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인간과 함께한 시절 - 명화와 함께하는 달콤쌉싸름한 그리스신화 명강의!
천시후이 지음, 정호운 옮김 / 올댓북스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서양문화와 사상을 알려면 반드시 그리스 신화와 성경을 알아야 한다고 해서 그리스 신화 책을 여러 번 접했는데 기억에 많이 남지 않는다. 너무 방대하고 복잡해서 그런가? 천시후이가 쓴 <신이 인간과 함께 한 시절>은 대학 강의를 엮은 것이라니 머리에 쏙쏙 들어올 것 같았다. 게다가 신화에 관련된 100여점의 명화가 함께 수록되었으니 이번에는 많은 것을 건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며 책장을 넘겼다. 그리고 이 책은 그런 나의 기대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이 책, 중국인이 쓴 책이라서 그리스 신화의 신들을 가끔 중국의 영웅호걸과 비교한다. 서양 신화를 동양인이 소개하는 것 자체가 참신하고 매력적이다. 그렇다. 그리스 신화의 신들은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신의 개념에는 잘 맞아 떨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곤 한다. 인간처럼 변덕스럽고 낭만과 활기가 넘친다. 성스러움은 찾아보기 어렵다. 아마도 끔찍한 인간의 삶을 아름답게 표현한 것이리라. 그런 점에서 <신이 인간과 함께한 시절>이라는 제목이 마음에 든다.

 

이 책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들의 이름이 로마 신화에는 어떻게 달리 나오는지도 알려준다. 또 유럽의 여러 지명을 인상 깊게 알려준다. ‘헤라’가 괴롭힌 ‘이오’가 건넌 바다는 이오니아 해가 되고, 그녀가 건넌 해협은 보스포러스(소가 건넌) 해협이 되었다는 설명을 읽고는 지도를 뒤져보았다. 지중해의 여러 만(灣)에 있는 아드리아 해, 이오니아 해, 에게 해, 흑해, 등을 제대로 파악하게 되었다.

 

오디가 원래 하얀색이었는데, 연인의 붉은 피에 물들어 자주색으로 변했다는 전설을 담고있는 피라모스와 티스베 이야기, 슬피 우는 물총새와 관련 있는 케익스와 알키오네 이야기, 등 그리스 신화에 인문학적 지식과 상상력이 넘쳐 난다. 그렇다. 그리스 신화는 인간의 삶과 관련된 모든 것을 생각하게 한다. 지혜, 사랑, 미, 청춘, 전쟁, 슬픔, 복수, 질투, 저주, 운명, 술, 불, 숲, 바다, 태양, 달빛 등 정말 많은 것들을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엮어간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신화와 관련된 그림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게 해 준다는 것이다. 이전에는 신화의 내용을 그린 그림을 보면 그런가 보다 했는데, 내용을 자세히 파악한 뒤에는 한 번 더 들여다보고 화가의 의도를 찾아보게 된다. 명화가 그리스 신화를 머리에 깊이 각인시켜준다면, 신화는 명화 감상에 깊이를 더해 준다. 이 책에 실린 명화 중 오딜롱 르동의 <외눈박이 거인>이 나에게 너무나 아련하게 다가왔다. 갈라테이아를 짝사랑한 외눈박이 거인 폴리페모스, 그를 이렇게도 온순하고 애잔하게 표현한 화가의 상상력과 그림 솜씨에 감탄하고 또 감탄한다.

 

서양 문화를 알고자 그리스 신화를 접하기 원한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서양 문화뿐 아니라 인생이 무엇인지 깊게 생각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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