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페의 어린 시절
장 자크 상뻬 지음, 양영란 옮김 / 미메시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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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한 사람들, 특히 아이들을 그린 상뻬의 그림들을 보고 있으면, 절로 미소가 나온다. 그의 그림들을 보면서 쌍뻬는 무척이나 행복하게 살았고 살고 있을 것이라 추측했다. 그런데 <쌍뻬의 어린 시절>을 읽으면서 그가 결코 유복했던 어린 시절을 보내지 못했음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인터뷰 형식으로 되어 있어 마치 장 자끄 상뻬 앞에 앉아서 대화하는 느낌을 받는다.

 

상뻬는 자신의 불운했던 어린 시절을 정직하면서도 관조적으로 말한다. 어린 시절에 그는 친엄마에게서 늘 얻어맞으며 살았고, 무능한 양아버지와 친엄마 사이의 부부싸움은 전쟁터를 방불했던 것이다. 그는 직감적으로 오후 4시 15분전만 되면 부모님이 한바탕 싸울지 아닐지를 느낄 수 있었단다. 그런데도 그는 부모님이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오셨다고 말한다. 양아버지가 자신의 그림을 칭찬했던 것을 기억하는 인터뷰 내용도 있다. 그는 양아버지가 자신의 그림을 보고 “이거 괜찮구나 … 이 그림에는 움직임이 있어서 마음에 든다”(p. 88)’라고 한 말을 마음에 오래도록 간직하고 있다. 그는 부모님이 책값을 주지 않아 학교에 교과서를 가지고 갈 수 없었지만 오히려 거들먹거리며 그런 사실을 어떻게 숨겼는지 담담하고도 유쾌하게 말한다. 그는 어린 시절의 비참한 수치심을 느끼면 느낄수록 행복한 사람들이 등장하는 유머러스한 그림을 그리려고 했다.

 

그 모든 점에서 상뻬는 즐거운 사람이다. 그의 말을 들어보자. “즐겁지 않으면 살 수가 없어요. 되는 거라곤 아무것도 없을 때에도 즐거움은 늘 존재하죠. 그걸 가리켜서 삶의 즐거움, 존재의 즐거움이라고 할 수도 있겠죠.”(p. 43). 그에게 즐거움은 생존을 위한 것이라고나 할까! 그런 점에서 그가 행복한 사람들을 그린 것은 하나의 자아치료법이라 할 수도 있겠다. 그리고 그의 그림을 보는 사람들도 어린 날의 상처를 치유 받는 경험을 하는 것이다. 그의 다른 책 <얼굴 빨개지는 아이>를 본 적이 있다. 아무 때나 빨개지는 얼굴 때문에 점점 외톨이가 된 아이가 항상 재채기하는 것 때문에 혼자 있는 게 더 편한 아이와 만나 서로 친구가 된다는 내용이다. 우리는 누구나 한 두 개쯤 어린 시절의 아픔이나 부족한 무엇인가를 가지고 있다. <상뻬의 어린시절>에 나오는 유머스러운 그림들에는 가끔 계단에 턱을 괴고 앉아있는 소년이나 벤치에 홀로 앉아 울고 있는 소녀가 보인다. 이런 그림들이 상뻬와 독자들을 친구로 묶어 준다는 생각이 든다.

 

장 자끄 상뻬는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어린시절 이야기를 솔직하고 담담하게, 때로는 장황하게 쏟아냈다. 그리고는 천연덕스럽게 말한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겁니다”(p. 147). 그리고 이 책은 그의 인터뷰를 끝내고 그의 그림들로 가득 채워 놓았다. 정말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의 그림은 참 많은 말을 한다. 요즘 헛헛한 마음이 들곤 했는데, 상뻬의 이야기와 그림으로 내 마음이 따뜻해졌다. 그렇지! 어떤 경우에도 즐거움은 늘 존재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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