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의 즐거움 : 윤동주처럼 시를 쓰다 쓰면서 읽는 한국명시 1
윤동주 지음, 북스테이 편집부 엮음 / 북스테이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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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시는 눈으로 읽기보다 귀로 듣고 손으로 직접 써 볼 때,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더욱이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 윤동주의 정갈한 시와 산문을 써보는 것은 그 자체로 가치 있는 일이다. 북스테이에서 멋진 필사책을 만들었다. 그의 시 51편과 산문 2편을 또박또박 써내려가는 것만으로도 내 영혼은 정화될 것이다. 그의 대표작 <서시>를 써본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p. 10)라는 마지막 구절이 내 마음에 깊이 새겨진다. 시인은 왜 ‘바람이 별에 스치운다’가 아니고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라고 했을까? 시인의 마음은 바람에 스친 별처럼 깨끗하다.

 

필사하는 동안, 영화 <동주>를 보았다. 흑백영화, 윤동주의 삶 곳곳에 그의 시가 잔잔히 흐른다. 창씨개명, 생체실험 등 민족 고난의 시기에 두 청년 윤동주와 송몽규의 삶과 생각은 숭고했다. 부끄러워하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다. 시인은 일본으로 유학을 갔다 귀향하는 시점에 경찰에 체포되어 투옥 중 1945년 2월, 28세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친다.

 

그는 천상 시인이다.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 육첩방은 남의 나라, // 시인이란 슬픈 천명인 줄 알면서도 / 한 줄 시를 적어 볼까, // … //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 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 부끄러운 일이다 // 육첩방은 남의 나라, /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 …”(p. 38~40). 그는 시를 통해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걸어갔다. 시는 그를 구원했다.

 

 

이 책 표지 날개에 윤동주 시인에 대한 정지용 시인의 추모글이 소개되어 있다. “무명 윤동주가 부끄럽지 않고 슬프고 아름답기 한이 없는 시를 남기지 않았나? … 만일 윤동주가 이제 살아 있다고 하면 그의 시가 어떻게 진전하겠느냐? 아무렴! 또 다시 다른 길로 분연 매진할 것이다.” 그렇다. 윤동주 시인의 글을 쓰다보면 어느새 내가 시인이 되어 나에게 주어진 길을 걸어간다. 북스테이에서 ‘필사의 즐거움’ 시리즈를 계속 출간할 것을 계획하고 있다. 다섯 번째 시인 ‘정지용’이 나오면 그의 시를 필사해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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