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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드로잉 다이어리 : 나무를 그리다 - 전2권 - 본책 <나의 드로잉 다이어리 : 나무를 그리다> + 드로잉 다이어리 <My Drawing Diary : The TREE> ㅣ 나의 드로잉 다이어리
김충원 지음 / 진선아트북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김충원 교수의 ‘스케치 쉽게 하기 시리즈’ 덕분에 나는 그림다운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 작년에도 그의 책, <이지 드로잉 노트: 여행 그리기>를 따라 그림을 그려 보았다. 그 때도 여러 종류의 잎사귀와 나무, 꽃 등을 그렸다. 그는 모든 스케치의 3대 주제는 나무와 건물과 사람이라고 했다. 나는 그 책에서 나무를 여러 번 그렸다. 특히 페더링(feathering)으로 잎사귀를 그려보는 훈련은 나무 그리기의 새로운 시각을 열어 주었다. 이제 <나의 드로잉 다이어리: 나무를 그리다>는 3대 주제 중 ‘나무’에 관해서만 다양하게 그리는 훈련이다.
모든 그림이 그렇듯, 나무 스케치의 기본은 그리고자 하는 대상을 잘 관찰하는 것이다. 세상은 내가 보고 싶어 하는 것만 보여 주고 내가 이해하려 하는 것만 비춰준다. 이 책에서 김 교수는 “나무를 그리면 그릴수록 나무를 더 그리워하게 됩니다”(p. 7)라고 말한다. 나무를 잘 그리려면 나무를 사랑하고 나무를 그리워해야 한다. 화가는 많은 종류의 나무를 스케치하면서 나무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관심을 보여준다. 다산 초당 툇마루에 있는 동백나무, 올림픽 공원의 비쩍 마른 은사시 나무, 남이섬의 메타세쿼이아, 삼청공원의 산딸나무, 팔당호 주변의 일본 목련, 제주도의 야자나무 등, 37가지의 나무마다 사연이 있고 화가만이 가지고 있는 인상이 있다. 그리고 마지막 ‘38번째 나무 이야기(story of trees, 38)’ “나만의 나무”에서 한 말이 가장 마음에 와 닿는다. “누구를 사랑하는 데 그 사람의 이름이 중요하지 않듯 나무를 그리는 데 나무의 정확한 이름을 꼭 알아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 그림은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그린다고 말합니다. 정확한 형태보다는 느낌으로, 냉철한 분석보다는 직관으로 그린 그림이 보기에도 아름답습니다.”(p. 140). ‘나무 이야기’는 ‘나무 그리기의 철학’이라 해야 할 것이다.
이 책에는 나무 그리기(drawing of trees)에 관한 14가지 팁과 drawing practice가 나온다. 나무의 뼈대를 그리는 방법, 다양한 잎사귀 모양과 열매, 이미지 드로잉, 컨투어 드로잉(contour drawing), 등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준다. 김 교수는, 나무는 가장 그리기 편한 주제로 상상력을 발휘해서 자기 멋대로 그려도 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25년간의 미술 교육 경험으로 나무 그리기를 마음 수양의 놀이로 승화시킬 수 있는 비결을 알려준다(p. 112). 첫째, 이미지 드로잉, 즉 1분 안에 그림을 끝내는 연습을 한 달간 매일 반복한다. 둘째, 아주 작게 그려보는 연습을 수시로 한다. 셋째, 일 년 동안 그린 모든 그림을 그리자마자 찢어 버린다. 한 마디로 나무를 그리는 행위 자체에만 집중한다면 가장 순수하고 아름다운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것이다.
편의점으로 달려가 0.3mm의 검은 색 하이테크 펜을 구입했다. 먼저 어깨에 힘 빼고, 이 아름다운 책 오른쪽 페이지에 있는 밑그림 위에 나무를 그려본다. 밑그림이 있어서 그 위에 펜을 갖다 대니 멋진 나무가 한 그루씩 드러난다. 꼼꼼히 펜 스트로크를 연습한다. 자유로운 선을 이용해 드로잉도 해 본다. 나무 그리기에 슬슬 자신감이 붙는다. 아직 밑그림을 따라 그리는 것도 다 하지 못했는데, 이 책에 딸려 있는 드로잉 노트에 눈이 간다. 모눈종이, 밑줄종이, 그리고 백지와 다양한 색깔의 종이로 묶여진 노트다. 멋지다. 아직 밖으로 나가 직접 나무를 보고 그려보지는 않았지만, 무한한 애정으로 나무를 바라보고 쓱쓱 나무를 그리는 나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이 책, 나무 그리기에 애정을 갖게 하는 멋지고 미술책이다. 김충원 교수의 그림 연습 책들은 항상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