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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행복하기로 결심했다 - 쇼펜하우어의 행복 수업
아르투르 쇼펜하우어 지음, 임유란 엮음 / 문이당 / 2016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쇼펜하우어는 죽는 것을 두려워해서 이발사에게 면도도 시키지 않았고, 여자를 불행의 원인으로 생각했다는 등 그에 관한 부정적인 에피소드를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런 철학자를 괴테가 독일 최고의 철학자라 일컫고 니체가 스승이고 했단다. 그리고 그가 톨스토이, 헤르만 헤세, 보르헤스 등 수많은 작가들에게 영감의 원천이 되었다니 놀랍기만 하다. 확실히 그의 사상에는 특별한 그 무엇이 있는 듯하다. 갑자기 염세주의 철학자가 말하는 인생 행복론이 궁금해져서 이 책을 펼쳐보았다. 그리고 인생에 대한 쇼펜하우어의 주장에 감탄하기도 하고 때론 반론을 제기하면서 즐겁게 독서했다.
그는 염세주의 철학자답게 인생은 고통과 불행으로 가득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런 인생을 견디며 살게 하는 힘이 있으니, 그것은 사랑이다. 1장은 ‘사랑의 힘’에 관한 것이다. 쇼펜하우어가 생각한 사랑은 감성이다. 그래서 그것은 선택하고 만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갑자기 찾아와 우리를 당혹스럽게 만든다고 본다. 이 사랑이 환희와 고뇌를 동시에 선물한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한 순간의 사랑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는 사람이 있다. 이렇게 보면 사랑은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삽화”(p. 43)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사랑의 아름다움을 말한 쇼펜하우어는 독자에게 감정적인 사랑을 따라 살기보다 이성의 지혜를 따라 살라고 말한다. ‘2장. 세상을 지혜롭게 사는 비결’에서 오늘 한 일을 검토하고 반성하며, 언제나 배우고 사색하라고 권면한다. 철학자 자신도 고뇌에 찬 삶의 현실을 냉철하게 관찰하고, 그러면 어떻게 살 것인가를 이성적으로 고찰했다. 그래서 “인생에 대한 지나친 기대는 독이 될 수 있다”(p. 68)고 충고한다. 그리고 가끔은 고독해야 한다고 말한다. 고독의 유익은 진정한 나와 함께 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과 멀리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p. 69). ‘3장. 행복의 문, 행복의 열쇠’에 따르면, 행복은 어딘가에 있는 것 같으면서도 어디에도 없다. 진정한 행복은 어떤 상황이 아니라 무엇을 바라는가의 문제이기에 쾌활한 성격을 갖고자 노력해야 한다. 작고 사소한 일에 행복을 느끼고 있다면 그는 행복한 사람임이 분명하다. 욕망을 성취하는 것이 아니라 욕망을 제어하는 것이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일 것이다. 결국, ‘4장. 자신만의 삶의 역사를 써라’에서 말하는 것처럼, 삶은 단순하지만 따분하지도 지루하지도 않다. 어떤 상황에서도 “용기와 의지”를 가지고 살아야 한다. 좌절을 맛보았다고 머물러 있으면 안 된다.
쇼펜하우어의 행복론을 읽으면서, 삶에 대해 이성적으로 정직하게 생각해 본다. 인생을 고역으로 생각한 염세주의자, 하지만 ‘삶의 의지’를 주장하며 고뇌로 가득한 인생을 여전히 사랑한 철학자에게서 많은 위로와 용기를 얻었다. 삶에 대한 담담한 주장이 오래 마음에 남는다. “인생의 끝자락에서 우리에게 위안을 주는 것은 인생의 긴 여정 속에서 삶의 고역을 참아왔다는 사실이다”(p. 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