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당신에게 실망하셨다
마크 러셀 지음, 섀넌 휠러 그림, 김태령 옮김 / 책이있는마을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제목 때문에 집어 들었다. <하나님은 당신에게 실망하셨다>! 보통은 ‘하나님은 당신을 사랑하신다’라고 말하는데, 저자는 완전히 뒤집어 말한다. 책 제목이 이 책의 성격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성경을 읽는 대신 아무런 선지식 없이 성경을 처음 대하는 사람이 느꼈을 법한 것들을 너무나 솔직하게 표현했다. 저자는 자신이 성경을 조롱하거나 홍보하려고 이 책을 쓴 것이 아니라, 자신이 처음 성경을 읽었을 때 느낀 감정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는 나름대로 성경 전체를 간략하게 자신이 평소에 쓰던 말로 표현하고 싶었단다. 그래서 2년 동안 성경공부를 했고, 성경을 두 번 통독하면서 성경 이야기 모음집을 만들었다. 저자는 나름대로 유의미한 수준까지 성경을 이해하게 되었다고 자부한다. 그리고 성경에서 거룩한 포장지를 모두 벗겨내고 그 알맹이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분명 의미 있는 시도다. 성경이 원래 일반인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시장의 언어로 기록되었다고 하지 않는가.

 

저자는 사람들이 대수롭지 않게 지나칠 수 있는 내용들을 ‘콕’ 집어 재미있게 표현하곤 한다. 예를 들어, 모세가 누렸던 풍족한 삶은 모두 노예의 고통 위에 지어진 것이었다는 지적, 그래서 모세가 자신과 궁궐 밖에서 채찍을 맞고 있는 노예의 차이는 오직 ‘바구니 타기’에 있다는 생각이 들어 실존적 위기를 맞았다는 표현은 정곡을 찌르는 것이었다. 이런 표현들은 이 책 곳곳에 감추어져 있다.

 

하나님이 이스라엘에게 약속의 땅을 준 것은 “마치 휴게실 냉장고에서 개리(Gary)의 샌드위치를 꺼내주는 것과 유사했다.”(p. 36). 이스라엘에게 약속의 땅으로 주어진 곳에 이미 다른 민족이 살고 있었으니, 앞으로 갈등과 전쟁은 끊이지 않고 있을 것을 재치 넘치게 표현한 것이다.

 

다윗의 아들 암논이 이복동생 다말을 강간했을 때, 다윗은 이 사건을 처리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율법에 따르면 암논이 다말과 결혼해야 했는데, 다른 한편으로 율법은 남매간의 결혼을 금지하고 있다. 저자는 이런 모순에 대해 “이것이야말로 모세가 예견하지 못한 허점이었다.”(p. 81)라고 덧붙인다.

 

이렇게 저자는 ‘거룩한 포장지’를 벗겨내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거룩한 포장지를 벗겨내려다가 거룩한 알맹이까지 깎아버린 것 같은 느낌을 받는 불경스런 표현들도 많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는 장점이 훨씬 많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불신자들이나 성경을 처음 대하는 사람들은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겠구나’ 하는 열린 관점을 가지게 해 준다는 점에 있지 않을까? 이 책을 가벼운 마음으로 읽다가 얻은 유익이 많다. 성경을 처음 읽는 사람보다 성경에 대해 선지식이 있는 사람들이 읽으면 열린 시각을 얻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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