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저넌에게 꽃을
대니얼 키스 지음, 구자언 옮김 / 황금부엉이 / 201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주인공 찰리는 어릴 때 뇌가 손상되어 지적장애인으로 살아간다. 뇌수술을 받은 찰리는 학습능력과 사고능력이 눈부시게 향상되어 천재가 된다. 주인공이 지적장애인이었을 때, 자신이 일하는 빵집에서 놀림을 당했지만 주변 사람들을 믿고 사랑하며 행복했다. 이제 천재가 되었으니 모두에게 받아들여지고 행복할까? 문제는 그의 지적인 능력은 엄청나게 향상되었지만 그의 감정은 여전히 과거의 찰리 수준이었다. 과거의 찰리가 현재의 찰리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앨리스 키니언 선생님과의 관계도 이것 때문에 힘들었다. 천재가 된 찰리는 결코 행복하지 않았다. 과거 자신을 좋아한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실상은 자신을 놀리는 것뿐이었다는 것을 깨닫고 분노한다. 그는 자신의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방황한다. 얼마 후 찰리처럼 뇌수술을 받은 실험쥐 ‘앨저넌’은 결국 퇴행이 일어나 죽는다. 그것은 찰리의 결말을 예고한다. 찰리에게도 급속도록 퇴행이 진행되어 다시 과거의 찰리 수준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는 지적 장애인을 돌보는 보호소로 자진해서 들어가면서, 온통 틀린 철자로 이런 내용의 편지를 남긴다. “추신. 혹시 기해(기회)가 있으면 딧마당(뒷마당)에 있는 앨저넌의 무덤에 꼿을(꽃을) 좀 놓아주세요.”

 

인간은 얼마나 똑똑해져야 행복할까? 앨리스가 주인공을 떠나기 전 나눈 대화가 인상적이다. 앨리스가 말한다. “… 당신은 가지고 있던 중요한 뭔가를 잃어버렸어요. 당신에겐 미소가 있었어요.” 찰리는 “공허하고 바보같은 미소였죠.”라고 답한다. 앨리스는 이렇게 고쳐준다. “아니요. 진실하고 따뜻한 미소였어요. 사람들이 좋아해주기를 바랐기 때문이죠.”(p. 437). 지금 우리 사회는 과학 기술 만능주의가 팽배하다. 과학과 기술이 더 발전하고 인간의 지능이 더 향상되면 인류는 유토피아를 이룰 수 있을까? 사람들은 더 행복해질까? 저자 대니얼 키스는 천재 주인공의 입을 통해 이렇게 주장한다. “지능 하나만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 지능과 교육도 인간에 대한 애정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아무런 가치도 없다는 사실입니다.”(p. 366).

 

그렇다. 지능과 관계없이 누구나 존중되고 사랑받아야 한다. 그리고 거기에 행복이 깃들 수 있다. 인간의 이성이 더 발달하고 과학과 기술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발전해도 사랑과 존중, 믿음, 이런 덕목들이 함양되지 않으면 세상은 더 지옥같이 변하고 사람들은 더 불행해지고 초라해지지 않을까? 인간의 본질과 정체성에 대해, 과학의 발전과 행복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소설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추천할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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