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이야기 - 무신론자를 위한
조반니 파피니 지음, 음경훈 옮김, 윤종국 감수 / 메디치미디어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예수 일대기는 저자에 따라 전혀 다른 예수를 독자들에게 제시한다. 예수처럼 다양한 모습으로 해석되는 인물이 또 있을까? 그는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십자가를 진 그리스도인가? 정치적 해방자인가? 인류의 위대한 스승인가? 아니면 진짜 신(神) 혹은 희대의 종교 사기꾼?

 

지금 한국사회에서 기독교회는 타락했다고 비난을 받고 있으며 예수에 관한 악의에 찬 조롱이 판을 치고 있다. 이런 시기에 일세기 전 전기 작가인 조반니 파피니가 쓴 <예수 이야기>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파피니는 인문학적 시각에서 균형 잡힌 예수의 일대기를 썼다. 한 때 무신론자였던 그가 자신을 변화시킨 예수의 이야기를 집필하면서 한 말이 인상적이다. “사람 행세를 하는 신의 일대기를 쓰려고 한다.” 거의 600페이지에 달하는 두께가 부담이 되었지만, 이 책이 나에게는 어떤 울림을 줄지 기대하며 읽어보았다. 생각보다 술술 읽을 수 있었고, 파피니의 문학적 재능을 맛볼 수 있었다. 전기 작가로서의 그의 명성은 괜한 것이 아니었다.

 

성서의 복음서를 읽을 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이 책은 마태와 누가복음서처럼 예수의 탄생 이야기로 시작하지만, 곳곳에 의미 있는 해석이 아름다운 문장으로 표현된다. “훗날 사람이라 불리는 짐승들에게 잡아먹혀야 할 운명인 예수의 첫 요람은 짐승들이 신비스러운 봄꽃들을 되새김하는 구유였다.”(p. 19). 마구간의 구유에 누인 아기 예수를, 짐승보다 야비한 인간들의 죄를 대신 지고 십자가에 죽을 예수의 운명과 오버랩(overlap)시킨 것이다. 참신한 해석이다. 그는 성서의 복음서만으로는 쉽게 파악할 수 없는 역사 정치적 배경들도 흥미롭게 다루었다. 잔인한 로마 황제 옥타비아누스와 유다의 폭군 헤로데에 관한 이야기는 이 땅의 진정한 왕이 누구인지 생각하게 한다. 파피니는 예수라는 존재를 무조건 신격화시키지 않고 역사적 맥락 속에서 예수와 관련된 인물들과 그들의 심리를 독창적으로 생생하게 묘사함으로써 예수에 관한 균형 잡힌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파피니는 성서 이외의 다른 문헌들을 통해 빌라도의 아내 이름이 ‘클라우디아 프로쿨라’고, 예수 십자가 옆에 달린 선한 도둑의 이름이 ‘디스마스’임도 알려준다.

 

파피니는 <예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이 예수를 하나님의 아들이며 신(神)으로 받아들였음을 분명히 한다. 그렇지 않다면 예수의 부활과 구름타고 오실 메시아를 언급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책은 이런 마지막 문장으로 끝을 맺는다. “예수가 한 약속은 어떤 것도 소멸하지 않는다. 매일 우리는 예수를 감싸고 하늘로 올랐던 그 날의 구름 조각들을 보고 있다. 그리고 예수가 영광을 위해 다시 올 날을 기다리며 … 그 때와 똑같은 하늘을 응시하고 있다.”(p. 575). 예수, 그는 여전히 인류의 소망이다. 신이 인간으로 오셨기에, 인간은 신에게 가까이 나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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