지막에 인용된 문구(p. 455)가 마음에서 떠나지 않습니다.

   “조지 뮬러는 아무 것도 아닙니다. 그 자신 안에서는 더 나쁜 일만이 가능할 뿐입니다.”

   “주 예수님은 모든 것이 되십니다. 은총 덕분에 만왕의 아들인 그리스도 안에서 무엇이든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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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들여다보다 - 동아시아 2500년, 매혹적인 꽃 탐방
기태완 지음 / 푸른지식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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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성이 꽃과 나무를 좋아하는 저자 김태완 교수는 국문학자입니다. 그는 해마다 두어 번씩은 남녘으로 꽃 탐방을 다녀온답니다. 그리고 그의 전공과 꽃 탐방이 만나 꽃 이야기를 아름답게 피워냈습니다. 나는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만 자란지라, 꽃과 나무를 잘 알지 못합니다. 유명한 꽃 이름은 알고 있지만, 꽃을 보면 그저 노란 꽃, 붉은 꽃, 이런 식으로 부를 수밖에 없습니다. 나무는 더욱 구별할 줄 모릅니다. 열매가 달려야 알 수 있죠. 이런 나에게 이 책은 낯설지만 너무나 아름다운 꽃과 한시(漢詩)의 세계로 나를 데려다 주었습니다.

 

  

   얼마 전 한라산의 눈꽃을 보기 위해 제주에 갔다가 제주 한 시내 아파트 화단에 수줍게 피고 있는 동백꽃 보고 가슴이 콩닥거려 사진에 담았습니다. 위 왼쪽 사진이 그 때 사진입니다. 이 책에 소개된 성삼문의 시를 보면서 그 때를 추억해봅니다. “한겨울의 자태를 사랑하는데 / 반쯤 필 때가 가장 좋은 때네 / 피지 않았을 땐 피지 않을까 두렵고 / 활짝 피면 도리어 시들어버리려 하네”(p. 15).

   “복사꽃과 오얏꽃(자두꽃)은 … 절개가 없고, 소나무와 측백나무는 … 고은 안색이 없으니, 동백이야말로 아리따운 안색에 절개까지 겸했다.”(p. 14). 이규보의 <동백화>에 표현했듯, 봄철의 꽃은 화려하지만 잠깐 피다 져버리고, 소나무 등은 추위를 잘 견디지만 고운 안색이 없습니다. 하지만 동백은 “아리따운 안색에 절개까지 겸했으니” 참으로 꽃 중의 꽃이라 할 수 있겠네요. 작년 여름에 읽은 <여행을 부르는 결정적 순간>이라는 책에 실린 ‘다산 초당의 마당에 떨어진 동백꽃을 찍은 사진’(위 오른쪽 사진)을 보고 감탄을 했습니다. 동백꽃은 떨어져서도 모든 것을 아름답게 만드는 꽃으로 나의 마음속에 심겨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 꽃과 관련된 많은 한시를 접할 수 있고, 꽃에 관한 다양한 상식도 배울 수 있었습니다. 한 겨울에 피는 동백꽃의 노란 꽃술에는 꽃가루가 많고, 자루 밑동에는 꿀이 가득하답니다. 도대체 이 꿀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요? 한 겨울에 벌과 나비가 있을 리 만무하니, 바로 동박새를 위한 것입니다. 동백꽃은 꽃가루 수정을 곤충이 아닌 새에 맡기는 꽃인 것입니다(p. 23). 

 

   나는 이 책에 수록된 아름다운 꽃 사진과 꽃을 노래한 한시들, 꽃에 관련된 다양한 상식들, 어느 것 하나 대충 지나치고 싶지 않습니다. 특히 저자의 설명이 너무나 자상하고 멋들어집니다. 국문학자가 꽃에 대해 이렇게 해박할 수 있다니! 단 한 문장으로 표현된 꽃 소개도 일품입니다. “술에 취해 잠든 미녀 _ 해당화,” “나무에 핀 연꽃 _ 목련,” “두견의 피울음에 붉은 꽃 흐드러지고 _ 진달래,” “영원한 유토피아의 꽃 _ 복사꽃,” “달빛 속의 가인 _ 배꽃,” “선녀가 잃어버린 옥비녀 _ 옥잠화,” “이별의 징표 _ 버드나무,” 등. 이 책에 소개된 꽃과 한시 못지않게 이 책 자체가 아름답습니다. 봄기운 느껴지기 시작하는 계절에 문학과 꽃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인 책입니다. 저는 지금 이 책과 사랑에 빠졌습니다. 오래 오래 사랑에 빠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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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선물이다 - 조정민의 twitter·facebook 잠언록 ㅣ 조정민 잠언록
조정민 지음 / 두란노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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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은 결코 실패하는 법이 없습니다. 사랑은 나를 먼저 살리기 때문입니다”(p. 14). 이 첫 문장이 나의 생각을 사로잡습니다. 저는 사랑하는 일에 항상 실패하기 때문입니다. 일터에서 ‘사랑하기에는 너무나 먼 당신’들이 꼭 있습니다. 아침에 묵상하며 기도할 때는 그를 사랑하겠다고 다짐하지만, 그 사람의 얼굴을 보는 순간 사랑의 마음은 사라지고 어느새 미움의 감정이 내 마음에 가득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사랑은 결코 실패하는 법이 없다고 하는 것일까요? 두 번째 문장이 답입니다. “사랑은 나를 먼저 살리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쉽지 않지만, 사랑하려고 노력할 때, 나는 진정으로 살아있는 존재가 됩니다. 사랑하기를 포기할 때, 나는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니니까요. 사랑은 나의 삶을 의미 있고 가치 있게 만듭니다. “사랑은 가치와 의미를 발효시키는 유일한 효소입니다”(p. 16).

   두 번째 아포리즘도 깊은 감동을 줍니다. “사랑할 줄 모르고 용서할 줄 모르고 배려할 줄 모르는 사람은 내가 먼저 사랑하고 용서하고 배려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사랑은 언제나 내리사랑입니다.”(p. 15). 성경말씀이 생각납니다.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로마서5:8). 저도 하나님께 이런 사랑을 받았으니, 하나님의 그 사랑으로 사랑해야겠죠.

   나는 자꾸 그 사람은 나와 사고방식도 성격도 너무 달라 함께할 수 없다고 단정 지으려합니다. 세 번째 아포리즘이 말합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달라도 같이 살 수 있는 것은 오직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한 가지만 달라도 못 견디는 것은 단지 사랑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다름을 견디고 누리는 힘입니다.”(p. 15) 달라서 사랑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사랑이 없으니 차이를 견디지 못하는 것입니다.

   사랑에 관한 아포리즘 마지막에 대문짝만한 글씨로 이렇게 써있습니다. “신은 사람을 다 알기 때문에 용서하지 않을 수 없고, 사람은 사람을 다 모르기 때문에 용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 깨달음의 짧은 탄성이 나옵니다.

 

 

   이 책은 이런 식으로 맛깔스러운 언어와 사랑스러운 일러스트레이션으로 인생을 소중하게 하는 가치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마음(감사, 감동), 영성(믿음, 변화), 삶의 가치(원칙, 선택), 배움(성찰, 지혜, 성숙), 인격(말, 탐욕, 리더), 관계(이웃, 섬김), 일(성공과 실패, 격려), 인생(꿈, 행복, 평안), 진리(죽음, 시간, 고난, 영원) 등. 어느 하나 쉽게 넘어갈 수 없는 주제들입니다. 이 책을 읽기 시작한지 보름이 넘었는데, 생각보다 진도가 나가지 않았습니다. 글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내용의 깊이 때문입니다. 나의 사무실 책상 잘 보이는 곳에 올려놓고 조금씩 음미해 보겠습니다. 삶을 풍요롭게 하는 좋은 잠언록을 얻었습니다. 조정민 목사님의 첫 번째 잠언록 <사람이 선물이다>도 구입해야겠네요.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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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비비어의 끈질김 - 나는 달려갈 길을 다 마칠 때까지 멈추지 않는다
존 비비어 지음, 유정희 옮김 / 두란노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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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당신에게 포기하라고 강요할 수 없다. 그 결정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당신뿐이다. 그러니 포기하지 말라.”(p. 311)

   저자 존 비비어가 머리말에서 인용한 <고스트 앤 다크니스>(The Ghost and the Darkness)라는 영화가 굉장히 인상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생명의 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식인사자들과 맞서 사람들, 결국 사자들을 물리쳤다! 이 영화를 보고 싶군요. 신앙이란 이처럼 어떤 상황에도 하나님을 향한 믿음, 나에게 맡겨진 사명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것입니다.

   저자는 자신이 끈질김이 부족한 사람이었음을 고백합니다. 데이트도, 피아노와 기타를 배우는 일도, 운동하는 것도, 책 읽는 것도 끝까지 하지 못했다는 고백! 이 대목에서 마치 저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동감의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지금 주님이 주신 사명을 끈기있게 잘 감당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가능한 것입니다. 비비어는 로마서 5장 17절(“은혜와 의의 선물을 넘치게 받는 자들은 한 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생명 안에서 왕노릇 하리로다”)에 따라 은혜를 이렇게 정의합니다. “은혜는, 하나님이 값없이 권능을 주셔서 우리의 자연적인 능력을 넘어서는 능력을 갖게 해 주시는 것이다.”(p. 51). 이 정의가 마음에 듭니다. 아니 매우 강력히 도전이 됩니다. 지금까지 저는 은혜를 “받을 자격이 없는 자에게 거저 선물로 주신 구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분명 은혜에 관한 올바른 정의입니다만, 저자는 이 정의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은혜는 항상 하나님이 우리 안에서 능력을 주셔서 우리의 무력함을 이기게 하심으로 나타난다”(“카리스”, 존더반, 「성경용어 백과사전」)는 사실을 명확하게 드러냅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우리로 예수님처럼 살 수 있게 해 줍니다. 은혜는 우리의 필요를 채워주고, 지혜를 주며, 세상을 변화시킬 능력을 줍니다. 은혜는 우리 죄만 덮어주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에서 왕 노릇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해 줍니다.

   저자가 정리한 것처럼, 끈질긴 그리스도인이 되려면 다음 다섯 가지 사실로 무장해야겠죠. 첫째, 누구든 환난을 피할 수 없다. 둘째, 당신이 직면한 사건은 새로운 게 아니다. 셋째, 결코 패배할 필요가 없다. 넷째, 은혜는 모든 싸움을 이기기에 충분하다. 다섯째, 시련을 기회로 삼으라. 이렇게 무장한 끈질긴 그리스도인은 끈질기게 믿음을 붙잡고, 끈질기게 겸손으로 허리를 동입니다. 크고 작은 염려를 끈질기게 내려놓고, 세상 가치관에 취하게 하는 습관들을 정리하며 끈질기게 근신합니다. 악한 영의 공격에 말씀으로 끈질기게 대적하며, 끈질기게 기도합니다. 끈질긴 그리스도인은 결국 끈질기게 완주하여 주님으로부터 영광의 상을 받을 것입니다.

 

   요즘 여러 가지 일로 지쳐 있는 저에게 존 비비어의 「끈질김」은 저를 끈질기게 붙잡고 주님이 주신 사명을 포기하지 말라고 일으켜 세웁니다. 나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하나님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책은 지쳐있는 그리스도인들에게 많은 도전과 힘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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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字와 破字 - 깨뜨리고 합쳐서 보는 흥미로운 한자의 문자유희
홍순래 지음 / 어문학사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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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어려서부터 한자 공부를 해왔습니다. 중학교 방학 때는 아버님으로부터 명심보감(明心寶鑑)을 배우기도 했죠. 대학교 때 사범대학에 다녔는데, 저의 전공과는 상관없는 한문교육과 수업도 청강하기도 했습니다. 한글만 있는 글보다 한자가 들어가는 글들이 더 뜻을 명확히 이해하기 쉽습니다. 그런 저에게 이 책 <한자와 파자>는 마치 멍석을 깔고 그 위에 수많은 한자를 던져 놓고 올라와 한바탕 놀아보라고 초청하는 듯합니다. 한자 놀이마당이라고나 할까요!

 

   ‘파자(破字)’는 한자(漢字)의 자획을 분해해서 다양한 의미를 드러내는 수수께끼 같은 놀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자가 표의문자(表意文字)이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이 중 단일파자(單一破字)는 이제 한자를 막 익히기 시작하는 학생들에게 흥미를 유발시킬 수 있겠다 싶습니다. 예를 들어, 양(羊)의 뿔과 발이 잘려나간 글자는? 왕(王). 임금(王)이 양쪽에 상투 틀고 양다리에 칼 꽂은 것은? 미(美). 이런 식입니다. 저는 어렸을 때, 무조건 수십 번씩 쓰며 죽자사자 외웠는데요. 그 때 이런 식으로 배웠다면 더 즐기면서 한자를 배웠을 것입니다.

   저에게는 단일파자보다 다자파자(多字破字)가 더 흥미로웠습니다. 문자유희(word play)를 통한 해학(諧謔)과 풍자가 재미있습니다. 한국의 구비문학(口碑文學, oral literature)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일 것입니다. 실제로 우리 선조들은 반정(反正)이나 역모(逆謀)를 꾸밀 때 은밀한 비밀 유지를 위해 파자를 많이 사용했다죠.

   저자가 정리한 피자의 활용 편에서 제시한 이름이나 호(號), 필명(筆名), 상품명과 기관명에 활용한 파자를 읽으면서, 지금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나이별 호칭에 파자 활용’은 왜 연령에 따라 이런 이름을 붙였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예를 들어, 61세를 화갑(華甲)이라고 하는데, 그것은 화(華)자를 파자하면, 십(十)이 여섯 개에다 일(一)이 하나 더 있으므로 61세라는 의미랍니다. 오호! 이런 깊은(?) 뜻이 있다니! 선조들의 재치가 번뜩입니다. 이런 재치는 파자 해몽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에서도 많이 발견됩니다.

 

   한자를 사용하는 사회에서 수없이 활용되는 파자, 그래서 조선시대의 문헌에 엄청나게 나오는 파자들이 있지만, 파자와 관련된 그 방대한 자료들을 이 책처럼 잘 모아 정리한 것은 지금까지 없을 것입니다. 한자를 좋아하는 저 같은 사람에게는 좋은 자료집입니다. 조선의 문학작품들을 제대로 읽기 원하는 분들, 한문공부에 마음을 두고 있는 학생들, 한자를 가르치는 선생님들, 자녀들에게 한자를 재미있게 가르치기 원하는 부모님들에게 매우 유용한 자료를 많이 담고 있는 이 책, 파자에 관한한 독보적인 책이라고 감히 평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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