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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에 대한 거의 모든 지식 - 하 - 조선의 왕 이야기 ㅣ 한국사에 대한 거의 모든 지식
박문국 지음 / 소라주 / 2016년 1월
평점 :
품절
<조선의 왕 이야기(상)>, 1대 태조부터 14대 선조까지의 이야기를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이 책의 저자 박문국은 카카오스토리에 <5분 한국사 이야기>를 연재하면서 조선역사의 흐름을 꿰뚫어 볼 수 있는 멋진 작품을 만든 것이다. 이제 <조선의 왕 이야기(하)>다. 상권을 읽고 하권이 나오기를 얼마나 기다렸던가! 저자는 독자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방대한 역사 자료 속에 길을 잃기 십상인데, 15대 광해군부터 27대 순종까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왕의 역사를 전개하다니, 감탄이 절로 나왔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왕들이 왜 그렇게 처신할 수밖에 없었는지 원인과 결과를 설득력 있게 서술한다는 점이다. 이런 이야기 전개를 따라가다 보면, 조선시대 정치의 매커니즘을 제대로 파악하게 된다. 그 정치사 속에서 왕의 인간적인 면을 알게 되는 것은 보너스다!
하권에서 나의 흥미를 가장 많이 끈 왕은 ‘광해군’이다. 아버지 선조가 임진왜란을 피해 의주로 도망간 사이 광해군은 분조(分朝)를 이끌고 국왕의 임무를 수행했다. 저자는 태조 이성계와 정종 이방과를 제외하면 스스로의 의지로 외적과 전면전에 나선 사례는 광해군이 유일하다고 설명한다. 그런데 정작 왕위에 올라선 광해군에게서는 과거의 총명함을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는가? 왜 사치스럽게 궁궐을 짓는 일에 몰두했고, 그 일을 위해 공명첩(空名帖, 이름이 적혀있지 않은 임명장)을 남발하도록 했는가? 저자는 그가 전쟁 후유증으로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었을 것이라는 견해를 조심스럽게 소개한다. 어쨌든 그는 외교적으로는 탁월했지만 국가 안의 일에 힘쓰지 않아 결국 왕위에서 쫓겨나 강화도와 제주도로 유배되어 67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난다.
나의 흥미를 끄는 또 다른 왕은 단연코 영조 임금이다. 저자는 그를 영민한 군왕, 강단 있는 군주라고 평가한다. 그는 탕평(蕩平)의 정치를 통해 붕당 정치의 균형을 맞추어갔다. 때로는 선위파동을 일으키고, 때로는 정미환국을 감행했고, 심지어 척신정치까지 도입해 정국을 안정시켰다. 왕위를 안정시켜가는 과정에서 사도 세자는 비정한 아버지가 되었다. 이 책은 그가 금주령을 내렸지만 자신은 은밀히 술을 즐겼다는 재미있는 일화도 소개한다.
상권에서처럼 하권에서도 푸른색 페이지에 재미있는 역사적 단편 상식들을 알려주어서 책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숙종은 왜 독도 영유권을 확립한 안용복을 벌주지 않을 수 없었는지, 정조 독살설의 진위는 무엇인지 조근조근 설명한다. 또 대동여지도를 만든 김정호가 대원군에게 벌을 받고 그의 목판지도가 불태워졌다는 최남선의 글이 식민지사관으로 날조된 것임을 밝히고 있다. <조선왕 이야기 (상), (하)>는 지금까지 읽은 역사 이야기 중에 가장 흥미진진하면서 균형 잡힌 시각으로 조선의 역사를 새롭게 볼 수 있게 한다. 이 책은 사건과 왕의 치적을 정리하고 나열하는데 집중하는 역사교과서와는 차원이 다르다. 그렇지 않아도 역사를 획일적으로 서술하고 주입시키려는 국정교과서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이때에 박문국의 ‘한국사에 대한 거의 모든 지식’은 역사에 관심이 많은 독자들에게 역사를 제대로 공부하는 법을 알려준다. 조선 역사에 관심 있는 자들에게 제일 먼저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