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학자들의 수다 - 사람을 읽다
김시천 지음 / 더퀘스트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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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대학에서 인문학을 가르치는 김시천 교수가 참신한 방법으로 <논어>를 읽어냈다. <논어>를 소위 권위있는 ‘고전(古典)’이나 ‘경전(經典)’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공자와 그의 제자들 사이에 대화를 기록한 책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해 보자는 것이다. 그러면 <논어>를 막연히 좋은 책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쉽게 접근하지 못했던 자들도 흥미롭게 다가서지 않겠는가.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동양의 고전에 익숙하지 못해 쉽게 덤벼들지 못했던 나 같은 자가 이 책을 덥석 잡았으니 말이다.

 

저자는 1부에서 논어를 새롭게 읽는 방법을 제시해주고 있다. 나도 <논어>의 첫 문장만큼은 익히 알고 있다. ‘子曰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당연히 <논어>는 공자가 한 말 중 주옥같이 유익한 것들을 간추린 것이라 생각했다. <논어>를 영어로 <Analects(어록, 선집)>라고 번역하는 것만 보아도 나뿐 아니라 서양에서도 <논어>에 대해 틀에 박힌 접근을 했음이 분명하다. 김시천 교수는 <논어>에서 ’자왈(子曰)‘로 시작하는게 불과 45퍼센트라고 지적한다. 나머지는 55퍼센트는 ’유자왈(有子曰), 증자왈(曾子曰) 식으로 소개된 것이다. 그렇다면 <논어>의 주인공이 공자 한사람만은 아닐 것이다. 스스로의 삶을 찾아간 공자의 제자들 모두가 <논어>의 주인공이 될 자격이 있다.

 

이런 관점에서 김 교수는 2부에서 우선 자로와 안회를 부각시킨다. 저자에 따르면, 공자와 나이 차이가 많지 않은 자로는 공자를 만나 그의 인생이 극적으로 변했고, 공자가 자신의 속내를 털어 놓는 친구가 되었다. 공자가 안회에게 한 말, 극기복례(克己復禮)는 보편적으로는 ’욕심을 버리고 사회가 요구하는 禮를 따르는 것이 仁을 행하는 것‘이라 해석된다. 그런데 저자는 ’다른 사람이 너에게 (어리고 신분이 낮다고) 예의로 대하지 않더라도 네가 먼저 예의를 잃어선 안 된다‘로 해석한다(p. 140). 당시 상황을 고려한 탁월한 해석이라 생각된다. 이 책, 이런 식이다. 계속 이어지는 3, 4, 5부에서 자공, 재아, 염구, 증삼, 자하, 자장 등, 공자의 제자들이 공자와 나눈 대화들을 당시 시대적 상황과 처지에 맞게 재해석함으로써, 공자뿐 아니라 공자의 제자들을 부각시켰다. 이로써 <논어>를 聖人의 관념적이고 보편적인 가르침이 아니라 우리와 동일 사람들의 삶의 고민을 나눈 이야기로 우리에게 제시했다. 책 제목처럼 <논어>는 <학자들의 수다>가 맞다. 참신한 관점으로 <논어>를 설명하는 이 책 덕분에 <논어>는 나에게 훨씬 친근하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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