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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영원 찬송가
민호기 지음 / 죠이선교회 / 201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릴 적 부모님을 따라 예배당에 가 따라 부르던 찬송가들은 지금도 내 입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온다. ‘복의 근원 강림하사’는 주로 예배 첫 번째로 부르던 찬송가였다. 민호기 목사는 우리가 ‘복의 근원 강림하사’라고 찬송하면서도 복의 결과에 마음을 빼앗겼다고 일침을 가한다. 그리고 성경에 등장하는 복이라는 단어를 나열한다. ‘아쉐레이’, ‘토브’, ‘바락’, ‘마카리오스’까지! 그는 시편 1편을 인용하며 복있는 사람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말씀을 읊조리며 하나님을 바라는 자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 노래의 작시자 로버트 로빈슨(Robert Robinson)은 이발소 견습생으로 방탕한 삶을 살다가 부흥에서 하나님을 만나고, 어머니의 간절한 기도로 목사가 된 사람이라고 소개한다. 이 찬송가는 많이 배운 자나 못 배운 자 모두가 사랑하는 찬송으로 특히 할머니들의 애창곡이라고 할 수 있다. 맞다. 지금도 내가 섬기는 교회에서 연세 많으신 할머니 권사님들은 노인 버전으로 느릿느릿 축 처지게 이 찬송을 부르곤 하는데, 그 찬송소리가 내 마음을 푸근하게 해 준다. 2절의 첫 줄, “주의 크신 도움 받아 이때까지 왔으니”와 3절 둘째 줄, “주의 은혜 사슬되사 나를 주께 매소서”라고 찬송할 때, 내 삶은 하나님의 도움과 은총 속에 지금까지 왔음을 고백하고, 나의 남은 삶에도 하나님의 사랑과 축복이 흘러넘치리라고 소망하게 된다.
‘주는 나를 기르시는 목자’는 중학교 때 학교에서 많이 부르던 찬송이다. 미션스쿨이었던 중학교에 입학하여 첫 번째 채플에서 이 노래를 배웠다. 아직 앳된 중학생들의 찬송소리는 어린 목동들의 소리 같았다. 이 찬송을 읊조리니 중학교 채플실이 떠오른다. 그리고 양을 치는 목동 다윗의 모습이 중첩된다. 하나님 앞에서 언제나 어린아이가 된다는 것은 얼마나 복된 일인가! 저자는 이 노래 묵상 마지막에 <탄일종이 땡땡땡>이라는 곡을 상기시켜주었다. “탄일종이 땡땡땡, 멀리 멀리 퍼진다. 저 깊고 깊은 산골 오막살이에도 탄일종이 울린다.” 갑자기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 오뉴월에 성탄절 노래를 불러 본다. “그 맑고 환한 밤중에 뭇 천사 내려와…”
저자가 묵상한 오래된 찬송가를 부르고 있자니, 저 옛날 예배당과 믿음의 선배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찬송가는 시간을 보존하고 있다. 찬송가가 단순한 유행가와 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오래전 소위 가스펠 송이 교회에 들어왔다. 대학시절 많이 불렀던 그 노래들은 지금 다 어디 갔는가? 그 존재의 가벼움이라니! 하지만 찬송가는 이 책의 제목처럼 ‘오래된 영원 찬송가’임이 분명하다. 이 책에 소개된 열편의 찬송가와 묵상 해설, 곳곳에 배치된 사진들을 들여다본다. 각 찬송가 시작 페이지에 QR 코드를 스캔해서 저자가 부르는 찬송가를 들어본다. ‘찬송 중에 거하시는 하나님’이 어느덧 내 마음에 계신 듯하다. 저자가 편곡한 반주 악보를 음악 하는 아들에게 건네주어야겠다. 내가 부모에게 이어받은 찬송가가 내 삶 전체에 울려 퍼질 뿐 아니라 아들의 손으로 연주되고 불리길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