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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공부할 시간 - 인문학이 제안하는 일곱 가지 삶의 길
김선희 지음 / 풀빛 / 2016년 9월
평점 :
이
책은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치열하게 자신만의 삶을 살며 무엇인가를 이루어낸 동서양의 인문학자들을 소개하고 있다. 목차를 보니 기대되는 인물들,
알고 싶은 인물들의 이름이 가득하다. 저자는 <사기(史記)>의 사마천(司馬遷)과 <파우스트>의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를 ‘여행하는 삶’으로 엮어 설명한다. <백과사전파>의 중심인물 드니 디드로(Denis
Diderot)와 조선의 백과사전파라 할 수 있는 실학자 이규경(李圭景)을 ‘앎을 좇는 삶’으로 규정한다. 동학을 창도한 최제우(崔濟愚)와 범신론적 일원론과 무한 우주론을 주창한 조르다노 부르노(Giordano
Bruno)는 꿈에 이끌려 살다 결국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공통점이 있다고 말한다. 중국의 태평천국운동(太平天國運動)을 주도한 홍수전(洪秀全)과
이상적인 사회주의 혁명을 꿈꾼 여성혁명가 로자 룩셈부르크(Rosa Luxemburg)는 분명 ‘변혁하는 삶’을 추구한 자들이다. 이외에도
<에티카>의 스피노자(Spinza)와 조선 실학자 정약용(丁若鏞), 성호 이익(李瀷)과 레비나스(Emmanuel
Levinas), 페트라르카(Francesco Petrarca)와 주희(朱熹)
등, 이들이 추구했던 삶의 궤적과 업적을 흥미진진하게 서술하고 있다.
김선희는
왜 이런 역사의 인물들을 독자들에게 들여 주는 것일까? 저자는 독자들에게 일종의 문진표(inquiry)를 제공해 준다고 말한다. 일곱 개의 삶의
유형을 제시하면서 ‘당신은 어떤 유형의 삶을 살고 있는가, 아니 어떤 유형의 삶을 살고 싶은가’ 도전하고 있다. 그렇다. 인물들의 생애와 사상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것은 그들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 궁극적으로 자기 자신을 밖에서 바라보기 위한 것이다(p. 9). 이 책을 읽으며 나는 내가
가야하는 나만의 삶을 살고 있는지 물어보았다. 나만의 삶이란 저절로 이루어지는 삶이 아니라 치열하게 추구해야 하는 삶이다. 이 책에 소개된
인물들은 역사와 사상사에 남았다는 점에서는 영광스럽지만, 그들의 삶의 여정은 결코 녹녹하지 않았고 질곡(桎梏)의 세월이었을 것이다. 자신만의
삶을 산다는 것은 이렇게도 힘든 길이지만 그 길을 가지 않으면 살아도 사는 게 아닐 것이다. 저자도 고백했듯 “언제나 그렇듯, 자기를 견디며
사는 것이 가장 힘든”(p. 11) 일이다.
현재
나의 인생길을 생각해 본다. 내가 택한 길뿐 아니라 내가 가지 않은 길에도 내가 있어, 지금의 나의 길이 되었다는 것, 모두가 그렇게 자신의
삶을 살아내고 있다는 것이 위안이 된다. 괴테는 “남의 길을 똑바로 걸어가는 많은 사람들보다 방황 속에서 자기 길을 가는 몇몇 사람이 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나는 나 자신의 길을 계속 걸어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