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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가치 있는 삶인가 - 소크라테스의 마지막 질문 ㅣ 김영사 모던&클래식
로버트 노직 지음, 김한영 옮김 / 김영사 / 2014년 7월
평점 :
요즘 인문학을 통한 자기계발서가 대세다. 이런 책들을 여러 권 읽으면서 회의가 든다. 이런 책들 대부분은 가치 있는 삶은 무엇이며 어떻게 그런 삶을 살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은 없고, 단지 개인의 성공과 행복의 추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런 생각을 해 본다. 개인적인 성공과 행복만을 추구하면 행복도 삶의 가치도 잃어버리지만, 올바른 가치를 추구하면 올바른 가치도 행복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그러면 가치 있는 삶이란 어떤 것일까?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면서 이 책 <무엇이 가치있는 삶인가: 소크라테스의 마지막 질문>을 읽어내려 갔다. 이 책을 통해 삶의 다양한 주제인 죽음, 가족, 성, 사랑, 종교, 감정, 행복, 삶의 태도, 고난과 악, 등을 생각해 보게 된다.
이 책이 흥미로운 것은 각 주제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균형 있게 알려준다는 점이다. 저자는 “삶에 관한 철학적 명상은 이론이 아니라 초상화를 보여준다”(p. 5)고 말한다. 다양한 질문들에 대해 생각하다보면 그 조각들이 짜 맞추어져 하나의 초상화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온전한 인간 존재에 대한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된다. 로버트 노직은 “성찰되지 않은 삶은 살 가치가 없다(The unexamined life is not worth living)”는 소크라테스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성찰되지 않는 삶은 충분하지가 않다고 말한다. 이 책에 제시된 수많은 철학적 질문들은 철학 자체를 위한 질문이 아니라 삶을 의미 있게 하는 질문들이다. 이런 질문들을 생각하다보면 인물사진이 아니라 초상화를 얻듯 삶의 깊이를 얻게 될 것이다. 그렇다. 삶의 다양한 문제들을 성찰하면서 우리는 인생의 중요한 것들을 배울 수 있다.
이 책에서 나의 관심을 끈 주제 중 하나는 ‘행복’에 관한 것이다. ‘진정한 행복과 쾌락이란 무엇인가?’ ‘행복은 인생에서 유일하게 중요한 일일까?’ 저자는 분명한 목소리로 말한다. “행복은 값지고 심지어 확연히 두드러질 수 있지만, 여러 중요한 것 중 하나에 불과하다”(p. 137). 즉, 인생사는 데 행복이 다가 아니라는 말이다. 행복하다고 느끼지 않는다고 정말 잘못 된 삶일까? 오히려 삶의 서사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고 향상시키기 위해 얼마간의 행복은 기꺼이 포기해야 하지 않을까? 저자는 행복 감정의 유형을 제시한다. “첫째, 어떤 것이 사실이어서 행복한 상태, 둘째, 지금의 삶이 좋다는 느낌, 셋째, 전체적 삶에 대한 만족이 그것이다.”(p. 150). 이 세 가지 유형의 행복 감정은 믿음과 평가의 대상이 각기 다르고 어쩌면 느낌의 성격도 다를 수 있다. 분명한 것은, 삶 속에 행복 외에 다른 가치 있는 것이 전혀 없다면 그 삶은 절대 행복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철학적 성찰 없이도 삶은 삶이다. 때로 삶의 현상들 앞에 삶의 철학은 하찮게 보일 수도 있다. 저자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한다(pp. 425~426). 인생의 실존을 구성하는 요소에 점수를 매긴다면, 살아있다는 것은 100점 만점에 50점, 인간이라는 것은 30점, 능력과 역할의 적당한 역치에 도달하는 것은 10점, 그래서 총 90점이 될 것이다. 그러면 남은 10점 중 개인이 획득할 수 있는 점수는 얼마나 될까? 이미 우리는 90점을 갖고 있다. 나머지 10점 중 몇 점을 받느냐는 중요하지 않을지 모른다. 그러니 이미 손에 넣은 90 퍼센트에 초점을 맞추고 감사하며 살아야 하지 않을까? 어쨌든 소크라테스의 도전처럼, 오직 돈과 명성만을 추구하며 진리와 영혼의 향상에는 관심이 없다면 그는 부끄러운 삶을 사는 것이다. 진지하게 삶의 많은 주제들을 생각할 수 있도록 이끄는 이 묵직한 철학책은 자신의 삶을 성찰하기 원하는 자들에게 제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