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움직인 위대한 여인들
조민기 지음 / 미래지식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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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조민기는 인문역사 강연을 하는 칼럼니스트다. 그녀는 역사의 숲에서 만난 여인들 14명을 추려 귀한 혈통으로 태어나 비극적인 최후를 맞은 여인들, 자신의 운명에 좌절하지 않고 나라의 번영을 이끌어낸 여인들, 아름다운 매력으로 사람들을 사로잡은 여인들, 예술의 길을 걸은 여인들, 그리고 워킹 맘의 길을 걸은 여인들로 구분하여 14명의 여인들의 삶을 이야기한다. 이 여인들은 남성 중심의 역사기록에서 이름을 남겼다는 점만으로도 위대하다고 할 수 있겠다.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다.

 

저자는 클레오파트라가 어떻게 이집트의 통치자가 되었고 왜 카이사르와 안토니우스와의 사랑을 추구했는지 실감나게 묘사한다. 39세 그녀의 비극적인 죽음으로 프톨레마이오스 왕가가 300년의 치세의 종지부를 찍고 로마의 속국으로 된 슬픈 역사를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메리 스튜어트는 비극적인 여러 번의 정략결혼의 희생자이며 반역죄로 처형을 당하였지만, 최후의 승자였다고 저자는 말한다. 왜냐하면 자신이 원했던 대로, 자신의 아들 제임스 6세가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의 합법적인 왕이 되었기 때문이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마지막 순간까지 왕비로서의 위엄과 긍지를 잃지 않았고, 많은 사람들이 그녀에게 존경을 표했다고 전한다.

 

나에게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매혹의 길과 예술의 길을 걸은 여인들이었다. 고아원 출신 샤넬이 패션의 신화를 창조한 이야기, 가난한 기생 출신인 장위량이 시대와 운명을 극복하고 세계적인 화가가 되는 이야기는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여성으로 자신만의 삶을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 주었다. 남자건 여자건 역사 속에 위대한 존재가 되는 일은 혼자 힘으로 가능하지 않다. 언제나 사랑하고 후원하고 헌신한 그 누군가가 있었기에 그 혹은 그녀가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의 미덕은 역사책에서 자세히 다루어지지 않는 여인들, 그 이름은 유명하나 한 두 마디의 말로 때로는 폄하되거나 칭송되는 여인들의 삶과 인격의 진면목을 보여준다는 데 있다. 물론 ‘세계사를 움직인 위대한 여인’에 대한 작가의 묘사가 때로는 지나치게 낭만적이라는 느낌을 받았지만, 그래도 상당히 설득력 있는 서술이었다. 나는 우리나라의 위대한 여성하면 율곡 이이의 어머니 신사임당, 허균의 누이 허난설헌, 그리고 유관순 정도가 생각나는데, 이 책을 통해 장계향의 <음식디미방>과 여성 실학자 빙허각 이씨의 <규합총서>에 대해 처음으로 알게 되어 기뻤다. 가볍지만 즐거웠고 기대했던 것보다 많은 유익을 얻은 책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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