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역사가 바뀌다 - 세계사에 새겨진 인류의 결정적 변곡점
주경철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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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1492, 1820, 1914, 1945. 무슨 난수표 같은 숫자들, 주경철 교수가 인류역사의 변곡점으로 지칭한 해다. 이 책은 이런 해(年)를 중심으로 인류의 역사의 흐름을 조금 더 거시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한다.

 

1492년은 콜럼버스가 동양이라는 이상향을 찾아 항해를 시작한 해다. 저자는 콜럼버스가 왜 이런 엄청난 항해를 하게 되었는지, 그의 종교적 동기와 세속적 동기를 동시에 언급한다. 그리고 문학작품, <로빈슨 크루소>와 <파리대왕>을 통해 인간의 문명과 야만성이 우리 삶 속에서 대립하고 충돌하고 있다고 말한다.

 

주 교수는 동양과 서양의 운명을 가른 역사적 변곡점으로 1820년을 든다. 1820년은 경제사적 관점에서 보면 유럽이 완전히 패권을 잡은 시기인 것이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지리적으로 분열할 수밖에 없는 유럽이 제국 통일을 이룬 중국대륙보다 더 역동적인 에너지를 키울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산업혁명이 바탕이 되어 유럽은 그 힘을 해상 팽창에 쏟아 부었다. 그야말로 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하게 된 것이다.

 

1914년은 나그네비둘기가 멸종된 해다. 저자는 1914년을 인간의 활동에 의해 지구 환경이 변화하는 소위 ‘인류세’의 상징적인 년도로 보았다. 북아메리카에서 인간과 동물계가 평화롭게 살던 ‘피마다지윈(pimadaziwin)’의 상태가 어떻게 깨지게 되었는지, 인간이 화석 연료를 이용한 에너지와 기계를 사용함으로써 엄청난 편익을 누렸지만 동시에 기계에 의해 더욱 노예화되었다는 사실을 잘 설명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해는 1945년이다. 주 교수는 전쟁사적 측면에서 인류의 역사를 말한다. 인류는 과연 문명으로 나아가고 있는가? 아니면 더욱 야만으로 나아가고 있는가? 두 번의 세계대전, 특히 2차 세계대전은 전사자 수만 5500만에 이른다. 베트남 전쟁에서는 군인보다 민간인 전사자 비중이 높았다. 또한 현대의 ‘제노사이드(genocide)’는 인간의 야만성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결국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중요한 역사적 질문을 던진다. 인간은 ‘야만화’되고 있는가, ‘문명화’되고 있는가? 이 질문에 누구도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거시적으로 인류의 역사를 살펴보면, 과거는 야만이고 현대는 문명이라고 쉽게 단정 지을 수 없다. 그러나 주경철 교수는 ‘문자해독률’과 ‘피임률’을 예로 들며 조심스럽게 낙관론을 편다. 아니 세상이 나아지기를 희망하며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해, 역사가 바뀌다> 이 책 덕분에 제대로 역사 공부를 한 듯하다. 역사 공부가 현재의 삶을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하고 더 나은 미래를 희망하게 만들지 못한다면, 도대체 왜 역사를 배워야 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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