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작은 집 디자인 도감 - 천재 건축가들이 설계한 작은 집의 공간, 구조, 인테리어 ㅣ 지적생활자를 위한 교과서 시리즈
미미 제이거 지음, 김예원 옮김 / 보누스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그야말로 산골짜기에 땅을 사 놓았다. 은퇴 후에 들어가 살려고. 일단 용도 변경을 통해 산을 대지로 바꾸었다. 터를 다지고 나니, 어떻게 집을 지어야 하나 생각이 많다. 머릿속에서는 하룻밤에도 여러 채의 집을 짓다 헐다 한다. 그러다 보누스 출판사에서 나온 책 <작은집 디자인 도감> 표지를 보는 순간 ‘바로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관이 하도 독특해 이 집을 소개한 지면(pp. 148~153)을 찾았다. 2차 세계 대전 당시 많이 손상된 돼지우리를 독일의 한 건축사무소에서 새롭게 바꾸었단다. 평면도를 보니 현관을 지나 식당 주방이 있고 거실로 연결되는 심플한 구조다. 돼지우리가 이런 멋진 집이 될 수 있다니, FNP 건축사무소의 프로젝트의 창의성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어쨌거나 내가 산 땅은 이런 축사가 없으니 통과!
전나무에 둘러싸인 집(pp. 19~23)과 시골의 삼나무 집(pp. 110~113), 그리고 작은 굴뚝이 있는 집(pp. 120~125)에 시선이 간다. 이 집들의 공통점은 작지만 아름답다는 것이다. 크고 웅장함을 선호했던 시대는 지났다. 특히 나처럼 산골에 집을 지을 사람이라면 환경 보호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환경보호에 첫걸음은 집을 작게 짓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 미미 제이커는 2004년 주택의 평균 크기가 216㎡로 1970년대에 비해 거의 90㎡가 늘었다고 지적한다. 그런데 이 책에 소개된 집들은 모두 90㎡이하의 크기다. 이런 정도의 크기라면 몇 가지 장점이 있겠다 싶다. 첫째, 유지비를 줄일 수 있다. 둘째, 건축 설계나 시공할 때 집 모양을 건축주의 요구에 따라 바꾸기가 쉽다. 안전이나 비용이 많이 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아내가 누워서 하늘을 볼 수 있는 집을 원하면, 크게 고민하지 않고 설계자나 시공자에게 요구해 적절하게 창을 낼 수 있으리라. 셋째, 이런 식으로 지은 집들은 주택가격의 하락 같은 것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어차피 적은 비용으로 집을 지을 수 있을 것이고, 이런 독특한 집들은 일반 주택시장의 가격 변동에 별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 소개된 집들, 참 마음에 든다. 공간은 작지만 심플하면서도 아름답다. 빛, 공기, 자연을 고려하고, 적절하게 창문과 데크를 사용해서 답답하지 않게 만들어져 있다. 산골에 집을 짓기 위해 건축설계소를 찾아갈 때, 이 책을 들고 가겠다. 이 책에 있는 집 그대로 지어달라는 것이 아니라, 어떤 집을 짓고 싶은지 건축주로서의 내 생각을 표현할 것이다. 그 때 이 책이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환상적이면서 실용적이고 친환경적인 집들을 소개해 준 저자에게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