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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 예수 붓다 - 그들은 어떻게 살아왔고,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프레데릭 르누아르 지음, 장석훈 옮김 / 판미동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지난 주 여름휴가 때, 이 책 한권을 들고 동남아시아의 한 숲속 리조트에 자리 잡았다. 수영장 벤치에 앉아 책을 들여다보다 나른해지면 물속에 뛰어 들어 수영을 했다. 다시 젖은 몸을 타월로 감싸고 벤치에 누워 소크라테스, 예수, 붓다와 대화를 나누어 본다.
이들이 실존 인물인지 토론할 수 있는 자료에 대한 이야기는 따분했다. 후다닥 읽어치우고, 이 세 존재의 공통점을 확인해 본다. 저자에 따르면, 이들은 모두 아주 많이 걸어 다녔고 부와 명예를 멀리 했다. 그들은 안주하지 않는 삶, 고난의 길을 택했다(p. 123). 그렇다고 금욕주의적인 삶만 산 것은 아니다. 이들은 다른 이들과 기꺼이 음식을 더불어 즐길 줄 알았다(p. 140). 저자가 비교해 놓은 ‘가르침의 기술’이 흥미로웠다.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은 인간에게서 무언가를 이끌어 내는 힘이 있고 인간의 영혼을 살피는 힘이 있다. 부처의 설법은 그의 가르침을 따라 명상하며 고독의 길을 따라 진리와 해탈에 이르게 하는 일련의 과정과 잘 부합한다. 반면 예수의 가르침은 늘 인간적이며 소탈한 어투로 세속적 이야기에 영적인 가르침을 담고 있다. 또 죽음을 대하는 이들의 공통적 태도는, 죽음이 닥쳐도 자신들이 가르친 바를 저버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분명 세 분의 위인은 인류의 위대한 스승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당연히 이 분들의 가르침에 관심이 집중된다. 저자는 이 위대한 스승들의 가르침을 몇 가지 중요한 주제로 분류하고 설명한다. 영원불멸의 존재로서의 인간에 대해, 이들은 죽음 이후의 삶이라는 넓은 관점에서 현재를 보라고 가르쳤다. 그러면 내면의 삶을 계발하고 진리와 정의, 사랑을 얻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된다. 진리를 찾는 일에 대해, 이들은 모두 참과 거짓, 정의와 불의를 볼 수 있는 식견을 갖추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유에 대해, 이들에 따르면 인간은 자유로워지는 존재다. 진리에 의해 그리고 자신을 잘 다스리는 것을 통해 인간은 자유로워진다. 특히 예수에 따르면, 인간이 자유로운 존재가 되기 위해서는 도덕과 교육을 넘어 하나님의 은총이 필요하다. 소크라테스는 정의가 인생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가르치지만, 붓다는 자비를 예수는 사랑을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가르친다.
나는 소크라테스, 예수, 붓다의 삶과 가르침을 통해 무엇을 얻었는가? 인간이 자신의 행복만을 추구하면 행복도 삶의 가치도 잃어버린다. 하지만 올바른 삶의 의미와 가치를 추구하면 가치 있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소크라테스는 “성찰하지 않은 삶은 살 가치가 없다”(The unexamined life is not worth living)라고 했다. 인생의 짧고 지혜의 길은 멀지만, 지혜를 추구하고 진리를 실천하며 정의와 사랑으로 살아가는 것만이 우리를 구원하는 길이 아닐까? 이 책 덕분에 세 분의 위대한 스승과 삶에 대해 대화하는 멋진 휴가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