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카페에서 작가를 만나다 2 - 시간.언어 편 철학카페에서 작가를 만나다 2
김용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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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김용규는 철학의 본분은 사람들로 더 나은 삶을 선택하고 변화하도록 도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상아탑에 갇힌 철학이 아니라 삶과 생생하게 연결된 철학을 위해 대중들과 끊임없이 소통을 모색해왔다. 특히 이번에 펴낸 <철학카페에서 작가를 만나다> 1, 2권은 매우 시의적절하다. 제 1권에서는 혁명과 이데올로기를 다루었다. <안티고네>를 소개하면서 “빼기”의 방식으로 비폭력 혁명을 이루어 가야 한다고 말한다. 쾨슬러의 <한낮의 어둠>을 다루면서 인간의 이성에만 의존해 역사를 바꾸려 한다면 이데올로기에 매몰된다고 경고한다. 오히려 인간애가 있어야 더 나은 인류 역사를 이루어갈 수 있다는 말이다. 1권을 읽으면서 때로는 격하게 동의했다. 1권 덕에 2권은 더 큰 기대를 가지고 대했다. 그리고 김용규는 그런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천박한 자본주의의 이데올로기가 판치는 이 불확실한 시대에 우리의 삶의 가치는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이 질문과 관련해 ‘시간’과 ‘언어’는 꼭 깊이 다루어야 할 주제임이 분명하다. ‘시간’ 편에서는 사뮈엘 베케트의 <크라프의 마지막 테이프> 낭독 공연을 소개한다. 그리고는 시간의 두 얼굴에 대해 강연한다. 냉엄하게 흘러가는 물리적인 시간 ‘크로노스(chromos)’는 모든 인간의 소망을 뿌리치고 오직 죽음을 향해 빠르게 날아갈 뿐이다. ‘크로노스’에서는 개인의 자기 정체성과 국가의 역사의식을 형성할 수 없다. 인간은 ‘출구없음’(No Exit)‘으로 좌절하며 허무주의에 빠질 뿐이다. 저자는 에피쿠로스의 쾌락주의를 설명하고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와 잉마르 베리만 감독의 영화 <제7의 봉인>을 언급한다. 결국 이 두 작품은 에피쿠로스에게 종려나무를 바치고 있다는 것이다. 히지만 시간은 ‘크로노스’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물리적 시간의 파괴성을 극복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그는 한평생 한손에 성서를 다른 손에 플로티노스의 <엔네아데스>를 들고 살았던 기독교 신학의 거장이다. 그는 히브리적 시간개념과 그리스적 시간개념을 ‘카이로스(kairos)’라는 단어를 통해 하나로 묶었다. 이것은 주관적이고 심리적인 시간이다. 그것은 인생의 결정적인 사건과 시간을 기억해 내는 것이다. 그 기억이 인간을 구원하고 인류의 삶과 역사를 새롭게 열 수 있을 것이다. 김용규는 키에르케고르와 오스카 쿨만의 사상을 넘나들며 카이로스의 삶을 살 것을 말한다.

 

‘언어’ 편에서는 장 지로두의 희곡 <벨락의 아폴로> 낭독 공연을 보여주며, ‘불의 언어’와 ‘물의 언어’를 소개한다. ‘불의 언어’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밝히는 것이고 ‘물의 언어’는 허구를 통해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다. 인간은 불의 언어가 없이는 살 수 없지만 불의 언어만으로는 인간다운 인간이 될 수 없다고 저자는 힘주어 말한다.

 

저자의 이번 책, <철학카페에서 작가를 만나다> 1, 2권은 그 기획이 참신하다. 낭독공연, 저자의 강연, 그리고 작가들과의 대화를 통해 삶의 철학을 풍성하게 만들었다. 개인적으로, 저자가 소개한 버나드 쇼의 묘비명이 인상적이었다.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어떻게 사는 것이 옳은 것인가? 객관적인 정답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계속 진지하게 묻고 성찰해야 한다. 그리고 결단해야 한다. 인간다운 삶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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