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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짓기 해부도감 - 가족 구성원의 감성과 소박한 일상을 건축에 고스란히 녹여내다 ㅣ 해부도감 시리즈
오시마 겐지 글.그림, 황선종 옮김 / 더숲 / 2015년 3월
평점 :
오래전
시골에 육백 평정도 되는 땅을 구입했습니다. 언젠가는 우리 가족이 함께 할 집을 짓겠다는 꿈을 꾸면서요. 지금 건축일 하시는 지인과 설계도를
만들고 있는데, 이 책이 눈에 확 띄었습니다. 이 책은 보통 건축설계 사무실에서 보여주는 평면도, 입면도, 우측면도, 좌측면도, 지붕평면도
정도의 설계도를 제공하는데 만족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TV하나를 설치하더라도 다양한 TV자리와 TV가 놓일 선반의 모양까지 섬세하게 그림으로 보여줍니다. 벽에 TV를 박아 넣는다든지, 앞뒤가
있는 TV선반을 실감나게 보여주고, 미닫이문으로 벽 속에 TV를 숨기는 아이디어도 제공합니다. 부엌의 경우, 만들기 전에 일하는 사람 수, 집의
크기, 수납 장소, 다이닝룸과의 연결 방식 등 꼼꼼하게 챙겨야 할 부분들을 알려 줍니다. 아내에게 이 책을 보여주며 부엌으로 어떤 스타일이
마음에 드는지 물어봅니다. 설계도면 만으로는 감이 잡히지 않는다는 아내도 이 책을 보면서, 은닉형 벽면 수납에 개방 아일랜드형 부엌이 좋겠다고
하네요. 그리고 시골 탁 트인 곳이니 부엌문만 열면 곧장 텃밭이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입니다. 그렇게 하려면 집터 구조상 텃밭이 북쪽에 놓이게
돼서 어렵지 싶습니다만, 그래도 아내에게는 한번 생각해 보자고 했습니다.
이
책은 620여점의 일러스트를 통해 매우 친근하게 집의 구조와 그곳에서 사는 가족들의 일상생활의 동선을 잘 보여줍니다. 이 책 이곳저곳을
뒤적거리다보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릅니다. 나는 ‘2장. 집 전체의 배치’와 ‘3장. 집의 얼굴’에 대해 꼼꼼하게 살펴봅니다. 거실이나
다이닝룸은 남쪽으로 배치하고 곧장 온실이 있는 마당으로 이어지면 좋겠다는 구상을 해봅니다. 터가 꽤 넓으니 건물은 일층으로 펼쳐놓고 싶습니다.
지붕을 어떤 식으로 할지, 외장재는 무엇으로 할지 오락가락하네요. 지금은 확정지을 수 없고, 설계사무소에 문의해보아야겠지요. 아내는 ‘1장.
쾌적한 생활 구조’와 ‘4장. 정리되는 집의 비밀’에 관심을 집중합니다. 옷방과 수납공간, 세면실과 화장실은 자기가 원하는 대로 하게
해달라네요.
이
책에서 20년 가까이 건축설계를 한 저자가 가지고 있는 사람과 집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느껴집니다. 집은 거기 사는 사람의 모습을 결정짓습니다.
이 책 덕분에 아내와 더욱 가까워졌습니다. 집을 지으려면 아직 몇 년을 기다려야 하는데, 큰일입니다. 지금 당장 시골로 내려가 집을 짓고
싶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