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의 기술
제프 고인스 지음, 윤종석 옮김 / 도서출판CUP(씨유피)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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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바뀌었다. 평생직장 개념도 사라졌다. 예상치 못하게(?) 오래 살게 되면서 이제는 직장이 아니라 직업을 여러 번 바꾸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도 된다. 이런 삶의 현실에서 농밀한 자신만의 삶을 살기 위해서는 ‘이것이 내가 평생 추구해야 할 것‘이라고 확신하는 일을 찾아야만 한다. 그 평생의 일(vocation, 소명)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이 책, 소명을 발견하는 과정을 진지하고 자세하게 추적해간다. 저자 제프 고인스는 평생의 일을 찾는 자들에게 지금까지 소명에 대해 오해한 것들을 차근차근 알려준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천직을 운명같이 찾아오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천직이 다가올 때 그냥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막연히 기대한다. 하지만 저자는 소명은 그냥 아는 게 아니라 늘 단서를 찾아 경청하며 삶이 하는 말을 알아내야 한다고 확고하게 말한다. 그는 프레드릭 뷰크너의 글을 인용했는데, 매우 인상적이다. “천직을 찾을 때는 끝없는 신비를 찾듯이 하라. 그것의 흥분과 기쁨 속에서 못지않게 권태와 고통 속에서도 찾으라. … 결국 모든 순간이 중대한 순간이기 때문이다.”(p. 56). 그렇다. 나의 평생의 일은 나를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내가 찾아야 하는 것이며, 내가 하는 일이 아니라 내가 되어가는 일이다. 그러니 얼마나 많은 헌신과 인내가 필요할까? 이 책은 심심풀이로 자신의 적성에 맞는 일을 도표와 화살표를 따라 찾아가는 책이 아니다. 삶과 일의 본질에 대한 깊은 성찰이 있다. 그래서 책을 다 읽은 후에는 표지에 있는 문구가 마음에 더 깊이 각인된다. “일의 기술이라 쓰고 삶의 기술이라 읽는다”!

 

이 책은 소명을 발견하는 것은 긴 여정임을 계속 강조한다. 그 여정에 때로는 모험이 필요하고 때로는 몰입의 열정이 필요하다. 소명은 순간을 넘어 생활방식이며, 일을 넘어 나 자신의 삶을 사는 것이다. 이 책 결론 부분에 헤밍웨이의 죽음과 톨킨의 단편 소설에 나오는 ‘니글(Niggle)’의 이야기가 소개되어 있다. 헤밍웨이는 의미 있는 일을 추구하다 자아를 상실해 버렸다(p. 248). 반면 소설 속의 화가 니글은 화폭에 작은 잎사귀 하나만 완성했을 뿐 화폭을 다 채우지도 못하고 죽었다. 제프 고인스는 우리가 소명을 찾아 열심히 일하되 “한 생애에 할 수 있는 일의 한계를 인식”(p. 250)해야 한다고 말한다. 삶과 일에 대해 얼마나 깊고 겸손한 통찰인가!

 

이 책은 매 장마다 흥미로운 실례들을 들려주며 독자들에게 진지하게 자신만의 삶과 일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평생을 일을 찾는 청년들에게 무척 도전이 될 것이다. 어디 청년들 뿐이랴. 중년들과 은퇴를 앞둔 이들이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남은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할 때, 훌륭한 생각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준다. 소명에 대해, 그리고 자신만의 삶을 사는 일에 대해 고민하는 모든 자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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