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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중독자 - 멸종 직전의 인류가 떠올린 가장 위험하고 위대한 발명, 내일
다니엘 S. 밀로 지음, 양영란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7년 9월
평점 :
인간이
다른 동물과 구별되는 호모 사피엔스가 된 것은 도구나 불, 언어의 발명 때문이 아니라 ‘미래’를 발명했기 때문이라는 담대한 주장이 흥미롭다.
내일을 생각하는 것, 다른 동물에게는 전혀 없는 것일까? 몇 몇 동물들은 다음 날 먹기 위해 먹이를 숨겨 두기도 한다는데, 이것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다니엘 밀로의 주장은 이렇다. 많은 학자들은 인류가 아프리카 소말리아 반도를 떠나 전 세계로 흩어졌다는 사실에 대해 연구해왔다.
그들은 인간이 언제쯤 어떤 방식으로 이동했는지를 밝혀냈지만, 왜 떠났는지를 분명하게 규명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저자는 단지 특별한 이유 없이
다른 곳에서 자신의 미래를 찾기 위해 떠났다고 추측한다. 그것은 ‘미래’라는 선악과를 따먹고 오늘만 사는 동물들의 낙원에서 추방된 것이다. 이런
점에서 호모 사피엔스는 다른 동물과 다르게 미래를 생각해 오늘을 포기하는 존재가 되었다는 저자의 주장이 나름대로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저자는
미래라는 발명품은 호모 사피엔스에게 큰 축복이자 동시에 저주라고 주장한다. 호모 사피엔스가 미래를 발명해 냄으로써 얻은 것은 무엇이며 잃은 것은
무엇인가? 미래를 생각하지 않았다면 오늘날의 문명은 없었을 것이다. 불확실한 미래를 생각하면서 인간은 무엇인가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은
언제나 ‘지나침’ 혹은 ‘과도함’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저자는 인간의 뇌도 쓸모이상으로 지나치게 커졌다고 말한다. 그래서 인간은 엄마의
자궁에서 미숙아로 일찍 나올 수밖에 없었고, 그 결과 열두 살까지는 나약한 존재로 부모와 사회에 의존적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이 인간은 더욱 인간답게 만든다. 이렇게 본다면, 인간이 불안한 존재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인간은 미래를
발명함으로 모든 생물체의 최고 정점에 다다랐지만 항상 두려움과 불안에 떨며 사는 존재가 되었다.
인터넷에서
읽은 적이 있다. 아마존의 어느 부족은 미래를 나타내는 시제가 없고 오직 현재 경험하는 것들만 언어로 표현한단다. 그들은 오로지 오늘에만 삶의
초점을 맞추면 산다. 그래서 걱정이 없다고 한다. 한편으로는 그들이 부럽지만 그렇다고 그들처럼 그런 상태로 살고 싶지는 않다. ‘개팔자가
상팔자’라고 말하지만 누구도 개가 되고 싶어 하지 않듯이 말이다. 그렇다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오늘을 포기하고 불안하게 사는 현실에 만족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인간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선악과를 따 먹었으며, 판도라 상자를 이미 열었다. 이제 미래를 생각하며
불안해하고 과도하게 준비하는 것은 인간의 숙명이다. 이런 숙명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행복할 수 있을까? 나는 미래와 현재에 균형감각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나치게 미래를 걱정하지 말고 현재를 즐기는 것과 미래를 위해 어느 정도 현재를 포기하는 것, 이 두 사이의 적정선을 찾는
것이 삶의 지혜일 것이다. 진화론의 관점에서 인간의 독특성을 규명한 책이지만, 이런 숙명을 지닌 호모 사피엔스로 우리는 오늘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생각하도록 도전한다. 흥미롭고 도전적인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