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세상을 바꾸다 - 저항의 시, 저항의 노래
유종순 지음 / 목선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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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목차를 펼쳐보는 순간, 대학시절 데모할 때 불렀던 저항노래들(protest songs)이 생각났다. 그 때 양희은의 <아침 이슬>를 비롯해서 <우리 승리하리라(We Shall Overcome)>, <쿰바야(Kumbaya)>를 많이도 불렀었지. 그리고 다방에서 자주 신청곡으로 들었던 밥 딜런의 <Blowing in the Wind>, 멕시코 민요 <La Cucaracha>, 캔자스의 <Dust in the Wind>, 미키스 테오도라키스의 <기차는 8시에 떠나네>, 이브 몽탕의 <고엽>, 존 레논의 <Imagine>, 등등, 목차에서 이런 곡들을 보면서 나는 어느새 청년의 시절로 돌아가 있었다.

 

이 책에 소개된 노래들을 인터넷에서 찾아 한 곡 한 곡 들으면서 유종순의 노래 해설을 읽는다. 아! 이런 역사적 배경이 있었군, 감탄하면서 읽었다. 이전에는 그냥 멜로디에 젖어 곡을 듣거나 따라했었다. 이제 설명을 들으니 모든 곡들이 더 의미 있게 다가온다. 조안 바에즈(Joan Baez)의 <Kumbaya>를 읽으면서 ‘Dona Dona’를 들어보았다. “On a wagon bound for market there’ a calf with a mournful eye …” 박해받던 유대인들이 이시디어로 불렀던 노래가 이 곡의 원전이란다. 단조 풍의 서글픈 노래, 고통 받는 사람들의 마음을 잘 표현한 것이다. ‘쿰바야’도 마찬가지다. 영어도 잘 모르는 흑인 노예들이 “come by here”를 ‘쿰바야’로 들었단다. 백인 선교사들이 가르쳤던 기도 ‘주여 여기 오소서’로 흑인 노예들의 해방의 꿈을 표현했다니 아이러니컬하면서도 서글프다.

 

<기차는 8시에 떠나네>가 그리스 군부 치하의 슬픈 이별가라는 설명을 이 책에서 처음 들었다. 곡조가 아름다워 참 많이도 들었던 곡인데, 이런 애절함이 담겨있는 줄 몰랐다. 한편, 록 음악 <Dust in the Wind>이 버마(미얀마)에서 민주화운동의 투쟁가로 혹은 반독재 무장투쟁군사조직의 군가로 불렸다는 사실에 놀랐다. 매우 서정적인 노래는 군가나 투쟁가가 되기 어려운데 정말 의외였다. 반전평화의 노래 밥 딜런의 <Knocking on Heaven’s Door>을 오래간만에 들어보니 감회가 새롭다.

 

이 책은 중년의 마음 깊숙이 숨겨져 있었던 꿈을, 사람과 생명을 존중하는 평화로운 세상에 대한 꿈을 다시 일깨웠다. 저항노래를 듣다가 갑자기 요즘 청년들은 걸 그룹의 노래들을 들으며 무슨 생각을 할지 궁금해졌다. 가벼운 연애감정을 표현한 노래들을 들으며 생명 존중과 평화를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분명 지금은 나의 청년시절보다 경제적으로는 많이 여유로워졌다. 독재 체제에서의 인권탄압의 모습도 많이 사라졌다. 적어도 외형적으로는 말이다. 하지만 조금 깊이 들어가 보면 여전히 불평등과 부조리가 판을 치고 있다. 지금의 사회상을 반영한 저항노래들이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이 책을 통해 반가운 옛 친구를 만나 과거를 추억하며 수다를 떤 기쁨을 마음껏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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