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우진의 종횡무진 미술 오디세이 - 만화로 들려주는 진짜 미술 이야기
장우진 글.그림 / 궁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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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만화형식으로 미술의 정의와 본질부터 시작해서 예술에 관한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만듭니다. 미술과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필’이 딱 꽂히는 책인 것입니다. 만화형식이라고 해서 내용이 결코 가볍지만은 않습니다.

 

1장에서 저자 장우진은 미술사학자 에른스트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 서문에 나오는 글을 소개합니다. “미술(art)이라는 것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미술가들이 있을 뿐이다.”(p. 24). 과연 예술이란 무엇입니까? 피카소의 <황소의 머리>를 접하면, 모든 것이 예술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2장에는 그림의 요소들을 제시하며 미술을 감상하는 기초를 다져줍니다. 선, 명암, 색, 구성의 원리, 착시, 인간의 마음, 화가의 손, 캔버스와 눈의 거리, 기호 등을 설명합니다. 이런 것들을 설명하면서 저자는 위대한 미술작품들은 슬쩍 보여줍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앙리 마티스, 옵아트(opt art) 화가들, 벨라스케스, 클로드 모네,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들입니다. 르네 마그리트의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라는 작품은 그림에 관해 인식론과 언어의 지시에 관한 사고(思考)를 넓혀 줍니다. 마그리트가 그린 것은 물감의 흔적일 뿐 파이프 자체는 아닙니다. 그러나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라는 문장 때문에 감상자는 파이프의 형상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3장은 미술의 장르에 관한 것입니다. 사실, 미술의 장르란 작품의 존재 방식에 따른 것이지, 감상자의 측면은 전혀 고려되지 않습니다. 어쨌든 조형예술로 회화, 조각, 건축을 들 수 있습니다.

 

미술의 본질을 다루고 있는 이 책은 미술에 관해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특히 나에게는 ‘4장. 장르를 넘어서’가 가장 흥미로웠습니다. 해프닝과 퍼포먼스, 설치 같은 현대미술은 전통적인 미술 장르의 경계를 확연하게 허물어버렸습니다.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 그리고 추상표현주의, 미니멀리즘과 개념미술, 팝 아트에 관해서도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5장. 끝없는 이야기’에서 사진과 영화, 게임과 애니메이션, 인터넷과 사이버 공간 등에서 만들어 내는 환영(幻影)들의 예술적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저자는 환영과 마술의 결합도 설명합니다. 앞으로 미술은 어느 방향으로 나아갈까요? 아무도 정확히 알지 못하겠지만, 예술가들은 음악, 영화, 과학, 철학, 사회운동 등과 연합할 것이 분명합니다. 물론 작품 감상에도 엄청난 지각변동이 있을 것입니다. 관람객이 직접 작품에 참여하여 의사소통하는 방식으로 많이 달라질 것입니다.

 

이 책, <장우진의 종횡무진 미술 오디세이>는 타이틀 그대로 미술에 관해 많은 것들을 ‘종횡무진’ 늘어놓고 있습니다. 미술에 조금의 관심이라도 있는 분은 이 책을 따라 미술의 세계로 흥미진진한 여행을 떠날 수 있습니다. 이 책 ‘미술 오디세이’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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