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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역과 제자도 - 앤드류 머리의 ㅣ Echo Book 6
앤드류 머리 지음, 임은묵 옮김 / 샘솟는기쁨 / 2018년 2월
평점 :
남아프리카의 성자로 불리는 앤드류 머리 목사의 글은 오늘날 화려한 언변과 문체를 자랑하는 설교가나 작가의 글과는 확연히 다르다. 그의 글은 언뜻 고리타분하고 평범해 보이지만, 신앙의 본질을 단순하고 명확하게 드러내기에 힘이 있다. <사역과 제자도>는 “하나님 사역의 위대함을 사역자들에게 전하고자 기록”(p. 6)했다고 저자는 직접 말했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사역자들 뿐 아니라 주님의 말씀에 진지하게 반응하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읽어야 하는 책이라고 느꼈다.
저자는 에베소서2:8~10을 설명하면서 우리가 선한 일을 위해 지음을 받았다고 강조한다. 선한 행위가 구원의 근거는 아니지만 구원의 결과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 사실을 아름다운 비유로 표현한다. “눈은 빛을 보기 위해 창조되었기에 빛을 보게 하시고, 포도나무 가지는 포도 열매를 맺기 위해 창조되었기에 당연히 포도 열매를 맺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선한 일을 하기 위해 창조되었기에 선한 일을 위한 하나님의 능력을 드러내는 것이 존재의 법칙임을 확신해야 합니다.”(p. 72). 그리스도가 십자가에서 죽으신 것은 우리를 “선한 일을 열심히 하는 자기 백성”(딛2:14)으로 삼기 위해서다. 모든 성경이 하나님의 감동으로 기록된 것도 우리로 “모든 선한 일을 행할 능력을 갖추게”(딤후3:17) 하기 위함이다. 하나님이 사역자를 세우신 것도 성도들이 “모든 선한 일 행하기를 준비”(딛3:1, 8, 14)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하나님은 우리를 선한 일을 하는 하나님의 백성으로 삼으시려고 그리스도를 보내셨고, 성경을 주셨으며, 사역자들도 세우셨다. 그렇다면 전문(?) 사역자를 포함한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자신과 다른 성도들이 선한 일을 하도록 격려하고 세워주어야 한다. 이것이 하나님이 우리를 구원하신 목적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죄로부터 구원받았다(salvation from something)는 진리를 넘어 선한 일을 위해 구원받았다(salvation to do something)는 진리도 굳게 붙잡아야 한다. 지금 한국교회는 전자의 교리만 강조하고 후자의 교리가 소홀히 가르치고 있지 않은지 돌아보아야 한다.
이 책, 후다닥 읽어낼 것이 아니라 조금씩 깊이 묵상하며 “여호와를 앙망”해야 한다. 우리가 어떤 소명을 받았으며 어떤 달란트를 받았는지, 구체적으로 우리가 감당해야 할 선한 일이란 무엇인지, 주님의 일꾼으로 사는 것이 얼마나 큰 복인지,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하며 우리의 삶에 적용하고 실천해 나가야 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믿고 고백하는 대로 살지 못하는 나의 모습을 부끄러워한다. 피상적이고 가벼운 신앙서적이 넘쳐나는 지금, 이미 기독교의 고전이 된 앤드류 머리의 책들은 우리 신앙의 피상성을 극복하고 성숙으로 나아가게 한다. 좋은 책을 꾸준히 펴내는 ‘도서출판 샘솟는 기쁨’에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