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역습 - 행복강박증 사회가 어떻게 개인을 병들게 하는가
로널드 W. 드워킨 지음, 박한선.이수인 옮김 / 아로파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인공행복'이란 프로작과 같은 정신작용약물과 대체의학, 그리고 운동요법 등 인위적인 방식으로 사람에게 행복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의학계는 이데올로기에 입각해 삶의 현실과 관계없이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인공행복을 추구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 인공행복이 사회와 개인의 삶을 위기로 몰고 가고 있음을, 이 책은 고발하고 있다. 오늘날 의료계에서는 불행한 감정을 하나의 병으로 여기고 약물이나 대체 의학 등으로 손쉽게 사람들에게 행복한 감정만을 주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한 개인의 의미 있는 인생을 파괴하고 사회에게 끔찍한 재앙이 될 것이라는 저자의 말에 나는 백퍼센트 동의한다.

 

현대인들은 너무 행복을 감정적인 영역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감정적으로 행복한 것을 삶의 목표로 삼는다. 이러한 삶의 태도에 의료계와 종교계 모두가 순응하고 말았다. 동양의 신비종교들은 환경이나 상황과 관계없는 감정적인 행복을 추구하기에 인공행복을 처방하는 현대의료계와 한 통속(?)이 될 수 있었다. 그리고 소위 ‘영성’은 하나의 감정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모두 개인의 행복, 정확히 말해 개별적 행복감만을 추구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종교계는 사람들에게 행복감을 얻는 방법을 팔며 간신히 생존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행복을 위해 종교를 선택한 사람은 결국 그곳을 떠나 인공행복으로 갈 것이 분명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진정한 인생의 행복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가치 있는 삶이란 전통적인 인생관을 가지고 생애 주기를 따라 사는 삶이다. 살다보면 힘든 상황과 불안한 미래로 불행한 감정을 느끼지만, 이런 불행한 감정이 삶을 능동적으로 살게 만든다. 또한 불행한 감정을 느껴야 행복한 감정도 더 절실히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일상의 삶과 관계없이 행복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인공행복은 사람을 단순하게 생각하고 기능하게 하는 ‘바보’로 만드는 일일 뿐이다. 인공행복은 인간을 얼마나 비인간적으로 만드는가!

 

사람들은 행복한 감정을 느끼기를 끝없이 욕망한다. 우리가 이런 욕망에 굴복해 삶과 관계없는 인공행복을 추구하게 된다면 결국 세상은 비인간적인 사회로 변할 것이다. 마취과 의사인 이 책의 저자는 과학적이기 기술적인 의학으로는 참된 행복을 찾을 수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는 이런 문장으로 책을 마무리 한다. “우리는 (행복의 본질에 관한) 질문에 대한 답을 동네 헌책방에 가서도 찾을 수 있다. 5만원을 주고 세계의 위대한 신념과 철학에 대한 책을 몇 권 사서 한 달만 열심히 읽어보라. 인류가 지금까지 고민해 온 문제, 즉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답을 발견할 수 있다. 이제 이렇게 얻은 답을 자신의 삶에 적용하며 행동을 변화시켜 나가면 된다. 그리고 양심에 맞게 살아가면 된다. 여기에는 신경전달물질이나 약물, 대체의학, 강박적 운동과 같은 것은 전혀 상관이 없다.”(p. 386).

 

행복이란 무엇이며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해, 의료계와 종교계의 현실에 비추어 인문학적 성찰을 하게 하는 멋진 책을 읽었다. 우리는 지나치게 행복강박증에 빠져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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