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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하는 십대를 위한 고전 콘서트 ㅣ 고전 콘서트 시리즈 3
권희정 외 지음 / 꿈결 / 2015년 8월
평점 :
2014년부터 숭실대학교에서 서울시 교육청의 후원을 받아 청소년들을 위한 고전 강연을 열었다. 인문학을 등한시하는 사회적 풍토에서 매우 값진 콘서트였다. 그리고 꿈결 출판사에서 그 강연들을 지금까지 세 권의 책으로 엮어냈다. <생각하는 십대를 위한 고전 콘서트>, <질문하는 십대를 위한 고전 콘서트> 그리고 <소통하는 십대를 위한 고전 콘서트>다. 나는 반가운 마음으로 이 세 권 모두를 읽었다. 첫 번째 고전 콘서트부터 플라톤의 <국가>,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 사르트르의 <구토> 등, 결코 녹녹치 않은 고전들을 다루었다. 두 번째 고전 콘서트는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셰익스피어의 <햄릿>, E. H.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 재러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 등을 다루었다. 그리고 세 번째 콘서트는 <난중일기>, <젊은 베르터의 고뇌>, <월든>, <도련님>, <소크라테스의 변명>, <도덕감정론>,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 대한 것이었다.
이번 세 번째 <고전 콘서트>에서는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해설한 박찬국 교수의 강연이 나에게 가장 흥미롭고 유익했다. 먼저 박 교수는 니체의 생애를 간략히 요약해 소개한 뒤, 니체가 “신은 죽었다”고 표현한 것은 그 당시 사람들이 더 이상 기독교의 인격신을 믿지 않게 되었고 신은 사람들에게 더 이상 의미도 영향력도 갖지 못한 상황을 가리키는 것임을 지적한다. 니체가 어떻게 쇼펜하우어의 영향을 받았는지, 그리고 염세주의를 어떻게 극복했는지도 말한다. 박 교수는 학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니체의 상징과 기독교의 상징을 비교한다. 니체가 독수리와 뱀으로 상징하고 싶었던 것은 ‘긍지’와 ‘지혜’이며, 기독교의 미덕인 ‘겸손’과 ‘신앙’은 비둘기와 양으로 상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의 정신이 낙타의 정신에서 사자의 정신, 사자의 정신에서 궁극적으로 ‘아이의 정신으로 발전해 간다고 생각한 니체의 사상을 아주 쉽고 친절하게 풀어준다. 박 교수는 영원회귀 사상과 아모르 파티(amor fati, 운명애)가 어떻게 연결되는지도 명쾌하게 설명한다. 니체에 따르면, 인간 타락의 끝은 인간들이 소시민적 안락만을 탐하는 단계이다. 인간은 끊임없이 자신을 극복해야 할 존재로서 살아야 한다. 아무리 인생이 고통과 고난의 수레바퀴(영원회귀 사상)라 할지라도, 생명력이 충만하여 ’올 테면 얼마든지 와 보라‘라고 외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자세야말로 ’아모르 파티‘ 즉 자신의 운명을 지극히 사랑하는 것이다.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해설한 책을 이전에도 한 두 권 읽었는데, 이제 원전에 직접 도전해 보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
지금까지 세 권의 <고전 콘서트>를 읽으면서, 세 권 모두에서 어려운 고전들을 청소년의 눈높이로 소개하고 해설하려는 강연자의 노력을 느낄 수 있었다. 이 강연집은 각 고전과 그 책의 저자에 관한 소개와 강연자의 프로필을 간략히 실어놓고 그 뒤에 강연의 내용을 구어체 그대로 옮겨 놓았다. 게다가 강연 마지막에 학생들의 질문과 그에 대한 강연자의 대답까지 고스란히 실어놓았다. 이렇게 잘 구성된 강연집을 읽으면 굳이 강연에 직접 다녀오지 않아도 될 듯싶다. 앞으로 <고전 콘서트>가 계속 열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서 우리 청소년들이 고전들을 통해 생각하고 질문하는 힘을 길렀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소시민적인 안락을 추구하지 않고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며 생명력으로 충만한 삶을 살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