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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조하지 않게 사는 법 - 불안, 걱정, 두려움을 다스리는 금강경의 지혜
페이융 지음, 허유영 옮김 / 유노북스 / 201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이전부터 불교의 경전 중 하나인 금강경을 읽어보고 싶었다. 이 책의 저자 페이융이 불경 연구의 대가라니 불교의 가르침을 제대로 배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생각했다. 프롤로그의 제목부터 도전적이다. “인생은 금강경을 알기 전과 후로 나뉜다”! 저자는 초조함이라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심리를 어떻게 해결할지 금강경으로부터 알려준다. <18분 만에 금강경 이해하기> 해설이 금강경을 깔끔하게 소개한다. 금강(vajra)은 번개와 다이아몬드라는 의미를 담고 있단다. 따라서 금강경은 온갖 번뇌를 번개 치듯 깨뜨려 날려 버리고, 마음을 다이아몬드처럼 단단히 하여 어떤 번뇌에도 흔들리지 않게 하는 책이란다. 금강경을 읽음으로써 우리의 사유 방식이 바뀌게 된다. “금강경을 읽는 것은 학문이 아니라 수행이다”(p. 22).
제대로 수행 한번 해 보고 싶은 마음으로 1장을 넘긴다. 생각보다 재미있고 나 같은 불교 문외한도 조금만 생각하면 이해할 만큼 쉽다. 오래전에 성철 스님이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로다”라고 말했다. 심오해 보이는 말인데, 무슨 의미로 이런 말을 했는지 알 수 없었다. 이 책에서는 이렇게 해설한다. “수행하지 않았을 때는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지만, 수행을 시작하면 산이 산이 아니고 물이 물이 아니다. 하지만 완전히 깨달음을 얻은 뒤에는 산은 또 산이고 물은 또 물이다. 산과 물은 원래의 산과 물로 돌아갔지만 그 깊이와 경지는 예전 그대로일 수 없다”(pp. 37~38). 그렇다. 삶의 이치를 깨닫고 지혜롭게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자신의 본래 자리로 돌아가 지금 현재라는 변치 않는 순간을 의미 있게 만들어야 한다.
금강경에는 부처의 제자 수보리가 종극(終極)의 질문을 한 것이 나온다. 페이융은 그것을 인생을 바꾸는 두 가지 질문으로 바꾸었다.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p. 75) 우리가 두 질문의 해답을 찾으면 현실의 문제들은 훨씬 가벼워질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 책 곳곳에 주옥과 같은 지혜의 경구가 소개되어 있다. “산다는 것은 고통이지만 고역은 아니다. 인생은 체험이자 관조다. 체험과 관조를 통해 우리는 더 넓고 깊은 존재가 될 것이다”(p. 82). “나의 모습에 대한 집착, 타인의 모습에 대한 집착, 물건의 모습에 대한 집착, 영원한 시간에 대한 집착. 이 4가지 집착이 삶에 번뇌를 만든다. 어떻게 집착을 버리고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을까?”(p. 128). 결국 불교는 마음공부, 마음 다스림의 지혜를 알려주는 종교다. 무아(無我)는 내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집착하는 나에서 벗어나는 것이리라. 이는 삶의 고통까지도 관조하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지는 것을 느낀다. 불안, 걱정, 두려움까지도 관조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어떻게 마음을 내려놓아야 하는지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 부록에 수록된 ‘우리말 금강경 전문’을 시간 내서 차분히 읽어보고 싶다. 다른 불교 경전에도 관심이 간다. 불교를 이해하고 마음공부 수행을 한 좋은 독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