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당신의 삶을 결정하는 것들 - 하버드대 최고 인류학자 아서 클라인만의 위대한 수업
아서 클라인만 지음, 이정민 옮김 / 북로그컴퍼니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삶은 거친 바다를 항해하는 것과 같다. 언제나 위험이 도사리고 있고 불확실한 미래에 불안하다.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무엇을 나침반 삼아 항해해야 할까? 이 책은 하버드 대학 인류학과 교수이며 정신의학을 가르치는 아서 클라인만이 본인이 상담한 사례를 들어 인간다운 삶의 항로를 결정하게 하는 중요한 정신과 가치를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일상의 삶의 다양한 감정과 상황을 넘어 존재하는 ‘참된 현실(genuine reality)’을 살아가려면 불운과 고통 등 인생의 시련을 겪으면서 인내와 수용을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p. 15). 어쨌든 우리는 각각 문화, 정치, 경제의 영향을 받으며 삶의 다양한 사건들을 겪으면서 조금씩 변한다. 인간의 본성까지도! 그리고 인간은 자신과 삶의 방식을 지키기 위해 필요하다면 무엇이든지 한다. 이것은 참으로 무서운 정도로 명백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위험하고 변화무쌍한 삶의 현실 속에서 바람직하게 산다는 것은 무엇이며 그런 삶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아서 클라인만은 이 책에 크게 일곱 가지 사례를 중심으로 우리 삶을 결정하는 중요한 것들에 대해 말한다. 나는 ‘윈스럽 코헨’의 이야기에 깊게 매료되었다. 외적으로는 성공적인 삶을 살아왔던 그는 깊은 상처로 우울증과 신경쇠약을 겪고 있었다. 그가 군인으로 전쟁터에서 겪은 일 때문이었다. 그는 전장에서 적군의 야전병원에 들어갔다. 그곳에서 일본군 군의관은 청진기를 떨어뜨린 채 윈스럽을 바라보았다. 윈슬럽은 본능적으로 그를 죽인다. 바닥에 쓰러져서도 자신을 보고만 있던 그에게 총을 쏘고 또 쏘았단다(p. 43). 전쟁터에서 살인은 상식에 속한 일이다. 누군가를 죽여야 자신이 죽음을 피할 수 있다. 하지만 윈스럽은 전쟁의 참혹한 힘에 휘둘려 감당할 수밖에 없는 사건으로 자신의 영혼이 무너져 내린 것이다. 도덕적 삶은 얼마나 위험하고 불안한 것인가? 저자는 윈슬럽이 정신적 질병에 시달린 것이 아니라 전쟁이 낳은 도덕적 비극에 시달렸다고 말한다(p. 57). 윈슬럽은 전쟁 중에 자신이 저지른 너무나도 평범한 비도덕적 행동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런 도덕적 용기, 세계와 자신을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모습에서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런 비판적 자기 성찰이야 말로 우리의 삶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저자가 제시한 모든 사례가 하나같이 인상적이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특히 섹스 중독자였다가 목사가 되었지만, 성적 욕망이 일어날 때마다 틱 장애를 경험해야 했던 ‘찰스 켄트워스 재미슨 이야기’는 고통이 주는 유익에 대해 통찰력을 준다. 저자가 명시한 것처럼, “지미슨 목사의 몸은 인간의 감정과 정신이 투쟁하고, 그로써 부끄러움이 구원으로, 고통이 신성한 것으로 변모하는 결정적인 현장이 되고 있다”(p. 263). 우리는 고통 덕에 조금 더 진리를 실천하는 도덕적인 존재가 되어가는 것이다. 그리고 도덕적인 존재가 되어가는 것이 가장 인간다운 삶일 것이다. 자신이 욕망을 이루는 삶이 아니라, 종교적 도덕적 신념을 붙잡고 사는 삶이 용기 있는 삶이다! 고통스러운 삶의 현실에서 인생의 의미와 가치를 찾는 자들에게 많은 생각거리와 통찰력을 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